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을 정도로 빨리가는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지금 내 나이의 모습이 상상과 달라서인지 내가 중년이라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신 연령은 12세 정도에서 멈춘것 같고 여러가지 잡다한 지식만 늘다가 아이들 키우느라 혼빠지고 독일로 와서 엎치락뒤치락 하다보니 40대 그것도 중년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딱 한가지 크게 달라진게 있는데 행복해지고 싶다,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 다는것이다. 애초에 행복은 가까이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어떤건지 몰랐던 어린 시절에 비해 지금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행복은 정말 행운인것 같다. 20살에 정은이를 만나 서로의 조건과 아무 상관 없이 순수하게 사랑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25년을 같이 지내며 서로 닮아가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이들 셋 모두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고 있을 가능성은? 다들 힘들어 한다는 아이들 사춘기에 매일 아이들한테 사랑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 가능성은?
나에게 이 모든 것들이 행복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노력보다는 정말 운처럼 내 옆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치 로또에 여러번 당첨된 기분이다.
나에게 이런 행운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고민들은 모두 작아지기 마련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은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는 덤으로 느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