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능을 봤던 때가 98년이니 근 10년이 다 되어간다.
난 수능시험이야 그냥 시험처럼봤는데..
두려움 보다는 너무나 홀가분 했던 기억이 난다.
끝나고 나오면서..이제 진짜 끝이다..라는 생각과..
운전면허따야지..이런 생각을 했는데.
사실 내 수능의 에피소드는 두가지 이다.
하나는 시험 중..
평소 수학에 자신이 있었던 터라..30분만에 수리영역을 다 풀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풀어보는데..14문제를 다시 풀어서 9문제를 고쳤다–;
나중에 보니 그게 다 맞았던데 참으로 운명의 갈림길이아니었을런지..
더구나 너무 못했던 확률문제 하나는 시험지에 모든 경우의수를 나열해서 풀어버렸다.
(아이러니하게 이제서야 확률과 통계로 골머리를..ㅠㅜ)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채점..
그당시만해도 인터넷이 보급되기 바로 직전이어서 보통 애들한테 정답확인은
TV EBS채널에서 진행하는 채점 방송을 보는 것이 유일했다.
하지만 앞서가던 나…천리안의 정답공개 페이지에 들어가서 초 스피드로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소심한 나는 수험표에 모든 답을 다 적어왔다–;
언어영역 채점 시작..
옆에서 엄마가 상기된 표정으로 보고계신다.
1번 찍(틀리는 소리) 2번 찍 3번 찍….
아..내가 언어를 못한다지만 이정도는 아닌데..
120점 만점에 60점 정도를 맞았다..(평소 110점이상)
엄마는 힘없이 부엌으로 가버리고..난 재수를 결심했다..
죽어도 재수는 안할려고 했는데..
그러던 바로 그 순간..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자그마한 글씨..’짝수형’..
아..난 홀수형인데 썅!
바로 엄마를 다시 호출하고..채점에 돌입–;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채점을 끝냈다..머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엄마도 십년감수했다며 빨리 수리영역을 채점 해보란다..
수리영역은 일단 홀수형 확인.
그리고 채점을 하는데…엥…내가 두번이나 풀고 검산했는데 쭉쭉틀린다..
셤 볼때도 수학 망쳤다고 울상인 친구들이 많았는데..
나도 너무 많이 틀린다..
엄마 표정은 다시 굳어지고..다시 부엌으로 가버리신다..
혹시 아까처럼 짝수형은 아닌가 확인했지만..그렇지 않았다..
떡하니 홀수형이라고 쓰여있는 글씨..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숨을 푹..쉬던중..쉬웠던 주관식 문제가 틀려있는것을 발견 다시 면밀히 검사해보니..
‘인문계 홀수형’
아…난 빌어먹을 자연계인데;;;
다시 채점을 해보니 역시 ㅠㅠ
이제 엄마는 못보시겠단다..홀로 채점을 끝내니..고1때와 비슷한 점수가 나왔다–;
그때 가슴 졸였던걸 생각하면 정말…그게 벌써 8년 전이구나..
ㅋㅋㅋ 바보탱이..
십년 감수햇겠다.
두근두근했지..하루만에 또 까먹었지만..
푸하핫..
2번씩이나 천당 지옥을 다녀왔겠넹..
잊을수가 없죠;;
ㅋㅋㅋ 형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나요?
난 좀 변하고 싶은데
절 보는 사람사람마다 똑같다 그래서 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