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구직활동

개인적인 생각과 기록, 다짐을 적어가는 블로그인데 최근의 주제인 독일 이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고, 나와 내 가족의 삶에서도 어쩌면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라 바쁜 와중에도 조금씩 기록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온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발리에서 독일로 가자라고 결정하고 바로 10일 뒤에 비행기표만 예약했다. 그리고 10일동안 어느 지역으로 갈지, 어디서 지낼지를 결정하고 급하게 베를린으로.. 회사를 만들지 고민하다가 여러가지로 준비가 안되어있다고 판단하고 구직을 하기로 결정.. 급하게 이력서를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좋아보이는 회사 몇곳에 이력서 제출, 그리고 그 중 한 곳과 전화 인터뷰, 하지만 탈락.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까? 몇 곳에 이력서를 더 넣어보고 또 몇 번의 전화 인터뷰 제의를 받고 여러가지로 고민해보니 내가 가려는 회사들이 겉으로는 좋아보이지만 실제로 그 안에서 하는 일들은 어떨까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것 같다.

NHN에 다니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회사였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안정적으로 살고 조금은 편하게 살고 싶었을 때의 이야기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도전하고 더 새롭고 싶었던 나는 그런 프로세스가 싫었고 결국 뛰쳐나와 내 회사를 만들었으니까..

그렇게 내가 왜 처음에 독일에 회사를 만들려고 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작된 고민..나의 발전과 가족의 안정을 동시에 만족시킬수는 없을까? 그리고는 주제를 달리해서 구인 공고를 찾아보았고 겉으로 보기에 좋은 회사가 아닌 작으면서도 실력있고 내 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으면서도 도전할 거리가 많은 회사를 찾았다. 바로 이력서와 레터를 보냈고 전화인터뷰를 거쳐 조만간 최종 면접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이력서를 보낼 당시 이 회사를 마지막으로 구직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무비자 90일 기간이 끝나가기도 하고 구직비자로 기간은 연장할 생각이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이런 상태로 가족을 방치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떠돌이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만약 떨어지면 구직비자로 있는 동안 유럽과 독일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아무튼 지금은 면접을 앞두고 있고, 이 회사 전에 보냈던 이력서들도 반응이 좋아 다른 회사와도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고 몇 군데 더 진행되고 있는 곳도 있다. 원래 어제로 예정되어 있던 함부르크의 회사 최종 면접은 고심하다 거절하였다. 그야말로 부품처럼 일할게 확실한 회사라 애초에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요즘에 절실히 느끼는 거지만, 결국 이런 선택 하나하나가 내 삶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구직을 한다는 것..다른 사람에게 나를 증명하고 알리는 방법 자체도 어렵지만, 스스로를 막연히 좋은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어떤 부분이 좋은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아야지..기회가 오기 전에 준비해야지 라는 생각은 많이 해 보았지만 기회를 만들어야지 라는 생각은 많이 못해본것 같다. 아직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자체가 요즘의 나를 들뜨게 만든다. 아..내 삶의 기회를 내가 만들 수 있구나. 기회의 크기와 관계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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