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고 싶다는 것..

한 달 넘게 아이들한테 화내지도 짜증내지도 않았다가 호야 생일날 저녁에 또 화를 내고 말았다.
감기에 걸려 몸상태가 좋지 않은데 회사에서도 스트래스가 많아 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었다.
바로 후회가 되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결국 화를 내지 않고 싶다는건 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다는 말과 같다. 마음의 여유가 없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니까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의 감정이 정상적이기는 어려울것 같다. 화를 내고 싶지 않다면 화를 참아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여유를 찾도록 노력해야한다.

지난 시간동안의 경험으로 시간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많은 감정과 스트래스가 결국은 내 신체적인 컨디션으로부터 나온다. 잠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바로 감정 상태가 나빠지는 것이다. 나는 몸이 육체적으로 충분히 건강하고 피곤이 없는 상태를 여유가 있는 상태라 생각하고 싶다.

요즘은 몸이 안좋아서인지 닭처럼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입맛도 별로 없다. 맥주도 커피도 마시지 않고 좋아하던 고기도 별로 먹지 않게 된다.

이번 감기가 좋아지면 다시 자전거 운동을 시작해야 겠다.

가을방학

아이들 가을 방학을 맞이하며 조금이나마 휴가를 냈다. 여러가지 계획이 있었지만 막내가 열이 심한 관계로 오늘은 1,2번만 데리고 외출했다. 멀리 가지는 못하지만 지난주 지우가 선물로 받은 롱보드도 개시하고 호야 인라인 연습도 할 겸 템펠호프로 갔다.

지우는 생각했던 것처럼 신나게 타고 호야는 한 번 넘어지더니 급 흥미를 잃고 가만히 서 있는다. 인라인을 타는게 아니라 주변의 까마귀나 다른걸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렸다. 비가 오다 말다 해서 주차해 놓은 차에 들락날락거리며 템펠호프에서 시간을 보내고 호야가 가고 싶어했던 수영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늘 손님이 많고 평도 좋은 되너집으로 갔는데 되너 먹자고 노래부르던 두 녀석은 반도 못먹고 포기..

다음으로는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쉐네베악 로젠탈 수영장에 갔다. 생각보다 물이 차가웠는데 호야가 재밌게 놀아서 덩달아 신났다. 도전을 좋아하는 지우는 3미터 다이빙도 하고 50미터 수영장을 세번을 혼자 왕복했다. 지우는 제대로 가르쳐준게 하나도 없는것 같은데 하는것 마다 잘하고 재밌어하니 정말 신기할 뿐이다.

어떻게든 더 놀려고 하는 지우를 데리고 나와 집으로 가는길에 차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놀고 같이 불렀다. 집에와서는 영화로 마무리..

피곤해서 조금 짜증은 냈지만 종일 싸우지도 않고 깔깔거리며 즐겁게 놀아 주어서 나도 종일 행복했다. 간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있었던것 같다. 당연히 아이들도 오늘 하루는 최고였다고! 시우가 열이 내려야 할텐데..

스스로에게 칭찬

다시 태어나기 결심 후, 바램처럼 하루만에 바뀌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기분이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루 하루 힘들고 피곤하고 무기력했는데, 그 시간들을 모아놓고 보니 ‘이게 다 내가 한거야?’ 싶을 만큼 어마어마한 일들을 해오고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정은이도..

이제는 최선을 다하는 것 조차 버릇이 되어버린건지, 내가 무기력해 있던 부분은 단지 직장에 한정되어 있었다. 아니..직장이라기 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거겠지.

그렇게 다시 찾은 방법들은 이미 2년전부터 해오던 일들이라 역시 그 때도 방향설정이나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독일에 온지 3년 하고도 반. 아이들 학교/유치원. 이직. 집 매매. 이사. 등등..수 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루어온 일들도 많지만 스스로 성장했다는 기분이 무엇보다 뿌듯하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자신이 없을 정도이다. 엘론머스크가 내 상황에 있었어도, 스티브 잡스가 내 상황에 있었어도 나보다, 우리보다 더 잘하지 못했을거라 확신한다.

잘했어. 잘하고 있다고 꼭 안아주고 칭찬해주고 싶다.

다시 태어나기

대학교때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날..

무언가 바꾸고 싶었던 날..

나는 정은이한테 ‘오늘부터 난 다시 태어날거야’ 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크게 바뀌는것도 없었다. 늘 말로만..

최근 2-3달 동안 많이 무기력하게 지냈다. 무기력하다고 해서 회사나 집에서 빈둥거리거나 굴러다녔다는 뜻은 아니다. 그냥 의욕만 없었지 수 많은 일들을 처리했다. 어쩌면 그 ‘수 많은’ 일들 때문에 의욕이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무기력했던 건지도.. 나한테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졸업이나 입학, 이직과 같은 하나의 이벤트 처럼 내 마음을 다잡을 계기 말이다. 하지만 무작정 이런 일이 생기기를 기다릴 수도 없고, 억지로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바꿀 필요도 없으니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계기’는 결국 ‘다시 태어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래, 오늘을 계기로 다시 태어나 보자. 다시 태어난 삶이 이전과 똑같더라도 내가 손해볼건 없으니..적어도 오늘 아침에 이 선언을 함으로 정은이가 웃을 수 있었으니..

어제까지의 나야..고생만 죽도록 하고 제대로 즐기지 못한것 같아 미안하다. 오늘부터의 나는 마음껏 즐기고 열심히 살게! 수고했다!

성장

계획했던(?) 큰 목표들을 달성한 지난 3년간 우리 부부가 얼마나 성장하고 변했는지 독일에 처음 왔을 때가 수십년 전 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이젠 아기가 아닌 막둥이 시우.. 모든일에 자신감을 찾아가는 지호.. 여전히 뭔가를 하기에 시간이 부족한 지우..

지우는 이제 안아주기도 힘들 만큼 커버렸다.

흠.

영주권

올해 계획하고 있던 일들 중 남아있던 큼지막한 한가지, 바로 영주권. 독일에 와서 가지게 되었던 단 하나의 목표이자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성취할 수 있는 목표.. 그 목표를 달성했다.

실제 영주권 발급은 조금 허무하다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영주권 발급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 블루카드 소지자로서 영주권 발급 조건을 충족하는지 자체 심사
  • 외국인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발급/스캔해서 홈페이지의 문의 페이지를 통해 접수
  • 차례가 되면 외국인청에서 연락
  • 외국인청 방문 / 영주권 수령

나는 중간에 외국인청에서 연락이 안올까봐 이메일로 추가서류 접수와 함께 빨리 초대해달라고 이메일을 한 번 보냈었다. 외국인청에서는 최초 접수 후 약 3달정도 소요된다고 처음에 안내했었는데 나의 경우 4월 말에 접수해서 6월 말에 받았으니 2달이 걸리지 않았다.

블루카드를 수거해 가고 내 여권에 영주권 딱지를 붙여주었다. 실제 외국인청 방문 시간은 15분 정도.. 아무런 질문도, 설명도 없었다. 동반인의 비자는 현재 동반비자를 갱신해야 할 때 갱신하면 된다.

가장 간절히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종이딱지 하나 바뀐것 말고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보니 실감이 나지도 않고 아무것도 바뀐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며 늘 마음속 한 구석에 있었던 고민과 걱정이 사리지며, 주거의 안정이라는 원래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권리를 다시 되찾았다는 안도가 비로소 내 주변의 모든 상황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생각해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주권이 생겼다고 내 주변에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바쁘고 정신없는 많은 일들로 부터 나 자신을 조금 분리시키고, 영주권 획득을 계기로 나 스스로와 우리 가족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직 몇가지 신경쓰이는 일들이 남이있긴 하지만 모두 잘 해결될 것이다.

그동안 내 옆에서 고생 많이 한 나의 사랑하는 아내 정은아 정말 수고했다. 그리고 우리 이쁜이들도..
이제 비로소 ‘독일정착’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다.

끝없는 집정리

집을 장만하고 새로운 물건을 채워넣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우리가 신혼때 하지 못했던 이런 일들을 결혼 10년차가 되어서야 하고 있는데, 아이들도 있고 외국이라 그런지 물건 하나하나를 장만할 때마다 여간 힘이 드는것이 아니다. 누가 보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10년동안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래 너희들 제발 돈생각 말고 좋은 물건으로 사라’ 라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성이 자린고비인것을…크게 쓴다고 쓴 돈도 막상 비싼 물건 앞에 보면 싸구려일 뿐이었다. 물론 정말 싸구려를 산 것은 아니지만..비싸고 싸고를 떠나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까지 마련한 것들은 대부분 두고두고 보아도 미소가 나올만큼 잘 선택한 것 같다. 이사온지 한달이 넘어서도 아직 50%정도밖에 정리하지 못한 기분인데 5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다음 포스팅은 완성된 집 사진을 올려보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2017년 첫 포스팅

더 자주 글을 써야지..라고 마음 먹었던 작년 말.. 하지만 정말 너무너무 바뻤던 나머지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것 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릴것 같은 불안함에 또 지난 3달..도 아닌 4달간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야겠다.

지난 4달동안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사..
4월 9일 공식적으로 이사했지만 3월 말부터 이삿짐을 차에 실어 나르고 4월 10일 트럭을 불러 큰 짐을 나르며 일단 짐 옮기는것은 마무리했다. 그리고 전 집을 청소한 다음 4월 12일 집주인에게 열쇠 반납..

변경된 주소 때문에 회사/보험/자동차/은행 등 12곳에 이 사실을 편지/전화/이메일로 알려야 했고,
때마침 은행 계좌도 바꿔야 했기에 이를 14곳에 알리고 바꿔야했다. 말이 쉽지..대부분 편지+독일어로 했어야 했기에 더욱 힘들었다.

기존 인터넷 이전이 안되어 새로운 인터넷을 신청하고 연결하고 또 기존 인터넷을 해지하고 기존 인터넷에 물려있던 핸드폰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핸드폰 계약하고 번호이동까지 하는것이 또 큰 일이었다.

물론 기존에 사용했던 전기도 해지하고 새롭게 신청했으며 집 관리비 정산을 위해 관리 업체와 새로운 계약도 했다.

이사 자체도 힘들었지만 우리가 더욱 힘들었던건,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인것은 바로 가구 문제였다. 일단 부엌이 없었기 때문에 이직 과정에서 생겼던 20여일을 부엌 디자인하고 업체를 만나는데 거의 사용했다. 부엌 욕심이 있어서 지금 부엌은 설치된 상태지만 상판은 따로 주문한 상황..앞으로 4주정도 더 기다려야 상판이 배달된다..덕분에 난 유리 상판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케아 옷장은 지우꺼 2미터, 호야꺼 1미터를 이케아 PAX로 이미 구매/나르기/조립까지 끝냈다. 이번 주말에 현관용 1미터 짜리 조립이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매트리스를 샀고 우리 옷장은 무려 3미터나 되었고 이케아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배달/조립까지 모두 맡겼고 오늘! 배송/조립이 되었다. 부엌에 들어갈 모든 전자제품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인덕션을 고르고 주문해야 했으며 배송이 올때마다 직접 받아서 집까지 올렸다(냉장고는 한 번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ㅠㅠ). 건조기 또한 새로 구매해서 집어 넣었고 그 와중에 난장판이 된 마당의 잔디를 2번(실제로는 4회)이나 깍았다. 조명은 이제야 겨우 2개를 달았고 앞으로 15개를 더 달아야 한다. 이를 위해 벽 뚫는 드릴까지 구입했다. 커튼은 겨우 알아보고 이제 주문을 앞두고 있는데 역시 10여개가 넘는 커튼을 모두 사야 한다. 이와 함께 지우 방에 들어갈 새로운 가구들을 주문하고 마당에 놓을 가구들을 주문하면 대략 사람 사는 집의 구성이 될 것 같다. 예상 일정은 무려 5월 말…한 달 이상 시간이 있지만 결코 여유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입신고와 외국인청 방문은 이미 3달전에 예약을 잡아놓았었고 이번에 영주권 신청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내일 모레 독일어 시험을 앞두고 있다.

4달동안 단 한 번 다른 가족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나머지 날들은 대부분 이사 준비를 위해 보냈던것 같다. 짐을 나르고 정리하고 이것저것 조립하느라 손바닥 전체에 물집이 잡힌게 벌써 2주일정도 된것 같다..

이사와 함께 따라온것은 아이들의 전학. 아이들 새 학교로 전학과 새로운 호아트 계약을 했고 막둥이 유치원 자리를 수십군대 알아보았다. 결국 막둥이는 유치원 자리를 찾지 못해 집에서 놀며 대기중이다.

그리고 이직..그래 맞아..회사를 옮겼었지… 1월 말로 전에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지금의 회사에 입사했다. 벌써 3달이 다 되어간다. 회사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언급하기도 귀찮을 정도이다.

이케아는 거의 1주일에 2회 방문해서 이것저것 사오고 있고 바우하우스나 바우마크트도 여러번 다녀왔다. 쓴 돈이 어마어마함은 말할것도 없다.. 또 다시 이렇게 이사를 해야 한다면 정말 힘들것 같다. 심지어 이번 이사는 1주일이 넘는 아이들 부활절 방학을 끼고 했음에도 지금 반도 끝내지 못했다. 겨우겨우 잘 공간만 만들어 놓은 상태로..커튼도 조명도 부엌 상판도 없는 상태로 지내는 중이다. 식기세척기는 돌아가지만 큰 설거지는 욕조에서 해야 하는 상태로..좋은 인덕션 사놓고 휴대용 인덕션을 써야 한다.

이번 주말에는 독일어 시험을 보고, 빌려온 아이스박스를 돌려주고, 겨울타이어를 여름타이어로 교체하고, 현관 옷장을 조립하고, 커튼을 주문하고, 임시 상판으로 싱크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하고, 세탁실에 넣을 가구를 설계하고, 또 잔디를 깍아야 하며 늘 하던 집안일을 계속 하는것이 최소한 내가 해야할 일이다.

그러면…그렇게 4월이 다 지나가겠지..그래도 오늘 우리 옷장이 왔으니..우리 옷이라도 조금 정리할 수 있을것 같다..정은이가 벌써 다 해 놨을것 같다. 부엌이 미완성이라 엄청 고생하는 정은아..조금만 참자! 내가 주말에 싱크대 꼭 연결해놓을게!

2016년을 보내며..

올해의 마지막 포스팅..

2017년에는,

온 가족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또 앞으로 더욱 건강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다.
새로운 회사에서 더욱 인정받고 성장하며 성취할 것이다.
새로운 집으로 즐겁게 이사하고 멋지게 꾸밀 것이다.
바뀐 환경에서 아이들과 우리는 지금보다 더욱 더 행복할 것이다.
정은이와 내가 하는 개인적인 프로젝트들이 구체화 되고 발전될 것이다.
영주권을 받아 거주허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무수히 많은 기회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직

올해 초 큰 이유는 아니었지만 회사업무가 너무 쉽고 지루해서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재미 만으로는 이직을 할 수 없는 법..그리고 베를린에는 이제 게임 회사가 뻔하기 때문에 옮길 곳도 많지 않았다. 지금 받는 연봉도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마음에 드는 회사에 연봉 차이로 포기하기도 했다.

이후 지금 다닌 회사에 감원과 구조조정, 합병 등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그 와중에 회사 분위기는 더 나빠져갔다. 물론 내 기준으로 나빠진건데, 사실 회사 재정은 더욱 튼튼해지고 업무 부담까지 줄어드는..어찌보면 이게 일터인지 노는곳인지 모를 ‘천국’? 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속에서 무언가 해보고 배우려 노력해 보았지만 오히려 더 스트래스였고 다행히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조그만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이 회사에서 똑똑하고 열정적이라 느꼈던 사람들이 대거 이동한 회사로부터 최근 오퍼를 받아 이직까지 결정하게 되었다. 뭐랄까..지금 회사에서도 직접적으로 일을 같이 하진 않았지만 누가봐도 열심히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이곳과 비교해 더 바빠질것을 알면서도 옮기기로 하였다.

급여도 조금이지만 올리고 팀에서의 역할도 더 비중있고 책임도 더하게 되었다.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늘 스스로에 대해 깨닫고 성장하게 되었던 큰 계기가 되었던 지금의 회사 생활을 잊을 수 없을것 같다. 쉽게 말하자면 노는 시간이 많아서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기억하고 싶다.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된 것도 포함해서..

나는 무려 3개월의 사직 통지 기간(notice period)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제 사직서를 냈지만 실제로 퇴사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따라서 입사일을 4월1일로 조정했는데 한국 기준으로 생각하면 정말 긴 시간이 아닐수 없다. 물론 조만간 사장과 면담해서 이 기간을 줄이는 쪽으로 결론을 낼 생각이다. 지금 회사 입장에서도 나를 3개월 잡아두는것이 크게 이익은 될 것 같지 않다.

Yager 그리고 Aeria 이제 새로운 회사로.. 언제까지 직장생활을 할 지 모르겠지만 내가 바라는 방향과 병행할 수 있고 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꼭 나쁜것만은 아닌것 같다. 그리고 올 한해 질리도록 느꼈지만 시간은 내가 만들어 내는 거지 바빠서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욕없이 고민만 하는 동안에 시간이 남아돌았지만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무기력한 정신을 따라 몸 컨디션도 나빠져 집안일도 많이 돕지 못했고 아이들한테 집중하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나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의욕과 의지에 대해 무섭게 느꼈던 지난 몇개월..이직을 계기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새로운 삶의 전환 포인트로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