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ning trust

누군가를 선의로 도와줬는데 도움을 받은 당사자가 ‘선의’를 내 이익을 위해 본인을 이용한, 즉 ‘악의’ 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있다. 내 인생에도 크고작은..이런 일들이 있었는데 또 그런 경험을 하게 되어 조금 속상하다.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본인이 부끄러워질 만큼 나의 선의를 파악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심지어 상대방이 더 민망해질까봐 설명을 피한적도 있었다.

백이면 백 사과를 하거나 연락을 하지 않게 되는 두 가지의 결론이 나는데,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는 나에게 너무 민망한 나머지..혹은 끝까지 자신이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두 경우 내 입장에서는 아쉬울것 없지만 선의가 악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기분좋은 경험은 아니다.

사람을 잘 믿고 손해보는것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나를, 정은이는 답답해 한다. 정은이는 내가 얼마나 고생하고 신경쓰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것들을 나누는 내가 못마땅하기 보다는 이것이 악의로 비춰지고 내가 상처받는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종종 상처를 받기도 했는데 요즘은 이런 일이 생기면 상대방의 그릇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는다.

한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물에 빠진 놈 구해줬더니 봇짐 내놓으라고 한다’는 식의 사고전환이다. 나 또한 다른 분들의 도움 없이 오늘이 있을 수 없었겠지만 가능하면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주의이다 보니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느꼈을땐 감사하다는 마음 뿐, ‘네가 더 이익이겠지’ 라던가 ‘네 이익 때문에 날 도왔겠지’ 라고 생각해본적도, 할 수도 없었다.

결국 나의 결론은 상호간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거나 선의를 보이는 입장에서는 ‘너는 이익인데 날 믿지 않아도 상관없지 않아?’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기를 치는 것 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상대방의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 상대방을 돕거나 선의를 전달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 조차도 서로에겐 신뢰를 쌓아가거나 잃어가는 과정 중에 하나일 것이다. 전생의 업을 따질 필요도 없이 이 업들이 서로의 관계를 정의하고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갈 것이다. 세상은 단순하게 사는게 이익인것 같다. 선의이든 악의이든 물에 빠진 놈 구하는거 포기하는건 어려운 결정이 아니다. 빠진놈이 아쉬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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