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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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지우가 프란치스카 생일 파티에 가는 관계로 부득이 외출을 해야했다.
아침으로 빵과 만두를 준비하고 점심에는 미트볼로 먹었다. 밀린 빨래/건조를 마치고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지우를 데려다 주었다.
제인을 만났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밀라는 프란찌네 고양이가 무서워서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선머슴처럼 남자애들 하는것만 좋아하는 애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다니…
집에와서 쥬라기 공원을 함께 보고 공룡 놀이와 간지럼 놀이를 하였다.
시우가 장난기가 어찌나 넘치는지 울면서도 끝없이 놀려고 한다. 내가 그간 이렇게 놀아주지 못해서 더 재밌어 하는것 같다.
시우가 재미있으니 호야도 덩달아 신났다. 한참 놀다 볶음밥과 쌀국수를 배달시켜 먹었다. 점심에 먹니 마니 하더니 둘 다 어마어마하게 많이 먹는다.
실제로 키를 잰 다음부터는 부쩍 키를 의식하며 밥을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웃는 것도 힘이 들었는지 시우는 쥬라기 공원 보는 도중에 잠시 졸았다. 재미가 없었는지 애들이 나중에는 계속 장난을 걸어서 또 눈물이 쏙 빠지도록 웃었다. 지우는 프란치 엄마한테 이야기 해서 1시간 더 놀고오는걸로 해서 밤 늦게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호야가 자꾸 안나가려고 해서 자전거 라이트를 가지고 나가자고 하니 신이 났다. 프란치 엄마가 풍선도 챙겨주고 기분좋게 나왔다. 고양이 때문인지 지우가 눈이가려워 비볐는데 눈이 퉁퉁 부었다. 애들 씻기고 양치하고 눕히니 9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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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하고 유부초밥과 주먹밥을 만들어서 애들에게 주었다.
시우가 제일 빨리 먹었고 호야는 제일 많이 먹었다. 어쩐일로 지우가 가장 늦게 먹었다. 어제 생일파티에서 받아온 과자를 동생들과 먹겠다고 하길래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 껌도 씹었다고 카라멜도 먹었다가 하는걸 보니 귀엽다. 바깥에 눈이 많이 와서 나가 놀자고 하니 다들 반응에 시큰둥이다.. 독일 애들은 이런 날씨에 더 나가 노는데..게으른 아빠가 될 수 없어 수영장을 가자고 하니 다들 신났다. 애들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 그 동안 집도 치우고 설거지도 하고 1주일 간 쌓인 빨래도 다 정리하고 울빨래도 한 번 돌렸다. 집을 출발하니 12시 50분.. 꼬맹이들 추울까봐 트레일러에 태웠다. 지우는 가는 도중에도 눈사람을 만들고 난리다. 수영장 가는 길에 있는 큰 공원에 썰매타고 눈놀이 하는 가족들로 바글바글하다. 겨울이라 수영장이 열었을지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지우는 혼자서 씻고 들어가보겠다고 난리다. 수영장에 들어가니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이다. 지우,호야,시우 모두 즐겁다. 어찌나 잘 노는지 정신이 없다. 야외로 연결된 수영장도 계속 운영중이라 모두 다같이 나가서 시원한 바람도 맞고 신이 났다. 그렇게 2시간 반을 쉬지않고 노니 모두들 입술이 파랗고 지쳤다. 애들 씻기고 옷 입고 나오는 것만 30분이 걸렸다. 또 눈밭을 걸어서 집에 가는 도중에 모두들 감자튀김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지우는 저번에 지나친 되너집이 아쉬웠는지 그 곳을 콕 찝어서 이야기 하길래 되너와 감자튀김을 샀다. 감자튀김은 가면서 먹으라고 트레일러에 넣어주니 호야랑 시우는 또 신났다. 나랑 지우도 걸어가면서 하나씩 빼 먹으니 더 맛있었다. 그 와중에 엘라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 하는데 애 셋 데리고 수영장 다녀왔다고 하니 깜짝 놀란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자전거 끌고 가는 뒷모습이 좀 쓸쓸해보인다. 모두를 끌고 집으로 와서 남은 되너와 빵으로 밥을 먹으니 벌써 6시.. 수영복을 빨아 널어 놓고 집 정리하고 양치시키고 눕히니 8시다. 예상했지만 10분만에 모두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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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커서 이제 같이 놀아주는 것도 힘들지 않고 재밌다. 무엇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그 소리가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바깥에 나가도 말을 잘 들으니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다. 1년전에 나 혼자 아이들 본다는게 얼마나 어려웠는지..시우가 어리고 말을 막 배울 시기에 엄마만을 찾아서 정말 힘들었다. 요즘은 잘 때 엄마 없이도 자고 밥도 잘 먹고 나랑 노는걸 즐거워 하니 어려움이 없다. 이번 주말은 나도 아이들도 재밌게 잘 보냈다. 주중에는 어렵지만 주말에는 꼭 이렇게 몸도 부비고 함께 있어야겠다. 길어봐야 저녁 8시까지인데 오늘은 조금 아쉽기 까지 하다.
날이 안풀리면 수영장, 풀리면 공원..할 일이 참 많은데 그 동안은 너무 힘들게만 생각했던것 같다. 주말동안 혼나는 아이들도 없었고 애들한테 짜증도 부리지 않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지우의 ‘이번 주말은 최고였어!’ 라는 칭찬에 지친 몸도 마음도 모두 회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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