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일 월요일) 정은이와 복덩이가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집으로 왔다.
나는 이사 후유증과 몇가지 업무등으로 몸이 정상이 아니지만..그래도 오늘은 기록해 두고 싶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과정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그 하나 하나의
과정이 정말 힘들고, 어렵고 또 즐겁고 행복했다.
배속에 자라는 아이를 신기해 하며, 힘든 진통의 시간을 지나, 이제 방안에 나란히 누워있는 정은이와
복덩이를 보며.. 나도 아직도 애 같은데..이제 저 두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처럼, 막둥이처럼 살고 싶었지만 어느새 한 가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더불어 참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복덩이 출산 후 3주정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고, 결혼해서 그 소중함을 점점 잊고 살다가, 이번에 정은이가
산후 조리원에 있을때 이사짐을 싸면서 느꼈다..
이 수 많은 물건들 모든것에 나와 정은이의 추억이 간직되어 있구나..
정말 거짓말 처럼 그 많은 기억들이 머리속에 스쳐갔다..
정은이가 어디선가 경품에 당첨되어 가져온 물건 부터, 버리지 않고 놓아둔 종이 쪽지..
가지런하게 정리된 부엌과 각각의 물건을 분류한 모습들.. 이 모든 것들을 내 손으로 하나하나
챙기면서 어린시절 추억의 상자를 열어보는 것 처럼 오랜 시간을 즐거운 추억에 행복할 수 있었다.
혼자 있을때 행복하면 곧바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 이 행복을 정은이와 함께 공유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정은이와 함께 짐을 챙겼다면 이런 추억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그렇게 이사를 끝내고 우리 세 가족이 살 집을 청소하고..정리하고..밤낮으로 회사일 처리에
회의니 손님이니 산후조리원으로 빙빙 돌다가 어제밤 욕조고르는데 밤을 새우고 나서야
드디어 몸에 이상이 감지되었다.
그렇게 무리하지 마라고 정은이가 잔소리했는데..
이 또한 나중에 추억으로 기억해 낼 수 있겠지?
요컨데 요즘 느끼는 행복이란..사랑하는 사람..사랑하는 가족..사랑하는 지인들과 매일 추억을 만들고
다가올 내일을 설레여 하며 사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런 행복에는 나의 조그만 노력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