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올해 계획하고 있던 일들 중 남아있던 큼지막한 한가지, 바로 영주권. 독일에 와서 가지게 되었던 단 하나의 목표이자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만 성취할 수 있는 목표.. 그 목표를 달성했다.

실제 영주권 발급은 조금 허무하다 싶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영주권 발급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 블루카드 소지자로서 영주권 발급 조건을 충족하는지 자체 심사
  • 외국인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발급/스캔해서 홈페이지의 문의 페이지를 통해 접수
  • 차례가 되면 외국인청에서 연락
  • 외국인청 방문 / 영주권 수령

나는 중간에 외국인청에서 연락이 안올까봐 이메일로 추가서류 접수와 함께 빨리 초대해달라고 이메일을 한 번 보냈었다. 외국인청에서는 최초 접수 후 약 3달정도 소요된다고 처음에 안내했었는데 나의 경우 4월 말에 접수해서 6월 말에 받았으니 2달이 걸리지 않았다.

블루카드를 수거해 가고 내 여권에 영주권 딱지를 붙여주었다. 실제 외국인청 방문 시간은 15분 정도.. 아무런 질문도, 설명도 없었다. 동반인의 비자는 현재 동반비자를 갱신해야 할 때 갱신하면 된다.

가장 간절히 기다려왔던 순간인데 종이딱지 하나 바뀐것 말고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보니 실감이 나지도 않고 아무것도 바뀐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며 늘 마음속 한 구석에 있었던 고민과 걱정이 사리지며, 주거의 안정이라는 원래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권리를 다시 되찾았다는 안도가 비로소 내 주변의 모든 상황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누군가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생각해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주권이 생겼다고 내 주변에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바쁘고 정신없는 많은 일들로 부터 나 자신을 조금 분리시키고, 영주권 획득을 계기로 나 스스로와 우리 가족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줄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직 몇가지 신경쓰이는 일들이 남이있긴 하지만 모두 잘 해결될 것이다.

그동안 내 옆에서 고생 많이 한 나의 사랑하는 아내 정은아 정말 수고했다. 그리고 우리 이쁜이들도..
이제 비로소 ‘독일정착’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다.

2016년

내 인생이 해가 지날수록 스펙타클하게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같으면 연중 가장 임팩트가 강했던 사건으로 등극할 일들은 이제 순위에 끼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이 이젠 너무 많아 순위를 두는 것 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래..예전에는 이사를 가거나 차를 샀다면 그런 일들이 그 해의 가장 큰 일이었겠지.. 올해도 최근 몇년간의 트렌드에 맞추어 정말 수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이 기억에 남는다. 부디 앞으로로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12월이 벌서 30%나 지나버렸고 1달에 1번 정도 블로그에 글을 썼다는 것을 보면 오늘 쓰는 글이 올해의 마지막 글이 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

박근혜 탄핵도 빅뉴스지만 올해 2016년 우리 집에는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빅 뉴스들만 시간 순서대로 나열해 보겠다.
– 집 구매 및 관련 절차들..(설명하기도 싫음)
– 호야의 초등학교 입학
– 시우의 유치원 입학
– 한국 방문
– 자동차 구매
– 회사 구조조정 및 합병
– 노안(ㅠㅠ)으로 인한 안경 주문
– 자전거 출퇴근
– 아마도 이직?
– 개인 프로젝트 시작
– 부모님 독일 방문

써 놓고 보니 별일 아닌것 같지만 하나하나 내 흰머리를 늘리는것에 영향을 준 것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하나같이 어찌나 중요한 일들인지…하지만 아이들 학교가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계획한 바 없었다. 심지어 2017년에는 벌써 해야만 할 일들이 몇가지 계획되어 있다.

내년에 예상되는 일로는..
– 이직? 혹은 이직 마무리..
– 영주권 신청 및 발급
– 이사 및 전학..
– 집 인테리어
– 부모님 방문?
– 개인 프로젝트들 마무리와 또 다른 시작들..

당연히 더 많은 일들이 생기겠지만.. 지금 상상할 수는 없다. 그러고 보면 애들한테 커서 뭐 할지 생각하라던가 계획을 짜라는 그런 말들이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 말인지..내 하루 앞을 모르는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올해 열심히 산 것으로 나는 스스로 만족한다. 정은이 또한 나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성취를 했으니..아이들도 물론이고. 2016년은 우리 가족 모두 정말 잘 했다. 무엇보다 크게 아프지 않았어..

2017년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큰 일들이 많지만..우린 잘 해낼것이다. 이사도 전학도 부엌 만드는 것도.. 그리고 오늘은 상상도 하지 못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도전하고 또 성취하겠지..

얼핏 힘들것만 같지만 사실 2017년은 처음으로 우리의 집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더이상 이사 걱정이라던가 집의 물건이 부서져서 집주인 눈치볼 걱정이라던가 터무니 없이 지불해야 하는 월세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더 깨끗하고 넓고 좋은 환경으로 이사가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그리고 EU영주권은 아니지만 독일 영주권도 받게 될 것이다. 14년 부터의 수 많은 도전과 걱정과 고민 끝에 드디어 집도 비자도 직장도 안정되는 그 첫번째 해가(통장만 빼고) 될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 더 시간이 생겨 블로그에도 자주 글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올해가 가기전에 한 번 더 글을 올릴 좋은 일을 만들 수 있기를..

독일에서 신차 저렴하게 구입하기 2

지난 포스팅에 이어..

  1. http://www.carworld-24.de/ 에서 차량 및 옵션 선택 후 전송
    1. 차량 옵션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있지 않으므로 실제 차량 제조사 사이트에 들어가 옵션이름과 항목을 비교해서 잘 선택한다. 잘 모르는 경우 카월드에 문의하는 것도 좋다.
  2. 차량 구매 의사 전달(이메일로 가능)
    1. 모든 옵션을 선택하고 저장하면 이메일이 날라오는데 해당 이메일에 모든 서류가 첨부되어 온다.
    2. 서류를 출력하여 서명하고 스캔해서 이메일로 보내면 카월드와의 일을 대략 끝나게 된다.
    3. 차량 구입 비용에 배달비가 항목이 있는데, 이 배달비는 공장->딜러 배달 비용이다. 나의 경우 시트로엥에서 주문했는데 프랑스->독일 배송 비용을 의미한다. 장소는 차량 제조사 별로 다른데 나의 경우 NRW지역이었으므로 추가로 집앞까지 배송해달라는 요청을 카월드에 했다. 이 항목도 카월드에서 보내준 서류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집 앞 배송을 하지 않는 경우 직접 해당 딜러에 찾아가서 차를 몰고 와야 한다.
  3. 실제 딜러에 차량 주문 계약
    1. 모든 서류가 카월드에 접수되면 나와 연결된 딜러로 부터 연락을 받는다. 주문 내용에 대한 확인과 함께 차량 주문서를 보내오는데 이곳에 사인하고 보내면 된다.
  4. 최종 주문 계약
    1. 3과 동일한 서류에 타이틀만 바뀌어 다시 서명..
  5. 기다림…
    1. 차량에 따라 굉장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공장이 바쁘다는 이유로 3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6. 차량 출고 연락 받은 후 차량 보험 가입
    1. 차가 완성되어 딜러 앞으로 배달 되면 딜러가 차량을 등록하기 위해 보험코드(EVB) 를 요구한다.
    2. 나는 check24.de 를 통해 보험을 가입했다. 실제 보험사는 r+24 라는 곳인데 evb 번호를 온라인으로 발급해 주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도록 하자(check24 에서 확인 가능). 온라인 발급이 되지 않으면 우편 발급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3. 보험 가입시 딜러가 보내준 정보로 가입한다.
  7. 딜러 앞으로 차량 등록 후 차량 잔금 지급
    1. evb 번호를 전달하면 딜러가 자기 앞으로 차량을 등록하게 된다. 이후 해당 등록증과 차량 대금 요청서를 우편으로 나에게 보낸다.
    2. 편지로 해당 서류(가장 중요한)들을 받고 잔금을 지급하면 이제 차는 내 소유가된다.
  8. 차 받아오기
    1. 하지만 차가 내 눈앞에 없으므로, 2.c 에서 배송을 맡겼다면 배송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고, 배송을 맡기지 않았다면 가서 찾아오면 된다.
    2. 내가 집 앞 배송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집 앞 배송 계약시 최대 15일(주말 제외)이 걸릴 수 있다는 조건이 있다. 이 기간동안 배송 업체는 베를린으로 오는 다른 차들을 섭외하기 때문에 절대로 빨리 배송해 주지 않는다. 나의 소중한 차가 1달 가까이 어딘지 모를 곳에서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그리고 한국인이라면 3개월 제조기간 이후 또 한 달을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9. 내 앞으로 차량 재 등록
    1. 차는 딜러 명의로 등록되어 있지만 보험이 내 앞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내가 운전해도 괜찮다.
    2. 다만 움벨트존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움벨트존에 들어가는 경우는 조심하도록 한다.
    3. 나는 움벨트존 스티커를 하나 받았는데 여기에 차량 번호를 기입해야 하므로 붙일 수 없었다. 왜냐면 번호판을 바꿔야 하니..
    4. 계약서 상 딜러가 차량 등록 후 1달 이내에 내 명의로 등록을 해야 한다.
    5. 즉, 번호판을 새로 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6. 이 때 보험도 다시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보험사에 연락해서 타게스쯀라슝 때문에 보험 갱신을 위해 evb번호를 다시 보내달라고 한다.
    7. 새로운 evb번호를 가지고 차량등록소에 간다. 기존 번호판은 뜯어서 가야하고 차량 등록서류(2장 모두), 안멜둥 서류, 여권이 필요하다.
    8. 자동차 등록소에서 굉장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을 듣고나서 나는 차량 등록 대행업체를 찾아 맡겼다.(http://www.autoserviceberlin.de/)
    9. 본인이 직접 한다면 등록소에가서 서류 제출 -> 차량 번호 발급 -> 번호판 찍는 곳에서 번호판 제작 -> 자시 차량 제작소에 가서 해당 번호판에 각종 스티커 부착(검사 스티커 등등) 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10. 차량 등록 비용은 굉장히 저렴하다. 대행비+번호판제작비+등록비 등등 해서 80유로 정도였던것으로 기억..한국처럼 취등록세가 없나보다…한국은 그것만 해도 100만원은 되었을텐데..
    11. 딜러한테 움벨트존 스티커를 안받았거나 필요하다면 여기서 구매한다.
  10. 보험 업데이트
    1. 새 번호판을 받았다면 보험사에 연락해 해당 정보를 갱신한다.
    2. 움벨트존 스티커에 차량 번호 기입 후 전면 유리창 우측 하단에 붙인다.
    3. 며칠 뒤 차량 등록시 자동차세 내는 용도로 적어낸 은행 계좌에서 1년치 세금이 빠져 나간다.

2월 초에 카월드와 계약후 6월 초에 차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은 후 6월 21일에 실제로 차를 받았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어마어마한 트레일러가 집 앞 도로를 빈틈없이 막아놓고 우리 가족의 차를 내려 줄 때의 그 기분은 글로 다 설명할 수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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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아이 여권 유효기간 만료 재발급 절차

작년 지우에 이에 올해 호야의 여권 유효기간이 거의 다 되어 어제 대사관에 들려 재발급 신청을 하고 왔다. 1년 전에 했던 일임에도 처음 하는 것처럼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했다.

대략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대사관에 재발급 신청 – 비용 송금 – 2-3주 후 신 여권 수령 – 거주 허가 변경

유효기간은 내년 3월까지라 아직 시간이 있지만 10월 한국 방문 시 유효기간이 6개월 이내로, 지금 처리하려고 한다. 우선 대사관에 여권 발급 신청을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권용 증명사진을 찍는 일이다. 나는 포토프린터가 있어서 집에서 촬영 후 출력했다. 독일 공무원들 중에서는 이 사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암트 앞의 즉석 사진기에서 찍는 것을 권장한다. 나의 경우 운전면허 교환 신청 시 사진이 오래되었으니 나가서 찍어오라고 한 적도 있었다. 또한 여권 사진의 경우 몇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있는데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Das biometrische Passbild

사진을 찍었으면 여권 발급 신청서와 법정 대리인 동의서를 작성해 영사관으로 가면 된다.

여권 발급 절차 안내(링크)

여권 발급 신청서(파일)(링크)

법정 대리인 동의서(파일)(링크)

영사관에 서류(사진, 발급신청서, 동의서)를 제출하면 보통 이메일을 물어보는데 영사관에서 한국에 여권 발급신청을 하고 한국에서 여권이 도착하면 이메일로 알려준다. 아이의 여권과 신청하러간 부모(엄마나 아빠)의 여권을 보여주어야 한다. 서류 제출 시 아이의 경우 5년 복수여권으로만 신청이 가능하고 10년짜리는 만들 수 없다. 단 24,48매 선택은 가능하다. 우리는 도장찍을 일이 별로 없으니 24매로 신청. 신청 비용은 27유로가 나왔는데 이 돈은 영사관에서 바로 내는게 아니라 영사관에서 안내해준 계좌로 이체해야 한다. 송금 시 신청인(아이)의 이름을 적어야 한다. 송금 내역은 꼭 프린트 해서 나중에 여권 찾으러 갈때 접수증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접수에 걸린 시간은 10여분 정도. 부모 여권과 아이 여권은 다시 돌려 받는다.

신 여권이 도착했다는 메일을 받으면 영사관에 방문해 찾아오면 된다. 이 때 구여권과 부모 여권을 가져가야 하는데, 아이의 구 여권은 다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구멍을 뚫고 돌려준다. 문제는 신 여권에 각종 비자나 거주허가증이 붙이있지 않기 때문에(우리의 경우 동반 독일 거주 허가) 이를 구여권에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 혹시 이 상태로 급하게 출국해야 한다면 구여권과 신여권을 같이 가지고 다니면 문제 없다. 거주허가 변경은 집에서 가까운 암트에서 할 수 있다.

거주 허가 변경 안내(베를린,링크)

만만한 암트에 위 링크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터민을 잡으면 오케이. 그런데 출국 전까지 터민이 꽉 차있다. 참고로 작년에는 터민 없이 쉐네베악 라트하우스로 가서 바로 처리 했었다. 외국인청에서도 가능하다.

독일에 사업 비자로 블루카드 획득 후 영주권

“독일로 이민을 가고 싶은데 이민 대행 하는 곳에서 사업비자로 온 다음 2년뒤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요즘에 가장 많이 받는 메일이라 답변에 양해를 구하고 블로그에 정리하기로 했다.

먼저 꼭 알아야 할 부분은 ‘독일은 정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는 것이다. 모든 일들이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처리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해서 나도 될것이라는 기대를 하는것은 매우 위험하다. 독일 같은 나라에서 일처리가 저렇게 마음대로라고?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처리 된 사람들이 운이 좋았던 것이다. 대부분 담당자의 ‘실수’로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있고, 이것을 일반화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나중에 전해 들은 사람은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가족과 이주에 관계된 것이라면 사소한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그래서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독일로의 이민을 간다는 말은 최소 영주권, 이후 시민권 획득을 하겠다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독일과 EU국가들은 타 국가에서 이민이 쉬운 나라는 아니다. 이민(영주권 획득)을 위해 몇 가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모든 방법을 떠나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이 있다.

  • 60개월 이상 연금납부 실적이 있을것
    • 60개월 이상 소득세 납부 실적, 건강보험이 있을것(이건 확실하지 않다)
  • 가족을 부양할 만한 적당한 크기의 집에 살고 있을것
  • 가족을 부양할 만한 수입이 있을것
  • 모두 독일에서 인정하는 건강보험에 들어있을것

대충 이런 식이다. 여기서 상황에 따라 예외가 생긴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유학생활 후 독일 거주자에게는 저 기간을 줄여 준다던가.. 말하고자 하는건 바로 저것이 독일에서 일반적인 한국인이 영주권을 신청(획득이 아님)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우리가 비자로 통칭하는 거주허가가 있는데, 60개월을 소득세를 내고 싶다고 해도 거주허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거주 허가를 획득하는게 최우선이다.

영주권도 거주 허가의 일종이다. 사업비자, 프리랜서비자, 블루카드 모두 거주허가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이점은 각 거주허가가 명시하고 있는 취직 가능 여부, 배우자 소득활동 여부와 거주 허가 기간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 위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60개월이나 60개월까지 갱신 가능한 거주 허가를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갱신여부는 외국인청에서 판단하게되며 대부분 거주 허가 신청시와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한다.

이 중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영주권 신청 자격이 생기는 거주 허가가 블루카드이다. 블루카드는 21개월동안 해당 자격을 유지하고 독일어 B1자격증이 있다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 독일어 자격증이 없더라도 33개월이 지나면 역시 동일하게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모든 거주허가를 포함해 영주권 신청 자격이 생겼다고 영주권을 발급해 주는 것은 아니다. 수입, 생활, 범죄 경력등을 따져 심사 후 영주권이 발급된다. 나도 아직 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사소한 법규 위반이나 범죄 사실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거주 허가로 체류하는 동안에는 법규위반이나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독일에서 대부분의 공공업무는 사람에 의해 처리되고 그 사람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고 한 번 담당자가 배정되면 다른 사람과 협상의 여지도 없어지는게 일반적이다.

정리하자면 공무원도 사람이라 기분에 따라 혹은 실수로 중요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100%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실수 혹은 아주 드물게 있는 일이며 만약 내가 정식으로 진지하게 일을 요청하면 그들도 원리원칙에 따라 1%의 봐줌도 없이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독일에 와서 운전면허를 교환하러 시청에 갔는데 나보고 이것저것 서류로 트집을 잡더니 내가 가져간 증명사진이 2년이 넘었으므로 다시 찍어오라고 퇴짜를 놓았다. 내 눈에는 트집잡기로 보였지만 그것이 원칙인것이다. 2년도 더 된 내 여권에 붙어있는 사진을 가져갔으니 변명도 핑계도 댈 수 없었다.

반면 와이프가 면허 교환을 하러 갔을땐 이런 경우를 대비해 사진을 새로 찍어서 집에서 인쇄해 갔는데 다른 담당자가 이 사진(새로 찍은)은 너무 누렇다면서 여권에 있는 사진과 같은 사진을 쓰자고 했다(역시 당연히 2년이 넘었지만..)

이런 식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동일한 조건으로 비자를 받고, 영주권을 받고 누군가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원칙적으로 되어야 할 사람이 안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확실한 원칙에 기대는게 나중에 뒷탈이 없고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도 이러한 사고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사업비자로 2년 뒤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모른다… 이민 업체에서 말하는 사업비자가 진짜 사업비자라면 저건 거짓말이다. 사업비자로는 60개월이후에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고 사업비자는 1,2년 마다 갱신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마 지사설립 형식을 통해 해당 지사에 취업하는 식으로 블루카드를 신청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방법은 내가 작년에 시도해 보려 했던 방법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바깥에서 보기에 나는 직원이고 독일에 취직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무사히 블루카드를 받고 열심히 독일어공부해서 자격증을 따면 영주권도 따고 모든게 행복할까?

아니다.

블루카드를 받는것도 확실치 않다. 사업체에 대한 조사도 할 것이고 여러가지로 독일에서도 이런 경우를 걸러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카드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사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취업은 했지만 실은 본인의 회사이기 때문에 본인의 급여를 본인이 주어야 한다. 블루카드를 받기 위한 연봉 하한선이 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3-4만 유로였던것 같다. 월 급여로 3000유로라고 한다면 사실 4대 보험의 회사 부담금까지 해서 4000유로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내 돈 4000유로를 다시 나한테 주는데 실제로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2000유로 남짓이다(세금, 보험 때고).

2000 유로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송금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21개월을 버티고 영주권 신청을 했다고 하자.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 왜냐면 심지어 시민권을 준다고 해도 죽을 때까지 한국에서 돈을 보내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독일에서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결국 독일에서 제시하는 영주권 신청 자격은 어떻게 보면 신청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이민 업체에서 말하는 이런 장밋빛 조건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에게 내는 수수료, 독일에 2중으로 내는 세금, 지내온 시간들을 돌이켜 볼때 단순히 ‘어? 이게 아니네?’ 하고 돌아서기엔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린 상황이 될 것이다.

정확히 계산해 보지 않았지만 저렇게 들어가는 돈이 최소 2-3억이다. 2-3억을 쓰고도 아무런 수익이 없다면 과연 독일 영주권이 가치가 있을까?

원래 사업 계획이 있다거나, 한국에서 수익모델이 있다거나, 돈이 많다면 사실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시도하기엔 너무 위험이 크다. 지속적인 수입이나 특별한 계획, 기회가 있지 않다면 블루카드를 통한 취업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조언하고 싶다.

비자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생활이 너무 불안하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다가도 언제 쫓겨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비자가 해결되면 이젠 돈이다. 월세밖에 없는 이 나라에서 저축하며 돈을 모으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일지도 모른다(가족과 함께).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이곳에서 한국인 부부가 모두 취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직장이 안정되고 수입이 안정되고 나서야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 할 수 있다. 비로소 한국에 있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된 것이다.

돌려 말하면 수입과 비자는 독일 이민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둘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가족 전체의 삶이 불안할 수 있다. 싱글이야 무엇이든 경험이고 배우는 것이니 무엇이라도 좋다. 하지만 가족은 조금 다른것 같다. 가족과 함께 이주하려는 분들은 무엇이든 직접 확인하고 나서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8개월

비자, 집, 아이들 학교,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면서 정신없이 지내왔다. 남은 일들이 아직도 많지만 모두 우리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일들 뿐이라 부담이 덜하다. 답답한 일처리와 달라진 환경에 좌절하고 조금은 우울했었던 이곳 독일.. 20년 전의 좋았던 점에 비해 너무나 그대로 인 독일에 실망까지 했던 나. 한국에서 환상적인 전원 주택 생활을 하다 50-100년된 허름만 집에, 그것도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답답함.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많이 힘들게 했다. 어제 저녁 처음으로 정은이와 이 곳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8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당연하게 생각되어지는 그 장점들을 한 번 적어보려 한다.

– 보행자/자전거 천국
한국에서는 차가 없이 아이 셋을 키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는 아직 차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주변 국가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는 시기가 올 때까지 과연 차를 사는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있으면 편하겠지만 없어도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 대중교통은 물론 카 쉐어링도 잘 되어 있고 언덕이 없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것도 무리가 없다. 대부분의 인도는 자전거 도로와 함께 어마어마한 폭으로 만들어져있고, 노점이나 인도위 주차, 불법 간판같은것이 없어 더욱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물론 유모차라면 최 우선 순위로 배려해 주는 사람들의 의식도 너무 좋다.

– 공동체 의식
서양인은 개인주의가 강하다 했던가.. 물론 작은 단체의 소속감은 한국이 엄청나게 강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작은 단체끼리의 개인주의가 세계에서 가장 강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가족, 우리회사, 우리 아파트, 우리 지역… 하지만 이 곳은 모든 사람이 한 공동체에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개개인은 개인주의가 강하지만 모든 집단에 대해 평등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는 것 같다. 이건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외국인 입장에서 굉장한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 차별이 조만간 큰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 같다.

– 자연
베를린 도심의 공기가 용인 양지 전원 주택의 공기보다 좋다. 비도 그냥 맞고 다니고 마당에 오래 둔 물건들에 쌓이는 먼지도 깨끗하다.

– 교육
말할 필요도 없음. 교육을 딱히 잘 시킨다기 보다 모두 다 같이 경쟁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좋다. 나도 맘 편하게 애들 놀릴 수 있으니. 그렇게 하고도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다니 우리 나라에서는 참으로 억울할 일이다. 이곳 초등 1학년 지우는 학교에서 두 달동안 1부터 7까지 읽고 쓰는 법을 배웠다. 알파벳은 아직 모두 배우지 않은것 같다–; 학교 수업은 독어/수학/음악/미술/체육/종교 과목이 있다. 유치원은 무엇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그냥 애를 봐주는 곳이다…..–; 뭐가 좋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보면 작은 것들인데 이런 부분들이 내 삶의 질을 높여준다. 한국에서 운전하고 차 관리하는 스트래스가 없으니 비용적인 부분을 떠나 속이 다 후련할 정도이다. 이젠 살림살이 장만이 남았다. 살림이야 욕심부리자면 끝이 없지만 우린 아직 티비도 없는 상황이라… 추운 겨울이 다가오지만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사서 출퇴근해보려 한다. 당장 다음주에 주문해볼까 하는데 베를린은 자전거 도둑이 극성이라니 이것도 참 걱정이다..

독일 구직 후기#3 – 마무리

상황이 이렇다보니 회의감이 밀려왔다. 비자를 받는 것이 우선이기도 하지만 연봉을 떠나서 내가 취직을 하면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크게 해 보지 않았다. 그냥 막연히 좋은 회사가면 재밌는일 하겠지..이런 생각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냥 시키는 일만 하고 발전도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돈 주는 어학원 다니는 셈 치고 다닐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내 인생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90일 무비자 기간이 한달하고 몇주 남아있는 상황이고 독일 구인 프로세스를 보니 어디든 한 달만에 입사가 확정되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다. 함부르크의 D 회사는 면접일정 자체가 늦게 잡혔기 때문에 이 곳 또한 불안했다. 결국 구직비자를 신청하기로 하고 부족한 서류를 한국에 주문한 후 이번에는 크고 유명한 회사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일이 있는 회사를 찾아보았다.

3차로 이력서를 넣게 된 회사는 베를린의 게임회사 두 곳(I,J), 슈투트가르트의 회사(K), 헤드헌터의 모집공고(L) 이었다. 이 중 I와 K의 업무는 UI 개발과 디자인 쪽의 업무가 혼합되어 있었다. 내가 창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환경도 새로운 부분이 많아 많이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이력서를 넣자마자 헤드헌터 L 로부터 바로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전화라 당황했는데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잘 대답했다. 헤드헌터는 내 조건이 좋다면서 자신의 클라이언트에게 이야기 한 뒤 다시 연락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3-4일 후 I에서 1차 면접을 바로 보자는 메일이 왔고 J에서는 내 기술분야에 대해 적어 제출하라는 메일, K에서 전화인터뷰 메일이 왔다. K와의 전화인터뷰는 여러명과 스피커 폰으로 이루어졌는데(1시간) 가고 싶다는 욕심이 컸는지 평소보다 더 긴장해서 제대로 못봤다는 느낌이 컸다.

이후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와서 또 다른 전화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고되어 보이지만 회사 자체가 젋고 재밌어 보이는 회사였다. 약 한시간 반 정도 인터뷰했고 잘 이야기 한 것 같았지만 아마도 내 생각에 헤드헌터를 통한 연봉의 압박때문인지 탈락했다. 이 회사는 돈을 많이 주지 않으면 갈 의미가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이후 베를린의 J회사에서도 전화 인터뷰 제안이 왔고 K회사에서 의외로 면접 제안 메일이 왔다. 많이 지쳐있기도 하고 가고 싶지 않은 회사의 인터뷰를 보는 것도 힘든것 같아서 함부르크D 회사의 최종면접과 베를린 J 회사의 인터뷰는 취소하였다. 베를인 I 회사의 1차면접은 아주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다. 원래는 전화인터뷰를 보는데 내가 베를린에 있어서 바로 불렀다고 한다. 즐겁게 이야기하고 바로 다음날 2차 면접 제의가 왔다. 6시간동안 점심식사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면접이었다. 대부분의 시간동안 즐겁게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오피스 투어를 한 뒤 면접을 끝냈다. 역시 바로 다음날 합격 통보와 함께 잡 오퍼를 받았다. 그리고 K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3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회사 규모가 작은 반면 재미있는 일을 많이 하고 실력있는 팀원들과 안정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지원한 포지션이 지금까지의 내 경력과는 조금 다를 수 있는 분야여서 많이 망설이는 것처럼 보였다. 당장 프로젝트에 투입하면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결국 베를린I회사의 제안 기간이 다 되어서 나는 베를린 회사를 선택했고, 바로 다음날 K회사의 오퍼를 받았지만 선택을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약 한 달 반에 걸친 구직기간동안 많은것을 느꼈다. 일단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하지 않던 내가 정리되지 않는 경력으로 어필하기 매우 어려웠다는 것. 사람들은 내 사업 경험에  그 긴 시간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해했다. 나 또한 6년의 시간동안 어마어마한 경험을 했지만 너무 다향한 일들이라 내가 무엇을 했다라고 요약해서 전달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내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해 10%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가 많이 아쉬웠다. 한국에서 전화영어라도 해서 약간 준비를 했더라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 된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영어권 나라의 구직 프로세스에 대한 차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커버레터와 이력서, 레퍼런스 레터까지..익숙하지 않은 인터뷰 문화와 분위기들은 나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다만 초기에 전화 인터뷰 경험과 커버레터를 반복해서 쓰면서 구직 요령(?)이 많이 생긴것 같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으로 지원한 회사들에서 좋은 반응들이 왔고 무리없이 인터뷰를 했던것 같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를 하는 경우 처음에는 무작정 두서없이 이야기 했는데 나의 백그라운드, 경험, 기술 이런식으로 카테고리를 나눠서 소개하니 더 반응이 좋았고 이후 인터뷰도 내 소개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사회 생활한지 10년도 넘었고 내 사업이라고 시작한게 6년이 넘었지만 독일에서의 구직 경험은, 특히 나처럼 무대포식의 경험은 대졸 신입의 구직 경험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알량한 자존심에 이런 구직 경험에 대해 숨기고도 싶었고(어디 떨어졌다는게 창피해서), 구직을 한다는 자체가 뭔가 패배스러운 상황으로 생각되었지만 이렇게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고, 나 스스로 세계 어디에서든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것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독일에 어떻게 적응을 할지, 회사생활을 잘 할지, 내 사업은 어떻게 할 지 이제는 잘 모르겠지만 늘 배우는게 있다면 나는 성장하고 있는 것이니까 크게 걱정은 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는 어쩌면 과대평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사회에서 다시 나에대한 평가를 해 주겠지..여기서도 해내지 못한다면 결국 한국에 있었어도 실패할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

이로서 독일에서의 구직 경험에 대한 정리는 끝!

 

 

 

베를린에서 시작

우여곡절 끝에 베를린의 게임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근무 시작일이 6월 1일인데 일요일이라 2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회사 직원은 120여명인 게임 개발 스튜디오이고 지금까지 2개의 타이틀을 개발하였다. 두 번째 타이틀이 어느 정도 알려진 Spec ops : The line 이라는 게임인데 내가 좋아하는 FPS 장르여서 나 또한 재미있게 즐겼던 경험이 있다(그 때는 이 회사가 그 회사인줄 몰랐지만..). 면접 과정에서 차기작으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살짝 볼 수 있었는데 재밌어 보였다.

내가 하게 될 업무는 UI 개발 부분이다. 직접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상의 UI 를 개발하는 것으로 UX 전반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제시해야 하고 모션에 대한 감각도 중요하다. 게임 회사여서 그렇지 업무만 놓고 보자면 슈투트가르트의 회사와 비슷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시도도 중요하지만 최적화와 안정화가 가장 중요한 미션이 될 것이다.

플래시가 죽어가는 마당에 플래시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케일폼을 이용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또한 게임 자체가 언리얼엔진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언리얼엔진에 대한 스터디를 필요로 한다. 이것 또한 언젠가 공부해 보고 싶었던 부분이고 AAA타이틀을 만드는 게임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독일에서 일하고 싶었던 목표인 국제적인 업무 환경은 말할것도 없다.

독어와 영어로 함께 표기된 고용계약서와 각종 계약서를 읽고 사인하고, 독일 취업으로 진로를 바꾸게 만든 바로 그 공보험에 가입 신청도 하고, 회사에서는 블루카드 신청을 위해 베를린 외국인청에 예약을 잡아놓은 상태이다. 또한 내가 최대 2달동안 머물 수 있는 임시 숙소를 찾아주고 있다. 이 임시 숙소에 머물면서 베를린에 살 집을 구해야 하고, 그 곳으로 다시 전입신고를 해야 애들 유치원과 학교를 보낼 수 있다. 집을 찾는 동안 내가 출근을 하기 때문에 정은이가 애들 셋을 데리고 지낼 수 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2주 이상은 무리일것 같다. 뭔가 대책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은 어떻게든 한다고 하는데..

오늘은 2년여만에 정은이와 맥주를 한 잔 같이 마셨다. 시우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처음이다. 이제야 모유수유를 끊었기 때문인데 단 둘이 조용히 마시고 싶었지만 우리 사이에는 애들 셋이 껴 있었다..ㅠㅠ

독일로 이민..매번 말로만 독일 갈꺼야~ 그러면서 이런일 저런일 때문에 계속 미루고 준비도 하지 않고 진짜 가긴 가나..서로 그렇게 생각 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다. 말이 행동의 씨앗이 되었고 두려움도 컸지만 그냥 실천도 해 보았더니 결국 이렇게 이룰 수 있었다. 물론 아주 작은 산을 하나 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은 적어도 우리 스스로 노력여하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버틸 자신이 있다. 취업에 대한 불확실한 불안감은 지금 당장의 내 노력과 비례해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이제 남은 큰 일을 생각해 보면, 집 구하기, 살림 장만, 학교,유치원 보내기, 온 가족 독어 공부가 될 것 같다. 집도 잘 구할수 있을거야!

2번째 잡 오퍼

가장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베를린회사에 합격한 상태로 슈투트가르트 회사에 면접을 보았는데 베를린 회사에 가기로 하고서 슈투트가르트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베를린 회사는 독일 회사답지 않게 일을 굉장히 빨리 처리하고, 슈트트가르트 회사의 면접이 조금 늦게 있어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둘 다 조건은 비슷했지만 슈투트가르트의 회사가 조금 더 많이 도전하고 배울 수 있는 분야이고, 새롭지만 예전부터 관심있었던 분야였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컸고 또 그 회사에 많이 미안했다.

베를린 회사는 1,2차 면접 이후 바로 다음날 오전에 합격여부를 알려주었는데 느낌상 1차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준 것 같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전화면접후 면접이었는데 내가 전화면접에서 많이 버벅거렸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면접 기회를 주었고, 면접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물론 버벅거렸지만..

베를린의 제안 유효기간이 다 되어서 베를린을 선택했고 바로 다음날 슈투트가르트에서 연락이 왔다. 딱 1주일..일반적인 독일 회사가 고려하는 시간이다. 슈투트가르트의 일은 개발 능력도 중요하고 디자인 센스도 중요하지만 의사소통이 관건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전 영어 경력이 한두달 밖에 안되는 내가 이들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며 내 의견을 주장하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파고들어 보완할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분명히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나서 일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잡오퍼를 받다

알만한 게임 타이틀을 만든 게임 회사에서 잡오퍼를 받았다.

이곳은 전화면접 없이 바로 1차면접 후 2차면접, 그리고 합격통보를 받았는데 프로세스가 굉장히 빨랐고 내가 맘에 들었는지 면접 다음날 모든 결과를 알려주었다. 베를린에 위치하고 있고 지금은 차기 타이틀 작업으로 바빠보였다.

2차면접은 6시간에 걸쳐 합격한다면 같이 일하게 될 다른 사람들, 인사팀과 면접을 보았는데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호의적이었다. 아직 한국인 직원은 없지만 회사에 약 23개국 나라의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진행중이던 다른 인터뷰들은 모두 거절의사를 밝히고 작지만 가고싶었던 회사만 최종 면접을 보고 왔다. 결과는 1-2주 후에 통보해준다고 하는데 마음은 베를린의 회사로 기울어진 상태이다.

베를린의 회사에서의 업무는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비디오 게임 분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다른 회사는 디자인 베이스의 개발업무인데 이것 또한 평소 내가 꿈꾸던 일 중에 하나이다.

아직 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도 아니면서 고민하는게 우습지만 지역도 다르고 회사 분위기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여간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어찌되었건 이제 독일에서 사는것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었다.

다음 주 최종 결정을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독일로가자!/준비 카테고리를 마무리해야겠다. 다음 카테고리는 독일로가자!/정착 으로 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