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의 성취,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

지우 학교에서 9학년이 되면 오케스트라를 하던 아이들은 상급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본다. 딱히 차별을 두는건 아니지만 오케스트라는 아무나 갈 수 없기 때문에(악기를 다루어야 하므로), 입학 때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지 않으면 나중에 들어가는것은 아주 어렵다.

5,6,7,8 학년 동안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면서 9-12학년동안 상급 오케스트라를 하게 되는데, 이 또한 시험을 봐야 하고 여기서 떨어지면 합창단이나 실용음악을 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오늘 있었던 그 시험에 지우는 당당히 합격하고 왔다. 그것도 1st 바이올린으로!

처음 이 학교에 올 때만 해도 바이올린 초보 티를 벗지 못해서 2nd 바이올린으로 시작했는데 상급 오케스트라 합격 뿐 아니라 1st바이올린, 그리고 전에 악장하던 아이와 단 1점 차이로.. 9학년 이후로 열심히 하면 악장도 노려 볼 수 있게 되었다. 실력이 비슷했던 한 친구는 상급오케스트라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내가 너무너무 자랑스러운 것은, 나와 정은이는 단 한 번도 지우한테 바이올린 연습을 하라는 말을 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스스로 연습하고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다. 물론 공부도 마찬가지다. 반에서 아마도 1,2등을 다투는 듯 한데, 우리는 지우가 언제 시험을 보는지 뭘 하는지도 잘 모른다. 혼자 공부하고 결과만 듣는 경우가 많다. 어느 순간 부터 너무 바빠져 버린 지우.. 무엇을 하나 보면 독서, 뜨개질, 공부, 운동, 바이올린, 핸드폰 영화 감상 등 정말 단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꽉 채워 보내고 있다.

어릴 때 부터도 에너지가 넘쳐서 감당이 안되었는데 그 에너지를 이렇게 올바른 방향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본인 스스로 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있으니, 바로 이 부분이 너무 너무 자랑스러운 것이다.

지우 뿐 아니라 호야와 시우도 학교에 다녀오면 자기 자랑 하기 바쁘다. 세 아이들이 이루는 작고 큰 성취들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우리가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들을 이렇게 키우고 있었을까? 지금 처럼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옆에서 지켜봐 줄 수 있었을까? 아이들이 잘 하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너무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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