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후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는 생각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민주당은 탄핵을 국민의 힘은 반대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 또한 마찬가지다. 9일 기준 여론조사에서는 75%의 국민만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한다(https://news.nate.com/view/20241210n02633) 내가 어느 당의 지지자이냐를 떠나 너무나 극명한 잘못에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그것도 작은 수가 아닌 20% 이상의 국민이… 신호를 위반하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빼앗는 일에도 이렇게 의견이 갈릴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에서도 언제나 다른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정치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언제나 민주당 지지자였고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치참여를 하려고 노력했다. 당연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투표에 참여했고 잘못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에게 ‘상식’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고 어떤 행위들이 우리의 머릿속을 호도하고 착각하게 만드는 지에 대해서도 알려주려 노력했다.

나는 내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의 정치적 성향이나 판단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은 있지만 그들을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설득하려하지는 않았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같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동일한 대상에 대해 비판하고(욕하고) 끝내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것을 피해왔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것은 지지하는 정당이나 사람이 다른것 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정당, 같은 정치인, 같은 공약을 지지하면서도 다른 방법과 생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사실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생각으로 서로 다른 많은 사람,상황,이슈들을 지지하거나 반대한다.

내가 존경하는 분들 중 한 분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분노한 시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고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세월호, 박근혜 탄핵, 이태원 그리고 이번 계엄 사태 등 많은 정치적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이런 변화를 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정치참여 측면에서 굉장히 환영할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변화가 있을 때 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려는 모습 또한 보게 된다.

광장에 모인 수 많은 사람들은 그 날의 이슈가 트리거가 되어 모였지만 사실 굉장히 다양한 생각과 배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 이슈로 박근혜 탄핵을 논의 할 때,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민주당 지지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것이다. 따라서 박근혜 탄핵에 다른 이슈가 딸려 나올 때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하고 목격한 것은 그곳에 있는, 그 시간에 존재하는 모두를 하나의 집단으로 정의하고 다른 목소리에 대해 귀기울이기는 커녕 적대시 하고 마치 탄핵을 반대하는 존재 혹은 박근혜와 같은 존재로 밀어넣어버리려는 것들이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나 또한 저렇게 되겠구나는 생각에 의견 개진이 어려워지고 목소리 크고 극한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국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 분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나는 조국을 나의 대리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조국 본인이 드러난 본인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나 검찰의 무리한 수사, 억지 수사 이런 것들이 정당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어떤 경로가 되었든 본인의 과오가 드러났고 그 때 조국이 대처한 방법들이 나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의 싸움이나 논쟁은 그냥 상대방의 잘못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다. 그건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경찰이나 판사가 하는 일이다. 정치인은 상대의 잘못이 왜 잘못되었는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야하고 설득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그 정치인의 설득 논리 뿐 아니라 그의 배경과 과거 그리고 행동과 행위등에 이를 지지하고 밑받침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조국은 자신의 과오에 대해 깨끗하게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회피로 일관하거나 마지못해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조국의 정치인으로서의 힘은 이러한 과거와 배경으로 작아질 수 밖에 없고, 가까운 미래에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고 이는 다시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줄이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입지가 작거나 줄어들 정치인에게 아무리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나를 대리해달라고 지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조국이 본인에게 의혹이 일어났을 때 그런 잘못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지지자들은 그를 용서했을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거라면 책임지면 되었을 일이다. 그게 자신의 정치생명을 끊는 행위라고 그렇게 했어야 한다. 조국을 무지성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잃는게 두려워 본인의 정당성을 버리고 주변의 착각속에 시간을 보내봐야 결국 이 상황은 되풀이 되고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 힘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할 때 탄핵에 찬성한 김예지의원의 인터뷰를 보았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뿐’ 이라는 그녀의 말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나는 그녀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계속할 수 있을 어떤 도움도 주지 않겠지만 정치인으로서 그녀를 지지한다. 그녀가 내가 사는 지역구 직선으로 출마한다면 나는 그녀에게 투표할 용의가 있다(민주당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김예지를 지지하는 이유도 똑같다. 내가 만약 장애인이라면 내 이익을 대변해줄 사람으로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민주당이 집권하고 이재명이 대권을 잡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건강할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전에 문재인, 노무현, 김대중도 있었지만 집권 이후 정치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성장하고 발전한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여러 부분에서 발전했지만 그렇다면 그 이후로 어떻게 박근혜,이명박 그리고 윤석열 같은 사람이 집권할 수 있었을까? 이건 발전인가 퇴보인가?

탄핵이 되고 다시 대선이 치뤄지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나는 이재명의 지지자로서 그 분이 우리 나라를 몇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의 걱정은 윤석열이 남겨놓은 트라우마와 거기에 대비되는 이재명의 능력으로 한층 더욱 더 견고히 쌓여버릴 ‘우리’ 라는 잘못된 감정에 희생당하고 고통받을 사람들과 소신을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한방향으로 자리 잡혀버린 혐오에 대한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지금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은 이 상황을 모르는 게 아니라 본인이 속한 집단의 혐오에 두려워 자신의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 뿐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비판적 혐오, 같은편에 대한 무비판적 지지가 이런 상식적인 판단에 반하는 의견을 표출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서도 똑같은 상황을 마주한다.

윤석열은 물러나고 지금 정치판에서 자신의 이익이든 유권자의 이익이든 나라의 이익이든 무언가를 위해 정치인들은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나 또한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내 블로그에 내 목소리를 남긴다. 나는 내가 내는 나의 목소리가 하나의 의견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나는 민주당 지지자로서 조국을 지지하지 않고 김예지를 지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무렇지도 않기를 바란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이익을 위해 나를 대신해 준비하고 논쟁하고 지금의 잘못과 방향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나아가기를 바란다.

지우 영주권

독일에서 본인이 영주권을 받으면 동반 가족의 경우, 배우자는 영향없음(계속 동반비자로 갱신), 자녀들은 만 16세까지 유효한 거주허가를 받게 된다. 배우자는 독일에서 5년거주(첫 비자로부터) 후 영주권(EU)을 신청할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지우의 16세 생일이 되기 전에 비자를 연장을 하든 뭔가 조치를 해야 하는데 우리는 시민권을 받고자 하는 계획이 있어 문의 해 보니.. 시민권을 16세 이하인 경우 부모와 같이 신청해야 하고 16세 이상인 경우는 본인 혼자 신청할 수 있지만 유효한 거주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16세가 지나면 유효한 거주허가가 없어지니 결국 뭔가 거주허가 연장을 해야 하는건가? 이리저리 억지로 시민권 신청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봤지만 시간도 없고 여권마저 새로 발급해야 해서 일단 영주권을 신청하기로 했다.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9월부터 이메일을 보낸것 같은데 이 당시 외국인청의 예약 시스템 남용 문제로 예약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게 되어서 이메일로만 문의해야 했다. 워낙 설명이 복잡해서 몇번 문의를 했다가 아예 문의 없이 ‘영주권신청’ 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담당부서에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 설명과 함께 16세 이상 영주권 신청 관련 서류들을 모두 스캔&첨부해서 보냈다. 당시에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증명서, 안멜둥 그리고 지난 모든 성적표, 여권들을 스캔해서 보냈다. 그리고 1-2주 뒤에 12월 외국인청에 오라는 짧은 답변하나를 받았고, 다시 1주일 뒤에 알고보니 그날 외국인청 문이 닫으니 다른날 오라는 메일 하나를 더 받았다.

그 와중에 지우는 생일이 지나 거주허가가 없는 상태가 되었고 마침 학교에서 폴란드로 여행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터민 받은것으로 거주 증명은 할 수 있었지만 독일 바깥으로 여행은 안되다고 알고 있어서 급하게 임시비자 신청을 했다. 긴급 비자 신청 메뉴에 상황을 설명하고 여행가는 스케쥴 등을 첨부하자 며칠사이 외국인청으로 와서 임시비자를 받아가라는 이메일이 왔는데 만약 못오면 편지로 보내주겠다고 해서 편지로 여행가능한 임시비자를 받았다.

이제 영주권으로 방문하는 날이 되어 지우와 함께 방문(부모님 꼭 동반, 나는 정은이의 위임장까지 가져갔는데 확인은 하지 않았다)했고 별다른 질문 없이 가져간 원본서류들 확인 후 내년 2월에 카드 찾으러 오라는 말과 함께 수납을 하고 돌아왔다. 이로서 지우의 영주권 획득! 카드 받을 때 까지의 여행은 지난번 발급받은 임시비자로 가능하다고 했다.

오늘 확인한 서류는, 학교증명서, 성적표들, 지우 구,신 여권, 나와 정은이 여권이었다. 외국인청이 많이 발전해서 사진도 스캔하고 다시 돌려주었다.

베를린 외국인청을 코로나 이후로 장족의 발전을 했고 심지어 이 16세 영주권 신청도 이제는 이메일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처리하게 되었다. 10여년전 새벽에 나와 줄서있던 기억, 대기표 뽑아들고 정은이 한테 빨리 애들 데려오라고 난리쳤던 기억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생각 근황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을 것들을 생각했던 지난 몇달간이었다. 올해는 손님들이 많아 좋기도 했지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 다른 사람도 여유가 없어지고 서로 곤두선 신경을 막아주는 완충지대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 부딪히고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그럼 나중에는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내 눈앞의 감정과 힘든 상황에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말이나 행동도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그리고 후회하기를 반복하거나 망가진 상황들을 정리할 에너지가 생기지 않는 일들도 많이 생겼다.

그래도 고치고 이어붙이고 다짐해서 마음을 다시 다잡고 평안을 쌓아올리기 위해 노력하다 드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다른 사람을 떠나서 내가 나 스스로 한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구나. 심지어 나 스스로 인식도 못하고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도 알 수가 없는 그런 부담을 왜 혼자 나서서 가지고 있을까? 특히 최근 몇년간 나는 직장생활을 하는 괴로움(?)이 너무 컸는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유지하며 마음속으론 그만둘 계획만 세우고 있었는데 이건 일종의 다짐 이상의 것은 안되는 그냥 나를 조금 더 몰아붙여 내 개인 시간에 조그만 가치라도 만들어 보려는 발버둥이었던 것이다.

정말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냥 하면 될것을, 이거저거 핑계거리 만들어 가면서 미루고, 미루면 생각으로 끝나게 되고, 생각만 하면 바뀌는게 없으니 결국 상황은 그대로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는것이다. 이게 5년 10년이 되면 가지게 되는 마음의 스트레스도 크고, 더 큰 문제는 내가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다는 부분이다. 늘 머릿속에 저런 핑계과 계획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몸이 쉬어도 머리가 쉴 수 없는 것이다. 방학숙제 하지 않고 걱정하며 놀던 어린시절 처럼…

그래도 두 가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고 매일 떠올리려고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바뀌는건 없다. 내가 무슨 선택을 해도 잃을 것은 없다.

기술근황

올해는 참 여러가지 기술을 쓰고 경험해본다. 그만큼 잡일을 많이 한다는거겠지? 형이랑 만드는 오늘질문만 해도 웹클라이언트 앱클라이언트를 다 만들었고 또 웹클라이언트는 Pure 에서 Vue로, 이제 다시 플러터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 앱클라이언트는 유니티로 만들었다 플러터로 바꾼 상태. 웹클라이언트 실시간 연동을 위해 웹소켓 서버를 직접 서비스하다 Ably로 갈아타고 다시 수파베이스로 바꿨다.

백엔드도 여러번 갈아엎고 노드서버는 이제 API만, 인증은 수파베이스, 디비는 Neo4J로 쓰다가 플러터에 일부 수파베이스 기능을 사용하고 어드민은 리툴과 기존 노드서버에 GraphQL를 올리는걸로 마무리했다.

회사에서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지 모를 정도인데, 유니티로 모바일과 웹에 익스포트하는 게임 개발과 게임플랫폼 역할을 하는 SDK, 그리고 다중 게임을 지원하는 게임서버까지 만들고 있다. 지난 모바일 게임은 수파베이스와 노드서버, 지금은 노드서버에 포스트그리 디비를 쓰고 Vercel에 웹빌드가 올라가도록 자동화 해 놓은 상태이다. 서버는 기본서버+게임 특화 서버로 나뉘는데 관리 편의를 위해 모노리포에 기본서버는 패키지로 개발해서 배포했다. 플러그인 식으로 외부 소스를 받아 게임서버로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증도 인증이지만 이제 토큰관리가 익숙한것이 올해 많이 배운 점이고 게임은 지금까지 경험을 살려 필요한 모듈들을 독립된 패키지로 만들어 정리하고 있다는것이 또 하나 크게 변한 점이다.

확실히 스스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구현자체는 쉽게쉽게, 대신에 모듈별 독립성과 재사용성을 최대한 고민해서 똑같은 일은 두 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만든 모듈들은 유니티 에셋스토어에 팔고 있는데 아직 몇개 안되지만 내 추가적인 노력에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시간이 계속 되면 내가 재사용하고 조립할 수 있는 모듈이 쌓이고 이는 내가 구현하고자 할 제품의 구현 속도나 완성도를 크게 올려줄 것이라 기대한다. 이미 약 4년여 전부터 준비하고 실행하던 것들인데 이제 조금씩 결실을 보는것 같다.

다방면으로 배우는 기술들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늘려준다. 그냥 게임을 만들어볼까가 아닌 이런저런 서비스나 하고자하는 목표를 더욱 다양한 방향에서 설정할 수 있게 되고 최적의 솔루션을 생각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니티 만큼이나 플러터에 익숙해진것도 있고 고도엔진은 크게 적응하기 어려운건 아닌데 아직은 신나서 손대볼 만큼 매력적이지도 않다. 사실 어떤 기술을 쓰느냐 보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관심이 더 있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올해 하나의 모바일 서비스 앱을 출시하고 개선해가고 있으며 몇가지 에셋을 스토어에 출시했고 또 출시할 예정이다.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게 정말 오래간만이라 좋기도 하지만 그 어느때 보다도 바쁘고 다른 일들을 해야했던 올해, 저 일들까지 하느라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정말 힘들었고 또 그만큼 더 지쳐버렸다.

어쩌면 내가 만든 무엇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처음 돈을 벌어보는 것인데 아직 액수는 크지 않아도 가장 기분 좋았던 경험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제 당분간은 플러터로 서비스앱 개선과 다른 서비스 앱 개발, 유니티로 에셋과 게임 개발을 개인 프로젝트로 병행할것 같다. 백엔드는 가능한 노드+타입스크립트+포스트그리+수파베이스+Neo4J+Ably 조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배부른 고민

정은이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한다. 인간은 지금 그 어느때 보다도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는데(물론 그렇지 않은곳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기준으로..) 그 어느 때 보다 불행해 보인다고. 이 불행의 모든 시작은 객관적인 풍요로움이 아닌 주관적인 비교로 행복을 찾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맞는 말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생존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내 삶에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가지고 이루기위해 스스로 불행해지고 심지어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나부터 내 주변을 둘러본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예전에도 심지어 지금도 얼마나 많은지…

내가 하는 고민이 배부른 고민이라면, 이런 고민들이 내 삶을 깍아 먹고 있다면 그것을 바로 욕심이라고 부른다. 욕심도 좋지만 나의 부족함을 채우는 노력을 더 해보는건 어떨까 싶다.

요즘 하는 일, 쓰는 기술들 이야기

일단 이 블로그를 오라클클라우드 무료 플랜으로 옮겼는데 속도도 빠르고 좋은것 같다. 물론 독일 기준이니까. 근데 이전 서버도 독일에 있었는데 속도가 훨 빠른걸 보면 잘 옮긴것 같다. 콘타보 안녕. 우분투에 도커로 돌림. 가능하면 워드프레스말고 다른 블로그 솔루션으로 옮기고 싶은데 뭐가 좋을지 몰라서 그냥 쓰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내가 하나 만들고 싶다!

게임은 유니티로 만드는데 유니티가 워낙 삽질을 많이 하니 고도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 회사에서도 다음 프로젝트는 고도로 할 가능성이 크고 그게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고도로 이것 저것 할 계획이 있음. 백엔드는 수파베이스를 썼는데 파베보다 편하다 모든 면에서. 수파베이스 유니티 SDK가 커뮤니티 버전이라 조금 삽질을 했지만 일단 아주 잘 쓰고 있음

형이랑 하는 프로젝트 웹 버전을 Vue로 다시 만들고 지금은 유니티로 만들었던 앱을 플러터로 다시 만드는 중. 로그인을 붙이면서 백엔드도 파이어베이스에서 수파베이스로 변경하고 있다. 그외 API는 노드js로 만들어서 아마존에 돌리고 있는데 이것도 시간나면 render 로 옮길 예정이다. 메인 데이터 DB는 Neo4j를 쓰는데 사용성이나 속도면에서 아주 만족.

개인적으로 만들 토이 프로젝트를 Babylon.js 와 Vue 혹은 플러터로 만들어 볼까 생각중이다. 웹과 앱에서 접근성이 좋았으면 해서.. 흠.. 플러터를 쓰면 Three.js 를 써야하네. 의외로 3D를 제대로 지원하는 크로스플랫폼 솔루션이 없다. 플러터 임펠라로 기본적인건 가능해 보이던데.. 너무 기술적인 욕심을 부리는건가 싶다. 그냥 웹GL로 만들고 앱에는 웹뷰로 임베드해도 충분할 프로젝트인데..

그외에 Rive 를 배워서 가능한 UI 에 적용해볼까하는 생각도 있다. 할게 많아서 우선순위는 한참 밀려있는 상황..유료인것도 맘에 안드는데 비슷한 다른 솔루션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나이가 드니 어떤 기술을 깊게 파고싶지가 않고 그냥 원하는 목표만 달성하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이 든데. 맞기도 틀리기도 한 이 생각..근데 딱히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어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제일 중요한게 동기를 유지하고 의욕을 잃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성장과 성취를 꼭 경험해야 하고 고민은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3개월

새로운 회사로 들어간지 3개월이 지났다. 이곳에서 나의 메인 미션은 간단히 말해 게임을 만들고 성공시키는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세부적인 미션과 우선순위가 있지만 일단 첫 3개월은 내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야 했고 3개월이 지난 지금 모바일 케쥬얼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번 회사를 그만두고 살짝 만들었던게 하이퍼케쥬얼이었다면 이번엔 조금 규모가 큰 코어를 만들었고 추가적인 메타가 들어갈 구조를 잡아놓은 상태이다. 거기에 특징이라면 회사에서 테스트하고자 하는 소셜 온보딩 관련한 모듈이 추가되었다는 것. 만약 소셜 온보딩이 없었다면 늦어도 두달, 빨랐다면 한달정도에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철저히 나 혼자 작업하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바도 아니었으나 내가 익숙하지 않은 부분에 시간을 할애하는건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나에서 열 까지 혼자 만들고 있는데 게임이 완성되어가는 이 시점에서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1-2년 사이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과 함께 역시 한 분야만 파는것은 능력의 고도화를 경험할 수 있지만 1인 기업가를 꿈꾸는 입장에서 다양한 분야에 익숙해지는게 실익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제 프로덕션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경험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은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마케팅인데 이번 출시를 계기로 마케팅 경험이 레벨업 될 수 있다면 이 시간만큼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좋은세상

웹소켓으로 실시간 인터랙션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테스트 하려고 로컬 서버에 돌리다가 아마존 ec2로 올려봤다. 소스 리포에 푸시만 하면 로드 밸런서까지 설정해서 바로 배포가 된다. 근데 응답이 살짝 느려서 이것저것 개선을 해 보다가 아마존에 제공하는 메세지 브로커를 이용해보려고 했다. 가격은 조금 나오겠지만 수십만 사용자까지 자동으로 수직/수평 스케일을 지원하고 운영적 측면을 보면 개발 이외에 크게 신경쓸 부분이 없다. 다른 브로커 솔루션이 있나 찾아봤더니 역시 무료티어를 제공하는 솔루션들이 보인다. 사례들이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아마존이 아닌 해당 서비스로 사용해 봤는데 너무 쉽고 빠르다. DB또한 무료로 제공되는 그래프 DB 솔루션을 사용해 봤는데 무료 티어에서도 속도도 빠르고 편하다.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은 AI툴들이 전문가 수준의 도움을 주니 나는 기본적인 플로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집중 할 수 있고 프로덕트는 더 안정적으로 구현이 된다.

웹과 앱 그리고 백엔드를 넘나드는 개발을 하더라도 비용과 시간이 5년, 10년전에 비해 얼마나 개선이 되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환경과 더욱 자동화된 툴들을 잘 이용하면 혼자서도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것도 불가능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한건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 주는 핵심이 경험에 있다는 건데 이런 환경이 실제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 자체를 제한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저장 아이콘이 왜 디스켓으로 만들어졌는지 모르면서 사용하는 것과 같다. 물론 어느정도까지는 괜찮겠지만 진정한 혁신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이 핵심 경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PC의 탄생과 인터넷 그리고 그 발전 과정을 계단 하나하나 오르듯 경험한 70-80년대 생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더욱 가치있는 이유이다.

최근 열정이 있고 기술이 있는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 할 기회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좋은 환경이 그들의 성장을 제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구닥다리 기술이나 꼰대들 이야기에 집중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것들은 도구일 뿐, 핵심은 문제해결에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그 경험에 집중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기나긴 진화의 과정을 모두 거치고 세상 밖으로 나오듯 말이다

겨울이 지나간다

한 껏 의욕에 사로잡혀 ‘화이팅!’ 하며 시작하는 마음으로 넘치게 마신 술 때문에, 바로 그 다음날 숙취를 느끼며 끓어올랐던 의욕과 긍정적인 마음이 한 번에 사라지는 경험을 한 적이 많다.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간사한가? 몸의 상태에 휘둘리는게 정신이고 또 그 안에서 맘대로 정의해 버리는게 기분이다.

머릿속의 줄이 탁 끊어지는 느낌, 이건 희망의 동앗줄이었을까? 아님 썩은 동앗줄이었을까?

독일의 겨울은 희망고문하듯 아주 춥지도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은, 하지만 질퍽거리고 어두운 날씨로 대부분의 사람을 우울속으로 밀어 넣는다. 희망고문. 될것 같으면서 안되는, 포기하기엔 너무 아쉬운 그 기분.

하지만 이런 감각을 수용하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지내다 보니 그 우울한 겨울이 벌써 지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살짝 즐거워졌다.

답답했던 지난 몇 달을 그냥 답답해 하고 보내지만은 않았다. 돈걱정에서 시작한 돈 생각도 조금은 정리했고(더 벌어야 한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았지만) 회사일로 받는 스트래스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냥 이 모든것들이 내 머릿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똑같은 현상을 보고 내 스스로 해석하는것, 불교에서 이걸 공이라고 한다는데 다시 처음 쓴 문장으로 돌아가자면 역시 인간의 기분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내 몸의 상태일 것이다.

몸을 바쁘게 만들고 근육을 더 많이 쓰는게 결국 내 정신건강에 좋을수 밖에.. 2020년부터 4년간 무슨 동굴에 사는것처럼 집에만 박혀있었으니 정신에 그늘이 많이 드리웠던것 같다.

오늘 머릿속의 줄이 끊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표현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머리가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더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온전한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관리비가 월세야?

해마다 꾸역꾸역 오르는 관리비. 독일에서 관리비라 함은 보통 진짜 집 관리비(집주인/세입자 부담 영역이 다름)와 난방/상하수도/온수 비용을 의미한다. 한국으로 치자면 여기에 전기세 정도가 포함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그렇지 않아도 조금 비싼게 아닌가 생각했던 관리비용이 무지막지하게 올랐다. 그것도 벌써 1년전에..

심지어 이렇게 올라갈 것을 예상하고 1년간 오른 관리비를 냈지만 이번달 1년간 사용비용을 정산해 보니 부족한 비용이 있어 추가로 나흐짤룽을 내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에너지를 팍팍쓰냐? 겨울엔 춥다고 난리 샤워 빨리하라고 난리치고 전기 아끼라고 1년내내 잔소리를 하고 불편을 겪은 대가가 전기세 포함 한 달에 1000유로가 넘어가는 관리비이다.

한화로 약 150만원을 관리비로 쓰는 셈인데 여기에 각종 보험과 세금 그리고 고정비용을 더하면 우리 생활비를 빼고도 엄청난 돈이 매달 나가게 된다. 그리하여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도 해지했는데 이번에 보니 소소하게 빠져나가는 돈들이 엄청나다. 아이들 교육도 악기+운동 이렇게 하는데 3명이라그런지 뮤직슐레에 360유로+악기대여로 100유로. 그리고 주짓수 70유로(엄청 싸게 다니는거다..) 치과보험 2인, 자동차 보험/세금, 티비수신료, 집보험, 책임보험, 인터넷, 휴대폰, 집 세금에 또 정기적으로 나가는 차량 관리비와 시우 치과 교정비용 등이 매달 나가고, 아이들 생일 파티도 15-20유로씩 선물을 사가기 때문에 1년동안 3명이 쓰는 비용도 엄청나다.

여기에 아이들 수학여행이나 학교 행사로 여행가면 그것도 몇백유로씩.. 외식은 잘 하지도 않는데 매 주 장보는 비용도 엄청나고 물가도 전에비해 많이 올라서 이렇게 꼭 써야 할 비용만 쓰고 나도 월급의 반이 사라져있다. 세금에서 이미 1/3이 사라졌는데 월초가 시작하자마자 1/3이 사라지고 킨더겔트를 매달 750유로를 받지만 이건 정말 있는건지 없는건지..

남은 돈 또한 아이들 옷사고 학용품사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면 운좋게 조금 남는 경우가 다반사… 스스로 생각할 때 내가 버는 돈이 엄청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버는 돈도 아닌것 같은데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1년 내내 이곳저곳 여행하는 사람들이나 비싼 식당에 다니고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특히 한국을 보면 다들 생활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내가 버는 돈이 사실은 물가상승보다 한참 뒤쳐져서 실은 아무것도 아닌데 혼자 착각을 하고 있는건지 남들은 아이도 없거나 하나고 벌이는 둘이 벌어서 저렇게 잘들 사는건지, 어디 물려받을것이 있어서 여유가 있는건지…

아이들 셋, 잘 먹이고 잘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하나인 집과 비교하면 풍족하고 걱정없게 키우는건 쉽지 않은것 같다. 물질적인게 전부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이런 우울함이 나를 건드리는 순간이 있다.

그래도 월세 내지 않고(월세 만큼이지만), 빚내지 않고, 마이너스 아닌 가계를 운영한 다는것에 감사해야 할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하는데 모든게 욕심이지 싶고 그러다 보면 내가 가진 행복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건지 또 생각하게 된다.

돈이 없진 않지만 부족하다 생각해서 속상하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는 식의 반복이랄까? 근데 왜 돈은 항상 부족하게 느껴질까… 역시 욕심이 많아서 그럴까? 아마도 모두들 비슷한 생각이겠지… 이번주는 로또라도 하나 사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