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다케시 지음 / 김석희 옮김
2006년 3월 1일~2006년 3월 4일 읽음 (약 8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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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사상이 조금 맞지 않은 전여옥씨가 좋아한다던
책이라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뇌에 대한 호기심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모두들 ‘나는 누구인가..’ , ‘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같은
철학적인 생각을 해 봤으리라 생각된다.
유뇌론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철저히 ‘물질적’으로 대답한다.
물질적이라고 말하는게 맞을 지 모르겠지만..객관적이라고 말해야 할까..
우리는 우리 몸을 너무나 익숙하게 이용한 나머지
내 몸이 ‘나’라고 인식하는데 사실 ‘나’라는것은 ‘나의 뇌’를
의미하며, ‘나의 뇌’ 라는것은 단지 생물학적인 신경다발일
뿐이라는게 이 책의 주요한 내용이다.
어디서 의식은 생기는 걸까..라는 질문에 요로다케시는
너무나 간단하게 의식은 뇌에서 생기고,
심장이 ‘순환’이라는 기능을 하는것 처럼 뇌에도 ‘의식’이라는
‘기능’이 있다고 이야기 한다.
아..듣고보니 간단하게 맞는것 같기도 하고..
‘나’를 뇌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니..왠지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내가 달라졌다고 해야할까..
이전에도 많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그 중의 하나로
‘어디까지가 나 인가?’ 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아마도 어릴때 드래곤볼 만화의 팔이 잘려도
다시 재생되는 피콜로를 보고 피콜로의 목을 자르면 몸에서
목이 나올까..목에서 몸이 나올까…의 의문으로 부터
시작했던것 같다.
나는 매주 손톱을 자른다. 불과 몇초전까지만 해도
내 몸의 일부였던 손톱이..잘려나간다..
그 손톱은 내가 아닌가..
물집이 생겨 큰 허물이 뜯어질때도..
머리카락이 빠질때도..
사실 이런 부분들이 ‘나’를 이루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유뇌론을 읽고 이런 부분은 많이 정리가 되었다.
머리카락이 ‘나의 일부’라고 느끼는 이유는 머리카락이
내 감각세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감각세포는 내 뇌에서 뻗어나간(책에서는 뇌=나 라고 표현한다)
말초신경들과 연결되어있기때문에 나의 일부라고 느껴지는것이다.
나..라고 한다면 내 육체의 전부보다는 내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뇌와 그 뇌로 부터 뻗어나가는 무수한 신경줄기를 연상한다면
너무 잔인한건가..
책을 읽는 도중 자꾸만 연관된 생각이 머리를 맴돌아 조금은
집중하기 힘들었던 책.
그리고 글 쓰는 사람마저 도중에 자꾸여러 생각을 보임으로서
집중하기가 더 어려웠지만 ‘나’에 대한 인식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꼭 읽어볼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