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었다.
5th station(고고매) 부터 시작된 등반.
인터넷에서 본것처럼 경사도 심하지 않고 여름이라서 그런지 날씨도
따뜻하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별이..힘들어서 나는 땀은 시원한 바람이
식혀 주었다. 이상적인 등반이 될거 같았다.
깜깜한 산길을 올라 드디어 나나고매(七合目)에 도착했다.
해발 2700미터. 이제 1000미터(-_-)만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부턴 길도 조금 좁아지고 가끔 기어올라가야 하는
경사가 나온다.
좀 위험해 보이는데 올라가다 힘조절 못해서 휘청~하면 바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정도..
3250미터에 있는 산장.
쉬면서 찍어보았다.
기본이 500엔..
아래에 보이는 산장.
이런 간격으로 산장이 여러개 있다. 이런 높이로..
이곳의 산장은 모두 자체 발전.
기름이나 여러 판매 용품을 다 지고 나른다고 들은거 같은데..
뭐…이정도 높이는 가능하다고 그때는 생각했었다.
산장마다 쉬면서 올라갔는데..
갈수록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다리에 힘은 빠지고..
왠지 조금씩 추워지는거 같았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땀이 났는데..
가방에서 긴팔을 꺼내 입었다.
本八合目에 올랐을때는(3360m) 너무 추워져 버렸다.
계속 오르면 몸이 더워져서 그리 춥진않았는데..
계속 오르기엔 몸이 너무 지쳐있었다.
지도상에 나온 마지막에서 두번째 산장인 하치고메토모에에서
잘까..하다가..힘을 내서 다시 올랐다.
지도상의 마지막 산장. 이제 정상까진 산장이 없다.
정상까진 약 30분 남은거 같은데..
이제 정상에 오르는 사람도 거의 없다.
다들 자고 가나보다..
정상까지 오르기로 하고 다시 출발했으나..
살을 찌르는듯한 바람이 불어오고 사람도 한명도 없어서
일단 다시 돌아왔다.
이때가 저녁 11시 반..
정상에 산장이 있으면 12시부터 5시까지 정상 산장에서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 산장에 들어가서 물어봤다.
정상에 산장이 있다는군..좋아!
다시 산을 오를려고 했는데..이미 산장의 따뜻함을 알아버린
내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래..여기서 자다가 4시쯤 일어나서 정상을 오르자..라고
결심하고 산장으로 들어갔다.
제길..마지막 산장이라고 하루밤 자는데 6000엔이나 받았다.
여기서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냐니까 2시간 반정도 걸린단다..
헉… 사람이 많아서 그런다는데…지금 사람 한명도 없는데..
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일단 자기로 결정..
사람 한명이 잘 공간에 3명을 밀어넣는 곳으로 가서 누웠다.
그런데 아까부터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자꾸만 구역질이 났다..
이것이 바로 고산증이구나–;
그래도..내려갈수도 없고..낑낑거리면서 2시반까지 누워있었다..
그나마 좀 따뜻해서 다행이었다..
만약 이대로 정상에 갔다면 아마도 죽었을지도..
새벽 2시반..바깥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있다.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냐 말이다!
밖은 엄청나게 춥다..수건을 목도리 삼아 목에 둘렀다.
이렇게 많다.
흑흑 아까 갈껄.
앞사람 뒷사람과 밀착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3걸음 가고 10초쉬는
그런 험난한 여정이었다. 몸은 힘들지 않았으나….
추위! 매서운 추위!
씨발! 욕이 절로 나오는 그 추위…ㅠㅠ
반바지는 나 혼자 뿐이었다.
다들 프로 등반가 처럼 차려입고..
난 반바지에 발목양말에 수건을 목에 두르고 크로스백을 맨
미친놈이었다..혼자서..
너무 추웠다..빨리 정상에 가고 싶었다..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뒤로는 사람들이 빽빽..지금 내려가면 정말 아침에 동사해서
발견될거 같았다..
쓰러져서 헬기타고 병원으로 가버릴까..생각도 들고..
코도 얼고 팔의 감각도 없어졌다..
너무 추워서 생각이 마비될 때쯤..
날이 슬슬 밝아올 때쯤 나는 정상에 도착했다.
새벽 4시 반..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속으로 욕을 하면서(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해를 보기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정상에 오르니 너욱 엄청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칼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