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라는 소리를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게다가 결혼까지..)
난 아직도 유치원 때 그 모습 그대로인거 같은데..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버린걸까..
아침에 정은이를 배웅하면서..
17년정도 전에 처음 고속버스를 형과 둘이서 타고 광주터미널을 빠져나갈때가
생각났다.
방학을 맞아 처음으로 엄마아빠와 떨어져 형과 나만 버스를 타던 기억..
그걸 바라보던 엄마..그리고 오늘의 나..
지금은 초보 남편 초보 어른의 나 이지만..그 때 엄마도 그랬을까?
‘대구까지 무사히 갈수있을까..’ 라는 생각만 가득했던 그 때..
엄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정은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서있다가 재빨리 달려 차가있는곳으로 와 혹시나
떠나는 고속버스 꽁무니라도 쫓아볼려고 차를 돌렸지만 야속한 고속버스는
그야말로 고속으로 광주로 떠나고 말았다.
어제 정은이는 결혼한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난 조금 실감난다고 이야기 했지만 사실 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에게 일어난 변화를 내가 받아들이지 않는건 아닐까?
아침에 회사까지 걸어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따뜻한 봄이와도 나와 걸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듯이…
나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느낀다면 언제나 행복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아픔이 크면 정신을 놓아버리고, 피곤이 몰려오면 쓰러져버리듯..
나는 너무 큰 기쁨에 그것들을 피하려 하는지도 모른다.
난 이정도만 행복해서는 안될 사람인데 남들보다 조금 더 행복해져도 되겠지?
나랑 정은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