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우.
알람이 울리자 혼자 눈을 뜬다. 나한테 먼저 나가서 옷을 입겠다면서 나간다. 스타킹을 신으면서 구멍이 뚫려서 추운 스타킹이지만 이게 제일 이쁘다면서 방실방실 웃는다. 옷을 입으면서 아빠 일 너무 많이 하지 마라는 잔소리도 잊지 않는다.
입었던 잠옷은 예쁘게 개서 놔둔다.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으면서도 아빠한테 참 할 말이 많다. 아침을 먹고 머리를 빗고 도시락에 과자 좀 넣어달라는 부탁도 한다. 양치질을 하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 나간다.
학교까지 데려다 주지 말라고 해서 교차로만 건너서 헤어지는데 끝까지 아빠 걱정을 한다. 빨리 일 끝내고 보기로 약속하고 하이파이브를 한 뒤 달려서 학교로 갔다. 오늘은 가방이 더 무거워서 힘들다고 한다. 어제 씽씽이를 오래 타서인지..
오늘의 호야.
자고 있는 호야를 들어다 식탁에 앉혔다. 나한테 떨어지기 싫어 징징거리다 컴퓨터로 뭔가 보여준다고 하니 자리에 앉았다. 지우를 데려다 주고 호야와 함께 유치원으로 향한다. 지하철도 타고 좀 걸어야 하는 거리지만 호야는 불평없이 잘 따라온다. 지하철 시간이 급해서 뛰자고 하면 그게 그렇게 신난지 활짝 웃으면서 뛴다. 손은 꼭 제대로 잡아야 마음이 놓인다.
걸을 땐 궁금한게 많다. 왜?왜?왜? 평소 성격 답지 않게 그래도 잘 따라오고 힘들다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유치원에 다가오면 아는 친구, 아는 사람이 누가 있나 궁금해 한다. 그리고 유치원에 들어가면 빨리 놀고 싶은 마음 반, 부끄러운 마음 반으로 늘 조금 망설이지만, 곧 아빠는 보지도 않고 놀러 들어가 버린다.
두 발 자전거를 못타니 씽씽이도 힘들게 타다가 어제 잠시 알려주니 이제 두 발을 씽씽이에 올리고도 중심을 잘 잡는다. 힘이 들지 않으니 더 신나서 한참을 타다가 집에 갈 땐 지쳐서 나보고 밀어달라고 한다. 아직 조그만게 역시 아기는 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