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019년은 별 다른 일 없이 평안하게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우의 학교 입학처럼 많은 일들이 예측 가능했고 계획되었던 일들이었으니..

늘 그렇듯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으니, 그야말로 언제나 ‘다사다난’ 했던 1년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 한 가지 결과는 다른 일의 원인이 되니 그것이 나쁜일이었는지 좋은일이었는지는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는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 중에 지금도 진행 중인 몇가지 일들을 적어보자면 단연코 회사에 던진 나의 사표가 되겠다. 왜 사표를 던지게 되었는지를 따져보자면 사실 올해 두 번 승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일이 힘들어서 못견뎠다면 그건 또 아니다. 더 많은 책임을 가지고 일들을 진행하다 보니 회사 내부 사정을 더 잘 알게 되고 거기서 경영진과 나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냥 개발자로 있었다면 모르거나 모른척 넘어갈 수 있는 그런일들이 이제는 못본척 넘어갈 수 없는 위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의 다음에는 나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또 다른 챕터가 기다리고 있다. 사표를 내지 않고 더 버티고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무언가에 홀린듯 아무런 계획없이 사직을 하고 보니 내 앞의 가능성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조직에 특화된 기술이 아닌 내가 나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었고, 사실 이미 무엇이 나에게 옳은 정답인지 알고 있었으니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가장으로서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한다는 것이 내심 아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정도 수입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 가슴뛰지 않는 일은 하지도, 쳐다보지도 말자. 사람들도 다 쳐냈는데 이까짓 것들은 일도 아니다. 차분히 마음정리 몸정리를 하면서 생각하니 또 기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더 다사다난한 2020년을 만들 수 있을만한 일들, 나를 다시 한계로 몰아 붙일 수 있는 상황들,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들 말이다.

지나간 일에 옳고 그름은 없다. 그 일로 말미암아 내가 그 다음 선택을 혹은 그 결과를 옳게 혹은 그르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정말 가능하다면, 매일 가슴뛰는 하루로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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