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꾸준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편도 7키로미터에 30-35분정도 걸리는것 같다.
이걸 왕복 15키로정도.. 회사 출근할 때 마다 자전거를 탄 지 2달 반이되었다.
물론 주 5일 모두 타지는 않고 보통 3-4일 평균적으로 탄것 같은데 너무 오래간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지 1월달은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춥지도 않고 괜찮다.
자전거를 타면 자꾸만 속도를 내려고 하는데 그래봐야 신호에 걸리고 미친듯 속도내 봐야 5분정도 빨리 도착하는 관계로 요즘은 가능한 천천히 타려고 노력한다.
천천히 타면 비로소 주변의 경치가 보인다.
자전거를 타며 가장 좋은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면 내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 다음 좋은건 건강이다. 지금은 계단을 오르거나 걸을때 확실히 몸이 가벼워진것을 느낀다. 그렇다고 몸무게가 줄어든건 아니다. 자전거 타자마자 2키로정도가 늘어서 역대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고 지금 그대로 유지중이다. 다리는 2월까지는 계속 통통 부어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고 옆구리살은 느껴질 정도로 줄었으니 그냥 근육이 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무엇이든 3달을 하면 조금씩 버릇이되고 3년을 해야 몸에 완전히 익는다더니 3달이 다 되어가니 ‘타기 싫다’ 는 마음은 사라지고 그냥 별 생각없이 자전거를 타고 회사로 가게 된다.
애들도 키가 많이?커서 어른용 자전거 2대를 더 주문했다. 하도 키가 안커서 주니어 사이즈는 스킵하고 몇년간 자전거 없이 있었는데 이젠 좀 커도 탈 수 있겠지 생각하고 주문했다.
세일하는 놈들로 주문했는데 400유로씩 2대.. 요즘 환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당 60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진작 사줬어야지 생각하면 별 생각이 없다.
독일에 와서 산 자전거만 지난 11년간 12대, 도둑맞은게 4대, 버린게 1대, 중고로 팔거나 준게 2대이다. 도둑맞은 3대는 보험으로 보상받고 보험계약 해지당했던 기억이 난다.
애들한테 사주는 마지막 자전거가 되겠지.. 지우는 이미 4년전부터 타고 있고.. 이제 모든것들이 이런식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낳기 전과 후에 상상도 못한 변화를 겪었듯, 아이들의 독립과 함께 또 한 번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모두가 함께 하는 마지막 여행이라던가.. 이제 하나 둘 둥지를 떠나 날아오를 때가 된거다. 물론 우리가 여전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겠지만 마음으론 이미 어른들이니까.
어제 지우 콘서트 구경하다 쉬는시간에 아들들한테 아빠 힘든데 일 관두고 쉬거나 조금 벌고 조금 일하면 어떨까 했더니, 시우는 농담으로 아빠 일 더해 그러고 호야는 당연히 조금 일하라고 한다. 아빠 일 조금하면 응팔에 덕선이네 집처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니 ‘그건 좀..’ 그러면서 대화를 거부했다.
그래..너희들한테 엄마아빠는 그런 존재일 것이다. 아무 논리도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그 역할로 있는 존재. 그래서 좋든 나쁘든 변화가 생기면 안되는 그런 존재 말이다.
나도 그랬다. 내 엄마아빠는 그렇게 영원히 그대로 일거라고.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여기저기 아프고 약해졌지만 난 내 엄마아빠도 그렇게 그대로이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어느 새 내 아이들 나이로 돌아가서, 무너지지 않을 그 튼튼한 벽에 기대, 바닥에 누워 아무 걱정 없이 뒹굴거릴 수 있을것 같다.
근데 모두들 미안..아빠는 회사 그만둘거야 꼭~ 니들 학비는 니들이 알아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