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

오늘이 벌써 결혼 200일이다.

결혼은 사랑을 전제로 하는것이라서 결혼을 하게 되면 서로 사랑한다는것을 당연히 여기게 된다.
연애시절과 다른, 사랑한다는 사실을 공인받았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서 머리속에 물리적인 변화를 주는것도 아니고..
그 ‘공인’받았다는 생각에 ‘사랑’을 한다는 사실을 당연시하게 되면 머리속으로만 사랑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프지 않으면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듯 사람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요즘 나는 별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뭔가 잘못된것 같고 꼬여있는데 풀 수 없는 느낌이다.

무엇이든 내 뜻대로 라면 좋겠지만 세상일이 그럴수는 없는 법..
더구나 나는 내 감정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도 많이 보이고 있다.

사실 이것도 ‘난 다 컷다’는 생각에 마음의 성장을 스스로 멈춰버린 건지도 모른다.

이런 나로부터 변화하고 싶다.
내 욕심에 속상해 하고 나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지금의 나를 버리고 싶다.

때로는 이런 생각에 결혼은 굴레로 느껴지기도 한다.
매일 보고 매일 같이 있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의 변화를 주어도 연기를 하는양 어색하다.
서로 믿어주지 않으면 용기를 내기가 힘들다.

결혼은 서로 사랑해서 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결혼은 서로의 사랑을 맹세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200일동안 우리는 더 사랑하게 되었을까..?

바쁘고 정신없고 이런저런 문제로 다투고 하는 동안,
부족하더라도 즐겁고 재미있는 가정을 만들어 가자던 우리 꿈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랑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거라고 한다.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다.

다행스러운것은 내가 저 사실을 모르고 있는동안에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다는것..
결국 우리의 모든 행복의 반은 나로부터, 그리고 모든 문제의 반도 나로부터 나올수밖에 없다.
우리는 부부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만드는 행복의 반이 정은이가 만드는 행복과 섞일 수 있도록 하는것과,
내가 만드는 반의 문제가 정은이와 엮이지 않고 독립된 문제로 해결되도록 노력하는것이다.

당연한 존재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호철아..그리고 정은아.

긍정적으로 믿고 끝없이 생각하자.
서로 존중해주고 신뢰를 보여주는걸 잊지 말자.
건강한 모습으로 매일을 함께 하는걸로 우리 모든 행복에 만족하자.

우리 삶에 서로의 존재보다 더 소중한가치도, 더 필요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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