생일 축하해

오래간만에 한국처럼 추적추적 종일 비가 내렸다.

9일은 내 사랑 정은이의 생일이었다. 이번은 한국에서 처남이 방문해 더 즐겁게 축하할 수 있었다. 이것 저것 준비했지만 아이들이 학교 준비로 모두 마음이 급했다.

휴가를 냈지만 집을 조금 정리하고 장을 보고 나니 금방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었다. 정은이는 이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구나..

언제나 조금 여유있게 이런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까 싶지만..그래서 늘 아쉽지만 그래도 생일 축하해!

결혼 5주년

내일은 우리가 결혼한지 5년째 되는 날이다.
결혼하면 늘 함께, 둘 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난 5년간 우리만의 시간은 얼마나 있었을까?
그나마 요즘은 둘이서 나누던 잠깐의 대화시간도 드물다.

두 아이가 태어나고 지호가 벌써 돌을 지나 16개월이다.
지우는 다 큰 아이처럼 보인다.

그래..이러한 것들이 나와 정은이가 만들어 낸 흔적이겠지..
두 생명을 만들고 키우는 것..

조금은 여유있어질까..기대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도, 정은이도 몸과 마음이 아주 많이 지쳐있다.

새로운 활력도 필요하고..휴식도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그래도 우리 온 가족이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모두 함께 지낸 시간이 벌꺼 8개월 정도이다.

일도 다 마무리 되었고 지호 수유도 끊었다.

이제 우리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조금씩이나마 주어지는 시간들을 즐겨야지..

그나마 아이들이 빨리 잠들었는데 정은이도 같이 잠들어버린듯 하다.
우리의 유일한 즐거움인 모던패밀리를 2회나 받아놓았는데 말이다..

정은아.. 벌써 우리가 결혼한지 5년이 넘어서 6년째가 되었어.
그리고 12년째 함께하고있네..?

남매처럼, 친구처럼…그리고 언제나 사랑하는 연인처럼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
때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길을 가려고 하는 우리 모습이 뿌듯하고 행복해.

지난 5년도 행복했지만 앞으로의 시간들은 왠지 조금 더 완성된 행복이 있을것 같은 즐거운 기분이 들어.
더 가깝고 더 소중하게…그리고 건강하게.. 사랑해! 

정은아..

우리 만난지 11년에..
아이가 둘이고, 그 둘째도 이제 돐이 되었다.

원래 알뜰했던 정은이..나랑 결혼해서 벌써 다섯번이나 이사 다니고..
직업도 불확실한 남편..짠돌이 남편 만나서 더 아끼느라..
오늘 옷장에 옷을 보니..입을만한 옷이 하나도 없더라..

옷사줘야지..사줘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고..
뭐가 바쁜건지..해줘야지 하면서도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쁘고, 밝은 내 짝인데..
아이들 키우면서 속상한 마음 계속 참고 있었다는걸 내가 잠시 잊었나보다..

내가 제일 챙기고 잘 해줘야 할 사람인데..
나 바쁘다는 핑계로 정은이 속 상하게 그냥 내버려둔건지도 모른다..

나중에 후회없도록..그리고 지금 행복하게 해 줄게..! 

변해가는 정은이..

지호를 오래 안고 있어서인지..지호를 내려놓고 나면 터덜터덜 집안을 걸어다닌다.
축 처진 어깨..팔자걸음 퀭~한 눈으로.

그렇게 부엌으로 가더니 압력밥솥의 내솥을 들고 그 안에 넣어둔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ㅠㅠ 내 마누라 ㅠㅠ

정은이 생일!


사귀고 나서 첫 생일이다. 2000년 10월에 만났으니 2001년 9월9일 생일.
왼쪽부터 원남, 정은, 나, 지연, 진섭
참 연관 없는 사람들이다 ㅎㅎ


딱 9년 전 사진이구만..2000,2001 년 디카사진을 날려서 남아있는 얼마 안되는 사진이다.
고대 앞 자우림 바 였음..난 한창 술마실때..–;


뒤늦게 유현(처남)이 합류. 당시 싸이와 닮은꼴로 유명..


2005년 생일.. 엄마랑 이대 중국집에서 맛있게 먹고 나랑 정은이는 홍대로 왔다.


내가 일본에 있을때 정은이가 자주 날 보던 표정이다. 오래 기억해야지..하는 표정..


결혼 첫 생일(2007). 일본으로! 난 살이 찐건지 부은건지…


생일 당일날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일본에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2008년 생일은 정은이 친구들과 함께.. 혜령이네 가게 옆인데 선물 증정식 사진이다. 오른쪽은 현정이..
지우를 임신하고 있는 상태.


지우 낳고나서 생일(2009) 새벽에 지우 깨워서 모자 씌우고 같이 노래를 불렀다.
당일 오후에 율동공원에 놀러갔다(나의 고집으로 엄청 걸었다–).

지친 정은이의 모습..이미 율동공원을 지우 들쳐안고 한바퀴 돈 상태..

그리고 오늘이 2010년 9월 9일이다.
지우는 말도 좀 하고 둘째는 11월에 태어날 예정이다.

우리는 벌써 서른 한살이다. (난 +97일 ㅠㅠ)

2000년 스물 한살에 만나 10년째 같이 있는 우리..결혼도 벌써 4년차..두 아이의 엄마아빠..
참으로 어색한 숫자들이다.

이젠 정은이가 옆에 없는게 어색하고, 내 모든 물건들에 정은이의 흔적이 있고, 내 모든 고민에 정은이가 들어있다.

둘째가 태어나면 둘만의 시간은 더더욱 없어질것 같고 너무너무 힘들것만 같다.

그래도 정은이랑 나랑 웃으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날이 더 많을거라 믿는다.
지우가 태어나서 그랬듯이..

아직도 처음 만났을때 같은 우리들이지만, 오늘 같은 날 예전 생각을 하면 참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껴진다.
얼마나 즐거웠고 또 얼마나 치열했던 지난 날들인가?

앞으로 더 즐겁고 더 열심히 살아야 겠지..

정은이의 서른 한번째 생일을 축하하며..언제나 즐겁고 행복하자!

데이트

엄마아빠 독일 다녀오셔서 첨으로 지우를 맡기고 둘이 영화도 보고 데이트도 했다. (6.6)

어색하기도 하고 지우한테, 엄마아빠한테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던 데이트!!

추석맞이 고향집 방문

결혼 후 크게 바뀐 게 있다면 각종 집안 행사에 왠지 꼭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기도하고..안좋기도 한데..

어른들 뵙고 인사드리고 하는건 좋은데 결국 두 집 행사를 다니다 보면 한달에 2회 정도는
양가를 방문해야 한다는 것..

지금은 조금 익숙해 져서 빼먹기도 하고 몰아가기도 하면서 조절할 수 있지만,
결혼 초창기엔 특별행사와 제사등이 겹치고 친척들 인사까지 다니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매 주말마다 인사다니고 주중에 제사도 있고..담양으로 서울로 평택으로..
그리고 그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아주 바쁜 일정이었는데..

결국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몸이 좀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초인적으로 바쁘다가 결국 회사를 나와 창업까지 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별개지만..)

작년은 뭔가..바쁘고 속은 빈..그런 한 해 였던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형식적인 관행을 탈피하고자 부모님께 이런 저런 부탁을 드린 결과..
제사 1회로 통합, 설,추석은 새해,추석 1주전 모임으로 변경하는 우리 부모님 세대로서는 아주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설 추석때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 대신 처가에 더 잘하라는..그리고 제사는 한번 주말에 할테니
같이 모여 즐겁게 보내자는 부모님의 배려였다.

처가는 집안행사로 애초에 뭔가 강요하는게 없었으니..

양가에서 이렇게 우리를 위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편하다.
그만큼 더 잘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추석엔 처가에 가기로 하고 지난주 주말엔 담양에 다녀왔다.
정말 지난 설에 보고 처음보는 우리 친형–; 과 함께 간만에 저녁도 먹고 같이 차를 타고 내려왔다.

정은이 만나고 몇 년 동안은 형이랑 셋이서 정말 많이 놀았었는데..

집에서 크게 한 일도 없이 그냥 뒹굴거리고..일 조금 하고..각종 맛있는거 먹고..이야기도 하고
낮잠도 자다가 일요일날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엄마가 국도 구경하고 가라고 해서 전주까지 2시간에 걸쳐..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왔다.

항상 올라오면서, 처가에 다녀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조금 더 잘하고 올걸..하는 후회가 든다..
이젠 정은이 배가 불러서 아기 나올때 까지는 담양에 가지도 못할것 같다..

그전에 부모님이 올라오시면 보는거고 아님 아기 낳고서나 보겠지..
형은 또 언제나 만날지 모르겠다.

처가는 가깝다고 안가고 울집은 멀다고 안가고..

이제 결혼 2년차… 하나에서 열까지 다 부족한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다 잘하는것 처럼 보이는지 모르겠다.

아기가 생기면..정은이한테..우리 부모님 형한테.. 처가에도 잘 못하는데 아기한테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생각없이 사는건지..자꾸만 이런게 자신이 없어진다.

큰소리만 뻥뻥치고 처가에 아버님 큰아버님한테도 우리 엄마아빠한테도 정은이한테도 아기한테도
섭섭함만 안겨주는건 아닌지..

보글보글

지난 금요일 정은이와 컴터앞에 앉았다.

요즘 정은이가 동물의 숲에 흥미를 잃고 시작하게 된 게임이 보글보글 클래식인데..
역시 보글보글은 2인용으로 해야..

해서 급하게 mame를 다운받아 컴퓨터로 2인용 보글보글을 시작했다.
혼자서도 50레벨씩은 가던 우리였으나..컴터용과 NDSL용이 난이도가 다른듯…
자꾸 이어서 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게임의 재미보단 끝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100판까지 가서 엔딩으로 보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마지막판에 정은이가 한 일이라곤 죽으면 이어하기와 마지막 왕이 방울에 갇혔을때
터뜨리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 보글보글은 하기 싫다.

간만에 둘이 오락실에 온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에이씽..

어디 포탈에서..신혼집 구경 이런거 봤는데..
신혼부부 카페같은 곳이었다..

다들 잘 해놓고 사는구나..
돈은 어디서 저렇게들 벌어서 사는건지..

혼수는 컴터랑 매트만 사고..
나머지는 계속 미루고 있는 우리도 참 대단하다..

20대는 그냥 이렇게 보내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