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잠이라고 한다.

나랑 정은이가 잠을 정상적으로 못자게 된 것이 벌써 약 4년째이다..

정은이는 꾸준히..푹 잘 수 없는 상태로..
난 불규칙적으로..

요즘은 내 감정을 내가 제어하기가 어렵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다 끝났다 생각하면 또 있고 또 있고..
돈은 얼마만큼 벌어야 하고 이런 생활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내가 계속 회사를 다녔다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겠지만…

그냥 그래서 요즘 우울한 것 같다.
애들이 다 정은이한테 붙어있는것도 싫다..
내가 좋은 아빠로서 할 수 있는거라고는 엄마가 쉴 수 있게 잡아두는 일 뿐인가..
아니면 그냥 돈만 벌어서 걱정없이 살게 해 주는게 내 역할인가….
애들은 엄마가 키우고 난 돈 벌고..

결국 잠을 잘 자야 한다.
머리가 쌩쌩 돌아야 일도 빨리 끝내고 여유도 생기겠지..
작년에 쓴 돈을 얼추 계산해 보았더니 정말 펑펑 쓰기도 했다..
그만큼 많이 벌기도 했나보다..

빨리 지호가 수유도 끊고 내 옆에서 잘 수 있으면 좋겠다..지우도..
내가 노력한 만큼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룰이 없는 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일종의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열심히 일한 만큼 얻겠지..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가져가는 거지..

하지만 세상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사는 다수와 그렇지 않은 소수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이상적인 사회는 이렇게 구성되면 안되겠지만 현실은 이렇다.

오래전부터 이러한 모순적인 사회구조에 대해 고민했고,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구조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다만 사람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자신이 이룰 수 없다면 인정해 버리게 된다.

주식부자들의 재산에서 과연 주식평가액을 인정해 줘야 하는가?
기업을 세우고 키운 노력의 가치로 보상받기에는 터무니 없이 큰 금액이다.
이러한 것들이 자본주의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인 사회구조를 생각했을 때, 이러한 보상은 조금 커 보인다.
모든 성공한 부자 기업가들이 사회적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모를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냥 인정한다. 억울하지만, 이걸 부정해 버리면 혹시나 자신에게 올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으니..
그리고 그 사람의 부에 편승하려고 한다. 

내가 너보다 싸움을 못하니..차라리 너의 오른팔이 되어 작은 권력이라도 누리겠다는 이런 생각말이다.

바닥부터 시작해 자신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위치까지 올라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를 예로 들어 요약하자면,

어느정도 강하지만 최고로 강하지는 않은 동물A가 있다.
A보다 약한 B 동물이 A를 이길 자신이 없으니 A를 인정하면서 스스로 A의 부하가 된다(불합리한 구조의 시작).

사실 A보다 강한 동물 C는 이러한 구조를 보고 도전의식을 상실하고 B의 부하가 된다.(불합리 심화)
혹은 A에 도전하더라도 B를 거쳐가야 하기 때문에 A보다 강했더라도 A에 이길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수직적인 조직구조가 불합리에 기여)
이런 구조적인 불합리가 심화되면(다들 불합리에 편승하여 자기 자리를 하나씩 가진다)A는 그 무리에서 상식적으로 이루기 힘든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동물 D가 A의 위치에 오르려면 자신의 100%의 승률을 가지더라도 A의 위치에 오를 수 없게된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A를 신격화 시킨다.
A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신화를 써 내려간다.(D에게는 이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구조적 모순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도록 수 많은 장치를 제공한다.

결국 구성원들은 A는 특별하다고 인정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살아간다.
(노예로서..)

일당 백?

능히 10인분의 일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10배로 돈을 버는건 아니지만…

10인분의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내 몸뚱이가 하나라서 10인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니..
결국 몸이 축나고 있다.

사람을 고용하자니 5인분도 안되는 능력에 휴식 못 취하는건 매한가지이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고용하지 않는다.

사실 10인분이라기 보다 효율과 집중의 문제인데 효율적으로 일하면 누구나 2-3배의 능률을 낼 수 있다.

난 누구보다 짧은 시간에 아주 효율적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돈도 더 벌고 시간도 더 여유롭다.
이렇게 사는게 잘 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못사는게 아니라는건 확신할 수 있다.

4년을 이렇게 살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 ‘멋있는 삶’ 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더 생겼다.
멋있는 삶이라는게 뭔가를 거창하게 이루거나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다.
매일 매일 멋있게 살면 되는거지 매 순간.

행복은 기본이고 거기에 +알파로 멋있게 사는거야!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뿌듯하게 말이야. 

조울증상

2011년이 끝나간다.

우리가족은 지금 모두 아프다.
부모는 아파도 쉴 수가 없다.

2012년엔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명확한 목표도 없지만 그냥 경험해보는 정도의..막연함만 가지고..
어쩌면 여기서 탈출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것 같다.
근데 무엇으로부터?

아니면 우리 인생에 변화를 주고 싶은건 아닐까?

힘들고 어렵고 바보같다는 것을 알면서도..새로운 길을 가고싶은건..
이후의 방향들이 옳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하는건데..

가끔 자신이 없다.

난 자신이 없어지는 때의 내가 너무 싫다.. 

걸음마

지난 주 할머니 오시기 전부터 살짝 걷더니 아주 재미를 붙였다.
1주일정도 만에 이제는 기어다니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아직은 위태위태하지만 본인이 걷는 다는 것을 인지하고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걸으려고 한다.
이 과정이 지우에게는 아주 짧고 당연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지호도 열심히다. 한 번 할 수 있다고 느끼고 나서는 쉬지않고 노력한다.
덕분에 하루하루 걷는 능력이 놀랍게 성장하고 있다.

걸어서 그런가 조금 체력 소모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더 잘 먹고 잘 자는것 같다.
이것이 바로 ‘선순환’!

이상하게 말도 더 잘 알아듣는것 같고..

뒤뚱뒤뚱 걸어서 아빠한테 와서 와락 안기고..다시 엄마한테 가고..신바람 난 지호..

 

역시나 올해도..

전통적으로 11월은 바빴던거 같다.

올해는 2월부터 밤샘을 해서..11월에 아주 끝장을 보는거 같다.
8시간은 꼭 자야 하는 나..
지우 출산 후 살짝 못자서(그냥 한두번 깨는 정도?) 5kg 감량..
이건 우습지도 않음..

호야 태어난 뒤로는 거의 못잠…

물론 마누라님께서는 나보다 훨씬 못잠..

그러나..올해는 조금 다름..내가 밤샘하는 일이 많았음..

한국 관광공사때는 2일 연달아 잠을 안자보고..
나이키 코비 이벤트 때도 그랬지..
또 뭐 있었는데 기억도 안남..

이번에 LG트롬 스타일러는 정말 일이 끝날 수 있을까 싶었다.
밤샘하고 몇시간이라도 자야 하는데..바로 외근나갔다가..
피곤에 쩔어 들어와서 당연히 자야하는데 다시 밤샘..
이렇게 2주했더니 일이 끝났다.

그러고 좀 쉴까 했지만 오늘까지 청담 LMF 프로젝트로 달렸다..
새벽 3시는 이른 감이 있을 정도로..

이것도 언제 하나 싶었는데 오늘 보란듯 1차 완성을 했다.
그것도 나의 첫 안드로이드 프로젝트..
간만의 java..그러나 할만했음..

그 와중에 효덕형과 쇼핑몰 관련해 디자이너 미팅 및 개발 설계를 했고..
또 그 와중에 효원형과 새롭게 진행할 프로젝트 관련해 미팅도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짬짬히 주식투자(아침에 일어나 장 초반 1회정도..)로 용돈벌이도 했음..

4개월간 챙겨온 경제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음..

개발도 하면서 대표 노릇하느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많이 했음..

그렇게 해서 오늘이 되었는데 이제 일 마무리만 남았음..
그리고 컨텐츠 만들어 집어넣어야지(지금 46개중 1개 완성)..

스스로 대견함..아빠, 남편노릇 소흘해진건 미안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 안타까운 마음이 큼..
그래도 어쩔 수 없음..이번 프로젝트로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음..

나한테는 그거면 좋다..이제 파일 보내고 좀 자고 전화해야함.. 

이 생활이 언제까지 일지 모르겠지만 돈 벌어서 다행임..
어제는 내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갑자기 샘솟아 잠들기 어려웠음..
10년 사회생활에 반이 내 회사였다고 생각하니 아깝고 안타까움..
이 회사는 꼭 성공하는 회사로 키울 것임..

물론 가족의 희생을 거름삼아 클 생각은 없음..새로운 시도를 할 것임..
그리고 우리 가족은 1년 안으로 출국하게 되어있음…. 

아빠 언제 왔어?

오늘 효덕이형 만나고 코스트코 다녀오려고 나가는데 지우가 같이 가자고 한다.
효덕이 삼촌 만나서 아이스크림 먹었던걸 기억하나 보다..

회의해야 해서 혼자 간다고 했다.
지우가 김을 더 달라고 하니 엄마가 김이 없다고 했다(더 안주려고..).
아빠가 사올거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지우 자고 있으면 아빠 다녀올게~ 하고 나갔다.
집에오니 애들은 다 자고..지금은 새벽 4시..
방금 지우가 깨서 오더니 ‘아빠 언제왔어?’ 그런다..

쉬야가 하고 싶어 나왔나보다..
쉬야 하면서 나한테 물어본다..

‘아빠 언제 왔어?’
‘나 자고 있을때 언제 왔어?’

‘응~지우 자고 있을때 왔어~’

‘오분 있다가 왔어?’
‘그런데 김이 있더라?’

다용도실에 김이 있는걸 봤거나 정은이가 줬나보다..

귀여운 지우.. 

정은아..

우리 만난지 11년에..
아이가 둘이고, 그 둘째도 이제 돐이 되었다.

원래 알뜰했던 정은이..나랑 결혼해서 벌써 다섯번이나 이사 다니고..
직업도 불확실한 남편..짠돌이 남편 만나서 더 아끼느라..
오늘 옷장에 옷을 보니..입을만한 옷이 하나도 없더라..

옷사줘야지..사줘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고..
뭐가 바쁜건지..해줘야지 하면서도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이쁘고, 밝은 내 짝인데..
아이들 키우면서 속상한 마음 계속 참고 있었다는걸 내가 잠시 잊었나보다..

내가 제일 챙기고 잘 해줘야 할 사람인데..
나 바쁘다는 핑계로 정은이 속 상하게 그냥 내버려둔건지도 모른다..

나중에 후회없도록..그리고 지금 행복하게 해 줄게..! 

호야 드디어..서는 것에 관심을.

저번에 몇번 손 놓고 서고나서 무서운지 금방 주저앉아버렸는데..
어제부터 스스로 설 수 있다는걸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자기 혼자 서고, 웃고 좋아한다.
지우는 300일날 처음 서자마자 이런 분위기였다.
그리고 계속 혼자 서고 걸을려고 노력해서 10여일만에 걸었던것 같다..

이제 지호도 서는것에 관심을 보였으니 금방 걸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것저것 잡고 잘 걸어다닌다.
돐이 일주일 남았는데 돌 전에 첫걸음을 걸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