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은 이라고 시작하고 싶지만 사실은 그 전에도 그리고 그 전에도… 라고 이야기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렇게 지난 시간들을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코로나를 떠나 재택근무를 하게 되어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과 아이들 그리고 원래 신경쓰고 있던 다른 일들까지..
어느 날은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멈추지 않았던 시간도 있었다. 익숙해지고 요령을 찾게 되면 그래도 조금은 덜 힘들 수 있지만 한 사람이 물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직업으로 보자면 수 많은 일들과 문제들을 해결한 결과로 이제 두 번째 Softlaunch 를 시작하였다. 아주 마지막 그 순간까지 이런저런 버그와 실수 그리고 시행착오로 제대로된 생활이 불가능했다. 후련하고 뭔가 바뀌는게 있을거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뭔가 답답한 이 기분… 내 부족함이 아닌 다른사람의 부족함을 도와주고 메꿔놓았더니 그 삽자루가 여전히 나에게 쥐어져 있는 기분에 굉장히 우울하다.
가족이나 집안의 일이야 곧 나의 일이고 또 언제든 조절할 수 있으니 이런 생각은 들지 않지만 일은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손을 놓자니 배에 나온 구멍에 물이 들어오고 있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래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우리 팀도 불과 1년 사이 많이 사람들을 내보내고 다시 뽑았다. 다행이 개발은 좋은 사람을 뽑아 잘 하고 있지만 이제 규모도 커지고 업무 처리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아이들은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지만 늘 싸우고 티격태격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 나 또한 굉장한 감정 노동을 하고 있는 와중에 내 기분은 마음 깊은 곳에 눌러담고 이곳 저곳 불이난곳을 찾아 다니며 또 다른 감정 노동을 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이 많고 다들 성격도 다르고 원하는 것들도 다르니 갈등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런 갈등이 감정의 상처로 바뀌고 당연히 당사자들은 그러한 상처에 대해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3자, 주로 내가 그 마무리를 진행해야 한다. 끝이 나지 않는 두더지 게임처럼 한 곳을 누르면 한 곳이 터져나오는 상황이 얼마나 계속되었는지 모른다.
이제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마음에 억지로 참아가는 마음으로 나 또한 다른 하나의 폭탄이 되어버린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근본적인 문제보다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급급하니 그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냥 답답하고 우울하다. 나 또한 두더지 게임 속의 두더지가 되어 튀어 나올때 마다 두들겨 맞더라도 소리한번 지르고 내 감정을 쏟아내 버리고 싶다. 누군가 치워주겠지, 아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다들 힘들고 외롭다고 하는것 같다. 나도 힘들고 외롭다. 나도 소리지르고 싶다. 그냥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다. 내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 화를 잘 풀어서 모든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일이 버겁거나 집에서 힘들거나 이런 것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아니 내 마음이 이해 받았다는 기분이 절실하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나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있는 것 같다. 나는 사라져 버리고 역할로서만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부정적인 기분을 만드는 모든 것들을 지워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끝은 있다. 내가 잡고 놓지 못해 끝이 안나는 것 뿐이다. 한 번 사는 인생, 뭐가 대단하다고 그렇게 울고 불고 잡고 놓고… 그래 어쩌면 오늘 이 결심을 하기 위해 벼랑 끝으로 몰아왔던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만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