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지우

이것 저것 심부름 하고 모은 돈을 아껴다가 아빠한테 용돈으로 주는 지우..
아빠가 출장가기 앞서 1분이라도 더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한다는 지우..
아빠가 휴가를 내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아빠와 같이 있을거라는 지우..
나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안아주고 뽀뽀해 주는 지우..

자기는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하는데 그에 비하면 성적이 잘 나온다면서 이제는 노력을 할거라고 말하며, 남자아이들이 자기를 놀리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인기 있다는게 아닐까? 하며 깔깔 웃기도 하고, 지나간 선생님들에게 정을 주고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자주 바뀌는 선생님 때문에 아이들을 선동해 교장 선생님한테 편지를 쓰기도 하는 지우..

운동이 좋아 늘 호들갑 떨며 뛰어다니고 음악이 좋다며 하루 종일 콧노래에 춤추기 먹는 것은 나보다 더 먹고 이 일 저 일 관심은 얼마나 많은지..

핸드폰도 해야 하고 자기 공부도 해야 하고 엄마아빠 참견에 동생들 놀아주기 공부 도와주기 시키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수 많은 일과 걱정들.. 그렇게 우리 딸은 늘 바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네 덕북에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와 같은 딸이 있다는 것이 기적보다도 더 어려운, 나에겐 주체할 수 없는 행복이다.

우리의 복덩이, 우리 딸, 내 딸 지우!
모자란 아빠 밑에서 이렇게 잘 자라주어 너무 고마워.. 사랑해..!!

집으로

한 달만에 집에 왔다. 한 달이라는 긴 시간도 그렇지만 앞 뒤로 가족과 1주일씩 도합 2주를 헤어져 있었던것이 너무 힘들었다. 나의 이쁜이들…

아이들도 아빠와 헤어지는건 처음이라 공항에서 여러번 울음바다를 만들었다. 가족의 소중함이야 말할것도 없지만 오래간만에 한국에, 그리고 출장으로 중국에 가서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 된 가족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그 전에 이러한 가족을 꾸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과 글로는 절대로 표현할 수 없다.

올 한해는 어떻게 즐거울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정말 알차게 행복해야지!!

12월

정기 릴리즈와 회사의 중요 발표가 겹쳐 눈코뜰새 없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라고 과거형으로 쓸 수 있어 다행이다. 새로 맡은 팀에 2명의 팀원이 합류했고 파키스탄 지사의 우리팀 맴버 3명이 트레이닝 차 방문해 와서 더욱 바빴다(역시 과거!). 그리고 2019년에 마무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이곳은 지금 한국..2014년 출국 후 2번째 방문이다.

계획하지 않았던 한국행은 아버님의 건강이 주된 이유였다. 공교롭게 엄마도 발목이 부러져 입원해 있는 상황.. 1주일 전 가족들을 먼저 보내고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2주간 학교도 빠지고 나도 3주간의 휴가! 맘 편하게 놀러온 휴가는 아니지만 회사를 옮기고 처음으로 쉴 수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 출장과 워크샵까지 겹쳐 사무실 출근은 무려 28일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 간의 계획을 짜서 공유하느라 힘들었다.

1주일(6일)만에 본 아이들은 훌쩍 커 있었고 정은이는 더 피곤해 보였다. 가장 스트래스를 많이 받고 있는 정은이..

2년 조금 넘어 방문한 한국은 익숙하면서도 많이 낯설다. 오늘부터 아이들 데리고 조금 돌아다녀보면 어떨런지.. 2019년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

내가 누군가를 변화시키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넘치는 에너지를 나누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에너지가 있다면). 액션아이템에 대해 생각해 볼 차례다.

11월

지난 한 달 간 무슨 일들이 있었나.. 크다 면 큰 일들 작다면 작은 일들..하지만 10월은 평온하게..그리고 조금 피곤하게 지나간것 같다.

지난 달, 지우는 10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훌쩍 커버린 우리의 첫 아이를 보고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지난 10년의 시간을 느낀다. 밀도있고 조금은 버거웠던 그 10년의 시간들..하지만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던 그 시간들.. 지우의 스무살 생일에 우리의 행복은 어디 쯤 와 있을까를 즐겁게 상상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겨울이 오기전 우리 가족의 첫번째 테스트 캠핑도 경험해 보았다. 여름부터 미뤄온 캠핑..준비도 여러가지로 엉망이었지만 독일의 캠핑 문화를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좋은 날씨에 여유있게 가면 비록 불편하겠지만 재밌게 보내고 올 수 있을것 같았다. 내년 봄에 다시 도전하기로..

송송아가 베를린에 다시 방문하였다. 지난번엔 출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여행으로..아이들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친척의 방문에 즐거웠고 우리는 술술술술..의 세계로..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모습과 가치를 생각하는 기준이 비슷해 더 즐거운 시간이었던것 같다. 한국에서 오픈하는 약국도 분명 잘되리라 믿는다!

몇가지 물품을 정리했다.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 돌비에트모스 사운드 시스템까지.. 돌비에트모스는 아직은 시기상조인듯하다. 그리고 온 집안에 꼬여있던 선들과 내 소심함에 올리지 못하는 볼륨은 시기상조가 아니어도 우리 집에서는 실현 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카우치와 디너테이블에 더 투자하기로..아니면 프로젝터나.. 독일에서 중고 판매의 경험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승진.. 아직 수습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팀 두개를(하나도 아니고..)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팀으로 만든다면 사실상 3개의 팀인데.. 역으로 이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회사에 제안을 해 놓은 상황이다. 오늘 내일 다시 이야기 해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조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독일에 와서 3번째 맡는 리드 포지션이라 이번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처음부터 만들어 가고 싶다.

써놓고 보니 10월도 소소하지 않았구나.. 11월은 겨울을 준비하며 또 어떤 행복한 일들이 일어날지..!!

페북 안녕!

일보고 일처리 못한 찝찝함처럼 남아있던 페북을 정리했다. 최종 단계인 탈퇴는 내 타임라인의 기록을 백업하는대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무의미한 친구리스트도 광고로 도배된 타임라인도 내 인생의 시간낭비도 모두 안녕!

10월

글 자주 써야지 했는데 돌아보면 한 달이 지나있다.

아버님이 아프셔서 입원을 하셨다. 여러가지 생각과 걱정 그리고 고민이 있었는데 정은이만 할까.. 내가 할 수 있는건 내 건강이라도 잘 챙기는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비가 오니 다시 독일 분위기가 난다. 이번 주 처음으로 캠핑에 도전해 보려고 하는데 기대 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주변사람을 다시 정리 중이다. 옆에 있어 두근거리지 않고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사람과는 1초의 시간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내 주변에 배울 수 있는 사람, 존경하고 싶은 사람, 두근거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에겐 가족과 함께할 시간도 부족하다. 물론 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너무 소중하니깐.

회사일은 잘 하고 있다. 내가 할 일을 넘어서 팀의 일은 대부분 파악했고 이제는 다른 팀의 일들도 파악 중이다. 이 회사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업무의 반 이상은 알고 있는것 같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최소한 80%이상 알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단계를 넘어 아이들에게 배움을 얻는 단계가 되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로 다짐한 지 1년이 지나 생각해보니 단꿈을 꾼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면서 10여년 뒤면 달라질 생활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쉽다.

4년 그리고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우리가 이루어낸 하나하나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이게 정말 우리가 한 것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단하고 엄청난 일들을 해왔다. 다시 돌아가면 이것의 반의 반도 이루지 못할게 분명하게 생각될 정도이다. 나와 정은이 그리고 아이들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우리 가족은 최고야! 라고..

부자는 아니지만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빚도 없이 돈 걱정 없는 편안한 삶이다. 사고싶은 것 언제든지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고 싶은 것 무엇이든 할 여유는 조금 부족하지만 가족들과 부대끼는 것 말고 딱히 하고 싶은것도 별로 없다. 여유가 있어 행복하고 행복해서 감사하고 우리가 온전히 스스로 이루어 낸 시간들이라 자랑하고 싶다.

우리 둘 다 머리가 하얗게 셀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결과이다. 어디 가서도 당당할 수 있게 발버둥 친 결과다. 남보다 수 배 이상 노력한 결실이다. 어렵지도 않고 누구나 똑같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나는 똑같이 다시는 못하겠다. 다만 앞으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뿐..

남은 3달, 아이들 생일이 몰려있어 1년 중 가장 바쁘고 즐거운 우리집. 그 어느때 보다 즐거운 가을, 겨울을 보내고 아이들과 함께 또 훌쩍 커야지..

가을방학

아이들 가을 방학을 맞이하며 조금이나마 휴가를 냈다. 여러가지 계획이 있었지만 막내가 열이 심한 관계로 오늘은 1,2번만 데리고 외출했다.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지난주 지우가 선물로 받은 롱보드도 개시하고 호야 인라인 연습도 할 겸 템펠호프로 갔다.

지우는 생각했던 것처럼 신나게 타고 호야는 한 번 넘어지더니 급 흥미를 잃고 가만히 서 있는다. 인라인을 타는게 아니라 주변의 까마귀나 다른걸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렸다. 비가 오다 말다 해서 주차해 놓은 차에 들락날락거리며 템펠호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호야가 가고 싶어했던 수영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늘 손님이 많고 평도 좋은 되너집으로 갔는데 되너 먹자고 노래부르던 두 녀석은 반도 못먹고 포기..

다음으로는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쉐네베악 로젠탈 수영장에 갔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웠는데 호야가 재밌게 놀아서 덩달아 신났다. 도전을 좋아하는 지우는 3미터 다이빙도 하고 50미터 수영장을 세번을 혼자 왕복했다. 지우는 제대로 가르쳐준게 하나도 없는것 같은데 하는것 마다 잘하고 재밌어하니 정말 신기할 뿐이다.

어떻게든 더 놀려고 하는 지우를 데리고 나와 집으로 가는길에 차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놀고 같이 불렀다. 집에와서는 영화로 마무리..

피곤해서 조금 짜증은 냈지만 종일 싸우지도 않고 깔깔거리며 즐겁게 놀아 주어서 나도 종일 행복했다. 간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있었던것 같다. 당연히 아이들도 오늘 하루는 최고였다고! 시우가 열이 내려야 할텐데..

일상

방학하고 처음으로 Hort 에 지우를 데려다 주었다. 지난 2주간 Hort가 방학인줄도 모르고 몇 번 문을 두들겼는데 아무도 없어서 내심 실망하던 지우였다. 오래간만에 둘이 손을 잡고 걸으니 그 새 지우 손이 커졌음을 느낀다. 하루 하루 부쩍 자라는 지우가 놀라우면서도 조금은 아쉽다. 오늘은 열었을까? 아니면 어떡하지? 나누는 대화 중에 실망스러운 상황을 대비하려는 마음가짐이 보인다. 그래..너도 조금씩 철이 들었구나.. 이젠 지우도 조금씩 모든것이 다 자기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다행히 오늘은 Hort가 열었다. 한달음에 3층까지 뛰어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간다. 대장 선생님과 껴안고 선생님은 지우 얼굴을 감싸고 진심으로 반가워한다. 그 모습에 덩달아 나도 그 손안에 있는 것처럼 웃음이 나온다.

호야는 요즘 부쩍 자기 옆에서 자라고 한다. 하지만 결국 엄마보다 우선할 수는 없는지 한참 뒤에는 엄마와 자리를 바꾸라고 이야기 하거나 엄마한테 굴러가 버린다. 엄마가 너무 좋지만 아빠도 좋아..내가 엄마를 좋아하는 것 때문에 아빠를 속상하게 할 수도 없고 어쩌지…하는 생각이 보인다. 정이 많고 마음이 약한 호야다.. 나도 어릴 때 마음이 여리여리 하고 딱 호야처럼 내성적이었던것 같다. 호야가 완벽주의자라는 것만 빼고는 성격이 나와 많이 닮았다. 여기 까지 생각하니 혼자 속상할 일도, 상처받을 일도 많을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다. 하지만 또 혼자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마음이 자라나겠지…생각해본다.

막둥이 시우는 요즘 너무 바쁘다. 형이 하는 말과 행동은 다 따라해야 하고 거기에 또 자기 일 까지 해야 하니 안바쁠 수가 없다. 어제 한참 자는 중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이리 저리 넘어지면서 화장실에 갔다. 아주 한 참을 그곳에 있다가 (아마도 살짝 잠들었던 것 같다) 침대로 들어와 누웠는데 생각하면 할 수록 대견하다. 셋 중 가장 신경쓰지 않아 기저귀도 늦게 졸업하고 쉬야하는 것도 대충 가르쳤는데 자면서 실수한 적이 거의 없고 셋 중에 가장 적다. 아직도 아빠보다 엄마가 훨씬 좋다고, 엄마 얼굴에 수 십번씩 뽀뽀하고 안아주는 막둥이 덕분에 정은이 힘든 일상에 많이 웃을 수 있게 해 준다.

구입한 차도 도착하고 방학과 부모님 방문 덕에 정신 없이 2달을 보냈다. 2달 전에 살짝 추웠는데 그 사이 한 여름이 다 지나고 다시 추워지고 있는 요즘이다.

처음 독일에 와서 변덕스러운 날씨와 불편한 일상에 속상하고 막막했던 기억이 한가득인데 지금은 바뀌는 날씨도 너무 좋고 사소한 불편함은 무리없이 잊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 하루하루 즐거운일, 속상한일 많은 이벤트로 채워지고 있다.

독일에 왔다는 사실도 한국을 떠나왔다는 사실도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되어질 정도로 우리는 이제 잘 적응하고 있다. 무려 2년이 넘었음에도 독일어 공부 하나도 하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딱히 걱정은 안된다. 짧고도 긴 이 시간동안 우리는 정말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성장한 것 같다. 그냥 평범한 일상이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수 많은 생각들과 다른 환경 속에서 느끼고 바뀌게 된 생각들이 우리의 삶을 훨씬 풍요롭게 해 줄 것임은 말 할 것도 없다.

 

쫄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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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엄마아빠가 배로 보낸 소포가 쫄에 있다는 편지를 받았다. 한 1년 안걸리다가 오래간만에 걸린것 같은데 아예 내야할 세금이 30유로 정도로 계산되어 왔다. 회사가 끝나고 세관에 들렀더니 박스를 열어보라고 하는데 역시나 별게 없었다. 세금은 내지 않고 무거운 박스를 들고 집에 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차가 있었으면 아무 부담 없을 일인데 괜히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이 상황도, 차를 사지 않고 이유없이 미루는 내 자신도.. 반면에 요즘 운동을 하려 노력하는데 이것처럼 좋은 운동 기회가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나저나 또 사야할 물건들이 밀려간다. 물건 구매가 두근두근 기대로 다가오는건 언제쯤일까? 우리한테 소비는 쌓인 빨래더미같이 어서 처리해야 할 또 다른 일로만 느껴진다.

주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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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지우가 프란치스카 생일 파티에 가는 관계로 부득이 외출을 해야했다.
아침으로 빵과 만두를 준비하고 점심에는 미트볼로 먹었다. 밀린 빨래/건조를 마치고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지우를 데려다 주었다.
제인을 만났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밀라는 프란찌네 고양이가 무서워서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선머슴처럼 남자애들 하는것만 좋아하는 애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다니…
집에와서 쥬라기 공원을 함께 보고 공룡 놀이와 간지럼 놀이를 하였다.
시우가 장난기가 어찌나 넘치는지 울면서도 끝없이 놀려고 한다. 내가 그간 이렇게 놀아주지 못해서 더 재밌어 하는것 같다.
시우가 재미있으니 호야도 덩달아 신났다. 한참 놀다 볶음밥과 쌀국수를 배달시켜 먹었다. 점심에 먹니 마니 하더니 둘 다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는다.
실제로 키를 잰 다음부터는 부쩍 키를 의식하며 밥을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웃는 것도 힘이 들었는지 시우는 쥬라기 공원 보는 도중에 잠시 졸았다. 재미가 없었는지 애들이 나중에는 계속 장난을 걸어서 또 눈물이 쏙 빠지도록 웃었다. 지우는 프란치 엄마한테 이야기 해서 1시간 더 놀고오는걸로 해서 밤 늦게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호야가 자꾸 안나가려고 해서 자전거 라이트를 가지고 나가자고 하니 신이 났다. 프란치 엄마가 풍선도 챙겨주고 기분좋게 나왔다. 고양이 때문인지 지우가 눈이가려워 비볐는데 눈이 퉁퉁 부었다. 애들 씻기고 양치하고 눕히니 9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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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하고 유부초밥과 주먹밥을 만들어서 애들에게 주었다.
시우가 제일 빨리 먹었고 호야는 제일 많이 먹었다. 어쩐일로 지우가 가장 늦게 먹었다. 어제 생일파티에서 받아온 과자를 동생들과 먹겠다고 하길래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 껌도 씹었다고 카라멜도 먹었다가 하는걸 보니 귀엽다. 바깥에 눈이 많이 와서 나가 놀자고 하니 다들 반응에 시큰둥이다.. 독일 애들은 이런 날씨에 더 나가 노는데..게으른 아빠가 될 수 없어 수영장을 가자고 하니 다들 신났다. 애들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그 동안 집도 치우고 설거지도 하고 1주일 간 쌓인 빨래도 다 정리하고 울빨래도 한 번 돌렸다. 집을 출발하니 12시 50분.. 꼬맹이들 추울까봐 트레일러에 태웠다. 지우는 가는 도중에도 눈사람을 만들고 난리다. 수영장 가는 길에 있는 큰 공원에 썰매타고 눈놀이 하는 가족들로 바글바글하다. 겨울이라 수영장이 열었을지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지우는 혼자서 씻고 들어가보겠다고 난리다. 수영장에 들어가니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이다. 지우,호야,시우 모두 즐겁다. 어찌나 잘 노는지 정신이 없다. 야외로 연결된 수영장도 계속 운영중이라 모두 다같이 나가서 시원한 바람도 맞고 신이 났다. 그렇게 2시간 반을 쉬지않고 노니 모두들 입술이 파랗고 지쳤다. 애들 씻기고 옷 입고 나오는 것만 30분이 걸렸다. 또 눈밭을 걸어서 집에 가는 도중에 모두들 감자튀김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지우는 저번에 지나친 되너집이 아쉬웠는지 그 곳을 콕 찝어서 이야기 하길래 되너와 감자튀김을 샀다. 감자튀김은 가면서 먹으라고 트레일러에 넣어주니 호야랑 시우는 또 신났다. 나랑 지우도 걸어가면서 하나씩 빼 먹으니 더 맛있었다. 그 와중에 엘라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 하는데 애 셋 데리고 수영장 다녀왔다고 하니 깜짝 놀란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자전거 끌고 가는 뒷모습이 좀 쓸쓸해보인다. 모두를 끌고 집으로 와서 남은 되너와 빵으로 밥을 먹으니 벌써 6시.. 수영복을 빨아 널어 놓고 집 정리하고 양치시키고 눕히니 8시다. 예상했지만 10분만에 모두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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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커서 이제 같이 놀아주는 것도 힘들지 않고 재밌다. 무엇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그 소리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바깥에 나가도 말을 잘 들으니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다. 1년전에 나 혼자 아이들 본다는게 얼마나 어려웠는지..시우가 어리고 말을 막 배울 시기에 엄마만을 찾아서 정말 힘들었다. 요즘은 잘 때 엄마 없이도 자고 밥도 잘 먹고 나랑 노는걸 즐거워 하니 어려움이 없다. 이번 주말은 나도 아이들도 재밌게 잘 보냈다. 주중에는 어렵지만 주말에는 꼭 이렇게 몸도 부비고 함께 있어야겠다. 길어봐야 저녁 8시까지인데 오늘은 조금 아쉽기 까지 하다.
날이 안풀리면 수영장, 풀리면 공원..할 일이 참 많은데 그 동안은 너무 힘들게만 생각했던것 같다. 주말동안 혼나는 아이들도 없었고 애들한테 짜증도 부리지 않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지우의 ‘이번 주말은 최고였어!’ 라는 칭찬에 지친 몸도 마음도 모두 회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