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사건

내가 운암동 주공아파트에 이사왔을때이고.
내가 잠시 유치원 휴학중이었을때니..6살때로 기억된다.
(난 5살과 7살때 유치원을 1년씩 다녔다.)

때는 1985년 계절은 잘모르겠다.
6살 꼬맹이가 집에서 뭘하겠는가..

매일 엄마 집안일하는거 쫓아다니면서 힘들게 하고..
자고..먹고..자고..혼자 집앞 놀이터에서 흙장난하고–;;
때로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기도 하였는데..

문제의 그날이었다.

엄마는 무엇을 사러간다는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싼 물건이
많이 보이면 이곳저곳 많이 들려서 가는 스타일이다.
콩나물을 살려고 콩나물 파는 할머니를 찾아가는데..
아휴..왜이리 이곳저곳 많이 들리는지..
당시 엄마 발걸음은 무척 빨랐고 또 짧은 내 다리로는(당시 6세) 엄마의 걸음을 따라가기
무척 힘들었다.

그런 나를 엄마는 시장바구니끌듯 이리저리 휙휙 끌고 다니기 일수였고 난 아픈다리와
어린마음에 울음을 터뜨리기 일수였다.

그렇지 않아도 어린시절의 장난으로 콧물이 잘 나오던 그때..(요이야긴 나중에..)
징징울기까지 했으니 콧물이 줄줄 흐르는건 우째야 하나..
소매로 쓱 닦고 또 닦아 봤지만 더이상 닦을수도 없다..

할수없이..

‘엄마 휴지 ㅠㅠ’

이렇게 엄마를 불렀다.
엄마는 나를 쓱 보시더니..이름모를 조그만 나무앞에 섰다..
나뭇잎은 무척 컷던 그 나무.
길가에 있어서 누런 흙먼지를 가득 뒤짚어쓰고있던 그 나무.

설마..

했지만 엄마는 나뭇잎을 따다가 내 코에 대고 ‘흥~~~’ 이라고 말씀하셨다.

흑흑흑

명색이 외국물도 좀 먹고..(생후 3개월까지) 비행기도 타봤던(생후 8개월) 나인데…
여기서 무너지는구나..
그래도 나는 팽~~코를 풀었고 눈물을 닦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
.

가끔 가족이 산책을 갈때 콧물이 나올려치면 난 엄마손을 놓고 아빠한테 달려간다.

‘아빠 코~’

라고 하면 아빠는 멋진 향기가 나는 따뜻한 손수건을 주머니에서 빼서 줬기때문이다.

손수건과 나뭇잎–;;

이 극복할수 없는 차이때문에 잠시 엄마를 미워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시절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은 10%정도 이해하기 때문에
너무너무 감사할따름이다..

One Reply to “나뭇잎사건”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