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페이지를 만들다

마음속에 생겨나는 의욕의 씨앗을 더 크게 키우기 위해 내 홈페이지의 랜딩페이지를 만들었다.

오랜시간 블로그로만 운영해오던 sanoi.com 을 블로그는 blog.sanoi.com 으로 분리하고 내 개인/개발을 위한 랜딩페이지를 만들었다. 내 사생활과 분리하기 위해 sanoicom이라는 브랜드로 각 소셜 계정들을 만들었다.

이 랜딩페이지에는 내가 만든 서비스 링크를 모아놓는 포트폴리오 페이지로 운영할 생각이다.

생각 없이

집에 손님이 오면 집도 치우고 음식도 차리고 준비할게 가득이다. 대학교 자취할때는 사람들이 쉽게 놀러오고 나도 사람들 만나는게 좋아 다른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신혼때도 집에 와봐야 다들 우리 사정 아는 친구들, 선후배 들이니 동아리방에서 만나는 것처럼 즐겁게 보냈다. 독일 오기 전에 발트에 살때는 단독주택에 사방이 노출되어 온 동네사람들이 들락거렸고 애들이 어려 집이 엉망이어도 어쩔 수 없었다. 독일 쉐네베악 살때도 애들이 어리니 거실이 놀이방이었고 손님들은 자주 왔지만 주로 음식장만에 난리였다. 지금 집에서는 손님이 오면 정은이가 여러가지 준비를 많이 하는데 나는 종종 자취방에 친구들 놀러오던 그 때를 떠올린다.

마침 우리 건물에 나이도 비슷한 친구들이 몇몇있다. 가족끼리도 친하고 벌써 거의 10년째 같은 건물 살고 있는데 친해지는 속도는 제각각이다. 그냥 심심하면 문 두들기고 와서 맥주 한잔 하고 가고 그랬으면 좋겠는데..생각하다 1층에 사는 변과 2층에사는 필립을 불러보기로 했다. 변은 나랑 몇번 이렇게 맥주도 마시고 동네 산책도 하고 그랬는데 미안하게도 내가 늘 바빠 변이 항상 나를 부르는 식이었다. 필립은 우리랑 동갑이고 필립와이프 카트린도 한살차이.. 무엇보다 시우가 필립네 아이들 로버트랑 동갑에 동생 그레기랑도 매 주말 매일 놀정도로 친하다. 자기들끼리 가족이라고..

필립네는 초대하고 초대받고 그랬는데 이걸 좀 편하게 해보려고 오늘 그릴할까하는데 놀러오라고 했다. 카트린이 몸이 좀 아프다고 해서 필립만 오기로 했는데 물론 로버트랑 그레기도 오겠지.. 그리고 변을 불렀는데 마야도 올 수 있음 오라고 했다. 호야랑 지우한테도 친구들 부르고 싶음 부르라고 했는데 평소같으면 그냥 안부른다고 했을텐데 지우는 남친을..호야는 친구들을 부르겠다고 한다.

음.. 우리 다섯, 필립네 셋, 변, 다른 친구들 네명정도? 그럼 오늘 집에 13명 정도 오는것 같은데 정은이는 눈에 걱정이 가득이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신경쓰지 마라고 했는데 정은이가 생각좀 하고 사람을 부르라고..

고기는 7키로정도 되니 먹는건 문제 없을것 같고.. 나 정은 필립 변 꼬맹이들 먹을거 미리 구워서 먹고 나머지 10대 친구들은 알아서 구워먹으라고 하려는데… 자리야 서서 먹든 지들 방에 침대에서 먹든 마당에서 먹든 알아서 하겠지..지하실에 캠핑의자도 있고..

함 보자 어떻게 되는지..난 조금 생각없이 살고 싶다~~~

이직

이젠 마치 연례 행사처럼 이직을 하고 있다.

부두와 지금 회사 모두 1년1개월 재직 후 이직이다. 이 회사가 내 인생의 마지막 회사가 되기를 바랬는데 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건 좋지만 개인프로젝트로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늘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것.

젊은 친구들이 열정과 패기로 인생을 갈아 넣자고 하는데 나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갈수록 미국(혹은 예전의 한국)식 회사 문화를 강제하는 것.

등이 나에게 다가온 현실적 문제였다. 물론 의사결정이라던가 몇가지 다른 불편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직의 가장 큰 동기가 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회사는 내 개인 프로젝트 진행을 존중하고 무엇보다 근무시간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오퍼를 먼저 받았는데 연봉이 너무 차이가 나서 거절했다. 새로운 곳의 조건은 지금보다 살짝 좋아진 편이지만 그것 또한 아주 큰 의미는 없다.

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시간과 조건을 개선하는 것으로, 그리고 이것이 나의 동기를 더욱 강하게 해 줄것으로 믿는다.

이번 이직도 지난 회사에서의 인연으로 초대받다 시피 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이 전에 오퍼를 준 회사 또한 첫번째 메일에서 오퍼를 줄 정도로 인연의 효과는 강력했다. 지금 가는 회사에서도 한가지 기대가 있다면 이러한 인연을 더 만드는 것이다. 독일에 와서 8번째 회사인데 처음 두 번의 회사만 나 스스로 지원을 했고 다섯번은 모두 추천으로..한 번은 창업자 요청으로 합류했었다.

독일에 처음 와서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봤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

2025

오지 않을것 같던 2025년은 너무나 빠르게 왔다. 대체 2024년은 어떻게 지나버린걸까? 그 어느 때 보다도 빨리 지나가 버린 2024년..2025년도 이렇게 빠르게 가버리는걸까? 2024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1. 한국에서 손님들이 연속으로 왔었다. 먼저 처남이 3월달에 와서 4주반동안 있다가 갔다. 다행히 내가 집에서 일하고 또 회사를 그만 두던 때라 같이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5월엔 부모님이 6주간 방문, 원래 일정은 2주는 우리집에 4주는 여행갈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모두 취소하려다 정은이가 그냥 오시라고 해서 오셨는데 6주 내내 조금 아프시고 시차적응만 하시다 가셨다. 그 다음 조카들 둘이 7월에 4주를 보내고 갔으니 총 14주, 그러니까 3달 반 이상 우리집에 손님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 말은 아이들 방을 손님 방으로 썼다는 말이고, 나는 거실에서 잤다는 말이고, 정은이는 5인분이아닌 6-8인분의 식사와 빨래 등 집안일을 처리했었어야 했다는 말이고, 우리끼리의 주말이나 쉬는 날 없이 지냈어야 했다는 말이다.

    물론 모두들 우리가 너무 좋아하고 보고 싶었던 손님들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맞이했지만 물리적으로 우리의 체력이 버텨주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고 훌쩍 가버린 시간이 아쉽기도 했다.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하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2. 이직을 했다(또). 어느 회사를 다녀도 만족을 못하겠지.. 일이 많으면 많아서 없으면 없어서.. 몇번째인지 기억하기도 힘들지만 2014년 독일에 온 뒤로 10년간 7번째 회사인것 같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게임하나 만들던것 까지 하면 8번째지만 일단 프로베차이트만 7번, 3년 반을 프로베차이트로 있었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그냥 저냥 만족스럽다. 회사에 크게 바라는게 없어서 그런것 같다. 회사는 지난달 15밀리언 유로 투자를 받고 잘나가는 중이다. 올해는 나 스스로 하는 일들에서 가능성을 보는게 목표이다. 더이상의 이직은 하고 싶지 않다. 이직하고 3개월 동안 게임 하나를 혼자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가지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3. 시간이 빨리 가는것 처럼 느꼈던 또 다른 큰 이유로 병원에 다닌것을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올해 초에 이빨 하나를 뽑아야 했고 손님들을 모두 치룬 뒤에는 귓바퀴에 피가 고여 이걸 빼는 수술을 해야 했다. 호야는 코가 부러져서 수술을 해야 했고 시우도 발목을 접질러 한달 넘게 목발을 사용해야 했다. 이런 일들로 두세달이 또 훌쩍 지나버린것 같다.

    4. 형과 함께 앱 출시. 이건 2022년부터 형이랑 조금씩 했던 일인데 작은 서비스들로 만들던 것을 모바일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웹으로 만들고 유니티로 만들고 다시 플러터로 또 만들어 앱으로 출시했다. 아직도 테스트 성격이 강해서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하는건 아니지만 모바일 앱 하나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수 있을것 같다.

    5. 뭔가 만든걸로 치자면 게임 에셋을 만들어 팔아본 경험도 빼 놓을 수 없다. 9월부터 작은 에셋을 만들어 에셋스토어에 팔아보았다. 엄청난 성공은 아니지만 작은 노력으로 한달 100-200 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6. 지우의 영주권 획득. 계획대로라면 나와 정은이가 시민권을 딸 때 온 가족이 시민권을 따는건데 지우 비자가 만료되어 지우만 영주권 신청을 하고 받게 되었다.

    7. 그리고 여행… 올해는 우리 가족끼리 많은 여행을 하지 못했다. 크게 한방으로 이집트에 다녀왔는데 오래간만에 완전히 다른 기후를 경험해서 그런지 모두들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모두 만족스럽게 다녀왔던 여행이다. 나는 좀 불편하게 자고 푹 쉬지 못했던 기분이 들었지만 다른 곳으로 여행했다면 더 힘들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녀본 여행중에 가장 비쌌던 여행이기도 하다. 짧지만 1박2일로 호야랑 시우만 데리고 폴란드 여행도 다녀왔다. 같이 먹고 걷고 이야기 했던 조금은 심심했던 여행이었지만 내 기억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래..1년의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지만 하루하루 계획하지 못하고 끌려가듯 지내온 시간 뒤에는 힘들었던 기억이 더 크게 남는것 같다. 올해는 조금은 능동적으로 지내도록 노력해보고 싶다.

    그리하여..올해의 개인적인 목표를 적어보자면,

    1.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베를린에 작은 상가를 하나 마련해보고 싶다. 베를린에서 부동산, 특히 상가는 거래가 정말 뜸하고 구하기가 어렵다. 여차하면 우리가 비지니스를 시작해 볼 수 있는 상가를 하나 마련하면 좋을것 같다.

    2.시민권 도전. 사실 시민권 따는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시민권 발급에 딱 두가지 조건이 부족한데, 하나는 독일어 능력이고 다른건 독일 상식테스트인데 독일어 B1자격증 발급이 가장 시급하다. 조금 노력하면 딸 수 있을것 같기도 한데, 이 노력이라는것이 잘 안되는 관계로 계속 미루어져오고 있다.

    3.게임이나 앱 정기적으로 만들어 출시하기. 일단 목표는 3개월에 하나 이상의 앱이나 게임을 출시하는것으로 하고 있다. 첫분기 목표는 ‘데이팅앱’으로 목표를 잡았다.

    4.운동.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정말 삶의 질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미룰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 근력운동하기, 애들이랑 같이 조깅하기를 꼭 실천하려고 한다.

    5.에셋 판매. 작년부터 시작한 유니티 에셋판매를 계속하려고 한다. 큰 욕심없이 한달에 하나 출시를 목표로하고 추가로 마케팅도 해 볼 생각이다.

    그 외에 가족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여러가지 경험해 보는것은 기본으로 생각하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보내는 시간 말고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시간들.. 아이들이 커서도 가끔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기술근황

    올해는 참 여러가지 기술을 쓰고 경험해본다. 그만큼 잡일을 많이 한다는거겠지? 형이랑 만드는 오늘질문만 해도 웹클라이언트 앱클라이언트를 다 만들었고 또 웹클라이언트는 Pure 에서 Vue로, 이제 다시 플러터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 앱클라이언트는 유니티로 만들었다 플러터로 바꾼 상태. 웹클라이언트 실시간 연동을 위해 웹소켓 서버를 직접 서비스하다 Ably로 갈아타고 다시 수파베이스로 바꿨다.

    백엔드도 여러번 갈아엎고 노드서버는 이제 API만, 인증은 수파베이스, 디비는 Neo4J로 쓰다가 플러터에 일부 수파베이스 기능을 사용하고 어드민은 리툴과 기존 노드서버에 GraphQL를 올리는걸로 마무리했다.

    회사에서는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지 모를 정도인데, 유니티로 모바일과 웹에 익스포트하는 게임 개발과 게임플랫폼 역할을 하는 SDK, 그리고 다중 게임을 지원하는 게임서버까지 만들고 있다. 지난 모바일 게임은 수파베이스와 노드서버, 지금은 노드서버에 포스트그리 디비를 쓰고 Vercel에 웹빌드가 올라가도록 자동화 해 놓은 상태이다. 서버는 기본서버+게임 특화 서버로 나뉘는데 관리 편의를 위해 모노리포에 기본서버는 패키지로 개발해서 배포했다. 플러그인 식으로 외부 소스를 받아 게임서버로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증도 인증이지만 이제 토큰관리가 익숙한것이 올해 많이 배운 점이고 게임은 지금까지 경험을 살려 필요한 모듈들을 독립된 패키지로 만들어 정리하고 있다는것이 또 하나 크게 변한 점이다.

    확실히 스스로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구현자체는 쉽게쉽게, 대신에 모듈별 독립성과 재사용성을 최대한 고민해서 똑같은 일은 두 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만든 모듈들은 유니티 에셋스토어에 팔고 있는데 아직 몇개 안되지만 내 추가적인 노력에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시간이 계속 되면 내가 재사용하고 조립할 수 있는 모듈이 쌓이고 이는 내가 구현하고자 할 제품의 구현 속도나 완성도를 크게 올려줄 것이라 기대한다. 이미 약 4년여 전부터 준비하고 실행하던 것들인데 이제 조금씩 결실을 보는것 같다.

    다방면으로 배우는 기술들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늘려준다. 그냥 게임을 만들어볼까가 아닌 이런저런 서비스나 하고자하는 목표를 더욱 다양한 방향에서 설정할 수 있게 되고 최적의 솔루션을 생각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니티 만큼이나 플러터에 익숙해진것도 있고 고도엔진은 크게 적응하기 어려운건 아닌데 아직은 신나서 손대볼 만큼 매력적이지도 않다. 사실 어떤 기술을 쓰느냐 보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관심이 더 있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올해 하나의 모바일 서비스 앱을 출시하고 개선해가고 있으며 몇가지 에셋을 스토어에 출시했고 또 출시할 예정이다.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게 정말 오래간만이라 좋기도 하지만 그 어느때 보다도 바쁘고 다른 일들을 해야했던 올해, 저 일들까지 하느라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정말 힘들었고 또 그만큼 더 지쳐버렸다.

    어쩌면 내가 만든 무엇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처음 돈을 벌어보는 것인데 아직 액수는 크지 않아도 가장 기분 좋았던 경험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제 당분간은 플러터로 서비스앱 개선과 다른 서비스 앱 개발, 유니티로 에셋과 게임 개발을 개인 프로젝트로 병행할것 같다. 백엔드는 가능한 노드+타입스크립트+포스트그리+수파베이스+Neo4J+Ably 조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3개월

    새로운 회사로 들어간지 3개월이 지났다. 이곳에서 나의 메인 미션은 간단히 말해 게임을 만들고 성공시키는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세부적인 미션과 우선순위가 있지만 일단 첫 3개월은 내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야 했고 3개월이 지난 지금 모바일 케쥬얼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번 회사를 그만두고 살짝 만들었던게 하이퍼케쥬얼이었다면 이번엔 조금 규모가 큰 코어를 만들었고 추가적인 메타가 들어갈 구조를 잡아놓은 상태이다. 거기에 특징이라면 회사에서 테스트하고자 하는 소셜 온보딩 관련한 모듈이 추가되었다는 것. 만약 소셜 온보딩이 없었다면 늦어도 두달, 빨랐다면 한달정도에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이지만 철저히 나 혼자 작업하게 되었다. 예상하지 못한 바도 아니었으나 내가 익숙하지 않은 부분에 시간을 할애하는건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나에서 열 까지 혼자 만들고 있는데 게임이 완성되어가는 이 시점에서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1-2년 사이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과 함께 역시 한 분야만 파는것은 능력의 고도화를 경험할 수 있지만 1인 기업가를 꿈꾸는 입장에서 다양한 분야에 익숙해지는게 실익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제 프로덕션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경험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남은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마케팅인데 이번 출시를 계기로 마케팅 경험이 레벨업 될 수 있다면 이 시간만큼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불안함

    안정적이지 않은 마음 상태를 불안하다고 한다. 마음이 불안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적인 판단에 의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해결책을 통한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기보다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통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장기적인 이익이 감소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지며, 이는 또 다른 불안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중첩되면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 빠지게 되고, 평소의 자신이 생각해도 하지 않았을 결정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짧게 말하자면, 삶에서 발생하는 많은 이벤트에 대응할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다면 패닉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이벤트를 다 상상하고 대비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삶을 유지하려고 애쓰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의 욕구를 필요 이상으로 누르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삶을 구축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스스로 그 삶을 허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실제로 뭔가 집중해서 한 것은 두어달 남짓이었는데,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도 낼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나를 많이 괴롭혔다. 로이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다른 코어에 도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이전에,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들에 더 많이 고민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물론 회사를 그만 둘 때에 받았던 스트래스들도 있었지만 조금은 바보같이 먼저 나가버렸던건 감정적인 선택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 또한 로이와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나 스스로 홀로서기의 가능성을 최대한 많이 발견하고 준비해 놓아야 했다. 물론 퇴사 후 게임 프레임워크를 만들게 되었다는 성과는 있었지만 회사를 다니며 실행하도록 노력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나간 이야기는 뒤로 하고, 하여간 나는 조금의 준비가 더 필요하고 마음의 불안요소를 지울 필요가 있기에 약간의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내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전 까지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로… 너무 빨리 실패를 인정하는것 같아 속상했지만 여전히 마케팅의 관문에 막혀 실제 내가 만든 게임을 보여주지도 못하는 상황과 그 문제를 해결할 명확한 솔루션이 없는 내 자신을 보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투자나 공동개발을 위해 접촉하던 몇몇 회사들에 로이와 같이 팀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연락을 했고, 동시에 로이에게 소개받은 회사와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매일 한 사람씩 4명과의 인터뷰가 끝나고 바로 오퍼를 받았지만 지난번 받았던 연봉과 비슷한 조건에 게임을 새로 만드는 프로젝트라 시간적으로 조금 부담되는 회사였다. 돈도 많고 앞으로 나나 회사나 성장할 가능성이 커 보였지만 이 곳에 뼈를 묻을 각오로 들어가는게 아니라면 이걸 장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다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로이와 같이 들어가는 조건으로 연봉도 올리고 보너스 프랜도 있는 회사에서.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성공이 어느정도 보장된 게임을 개선하고 돈을 더 벌 수 있게 운영하는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인데 운영이나 개발에서 스튜디오의 독립성도 보장되고 모네타이제이션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는 부분이 중심이라 오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다시 새로운 팀을 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지만 머릿속에 이 직업 자체가 사이드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나만의 비지니스를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렇게 일단 나의 6개월 백수 경험이 일단락되고 독일에서 6번째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고연봉에 성과에 따른 보너스 플랜, 집에서 일하고, 다른 리모트 포지션과 다르게 독일에 법인이 있어 종신 고용, 그리고 여러 복지 혜택과 무제한 휴가 제도까지.. 회사가 망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조건이다.

    내가 꿈꾸는 어느 날은, 내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런 좋은 조건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은 내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라 확신한다!

    백수1달

    UI에셋 80%이상 만들었지만 판매를 위해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시간이 걸릴것 같다는 생각.
    – 규모를 줄이거나 기능을 나눠 하나씩 판매해 보는 방법
    – 실 게임에 적용 해 보고 마무리 해서 패키징 후 판매해 보는 방법
    – 조금 작은 기능 레벨의 다른 에셋을 만들어 보는 방법
    으로 방향을 다시 정하는 중인데 어찌되었건 개발은 계속 되고 있다! 기본 개념은 구현되었는데 상세 레벨 기능 구현 중.. 이건 실 게임 만들면서 필요한 기능 넣고 개선하면 될듯.

    게임은 프로토타입과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레벨에디터를 만들어 게임성 평가 중. 원래 아이디어 구현 후 게임성 검증에 실패해서 다른 아이디어를 붙어여 테스트 중인데 이를 위해 확장된 레벨에디터를 만드는 중. 다른 비슷한 장르 게임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구현 중..

    창업은 이스라엘에 회사를 만들기로만 협의, 투자 슬라이드는 거의 제작 완료. 프로토가 어느정도 나오면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 중, 가능하면 11월 중순 이전에..

    실업급여는 6주 동안 받지 못한다는 연락이 왔음. 딱히 이유를 적어놓지는 않았는데 자진 퇴사의 경우(그리고 남은 휴가를 돈으로 받은 경우) 보통 12주까지는 실업급여를 주지 않음. 나도 자진퇴사에 남은 휴가를 돈으로 받아서 걱정했는데 그나마 6주로 줄어서 다행… 실업급여를 받지 않아도 건강보험은 커버됨. 연금은 실업급여 받는 기간부터 커버. 실업급여 비용은 실업급여 상한선에 걸려서 월 약 3천유로 조금 못되는 금액(세후, 보험 연금 빼고 실제 수령액). 원래 자기 급여 수령액의 67%정도 받는데(아이 있는 경우), 첨에 이것만 받아도 좋네 했다가 상한에 걸려서 살짝 우울… 그래도 보험/연금 커버되고 이게 어디냐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

    10월은 사실 한국에서 너무 보고싶었던 손님도 오시고(1주), 그 이후 이가 아파 거의 쓰러져있었다(약 10일..). 2주 남짓한 기간에 이룬 성과 치고는 눈부실 정도. 그리고 시간 날때마다 정은이랑 산책하고 돌아다녔던 것도 좋았다.

    11월 목표는
    – 프로토 완성
    — 만들고 있는 UI에셋 적용
    — 범용 2D 타일 에디터 적용
    – 투자슬라이드 공유
    – UI 에셋 완성도 90% 이상 높이기
    – 2021 세금 정산(추가로 납부한 세금이 너무 많아 꼭 해야한다!)
    – 그리고 운동!

    백수?

    백수라기엔 조금 애매한 지금이다.

    2002년 일을 시작한 뒤로 딱히 일을 쉬어보지 않았고, 지난 달로 퇴사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뭔가를 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은 무언가 기약이 없다는 것이 다르지만…

    일단 로이와 회사를 하나 만들기로 했다. 동시에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 아웃소싱프로젝트를 받을 수 있을지도 알아보고 있다. 유니티 에셋을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는데 너무 큰 주제를 잡은걸까? 어디까지 하고 끝내야 할 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에셋 만드는 목표와 내가 사용하기 위한 목표가 공존하니 더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는 그냥 이유없이 불안해 하고 있다. 조울증 환자 처럼, 어느날은 세상을 다 씹어먹을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가도 어느 날은 이미 실패해버린 인생처럼 우울하게… 이건 딱히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생기는 감정 기복 같다. 얼마전 감기 비슷하게 걸린 뒤로 뭔가 몸이 이상한데 아무래도 두 번째 코로나가 아니었나 싶다. 날이 갈 수 록 좋아지고 있으니 시간에 기대본다.

    책상을 살짝 옮겨 방 중간을 바라보게 했다. 공간적으로 활용도는 떨어지지만 내가 더 중심이 되는 느낌이 들어 좋다.

    독일 급여 100회 그리고 나

    2014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딱 100개월! 오늘 그 100번째 급여명세서를 받았다. 블루카드로 영주권만 받자고 시작했는데, 돌아온걸까 아니면 잘 찾아온걸까? 이 시점이 이런걸 생각하는건 이미 지난일이기에 큰 의미는 없지만 의미를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드니까…

    계획한건 아니지만 이렇게 숫자가 딱! 떨어지니 어쩐지 기분이 좋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도 조금 더 가져보고 싶다. 한 번에 딱 알 수는 없겠지만 단 하루라도 시간을 내어 나 스스로에 집중하고 질문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처음 일을 시작한게 2002년 6월이고 중간에 쉬어본 적이 없으니 240번이 넘는 급여를 받은건데.. 독일에서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났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언제는 하고 싶어서, 언제는 그냥 흐르는대로 회사에 다니다 보니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없고 대신 상황에 나를 맞추려 노력했던 시간이 많았다. 또 그런 시간들이 오래 지나다 보니 이젠 상황에 맞추는게 익숙해, 더욱 더 내가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다.

    물론 나에겐 가족이 늘 우선이지만 나에 대해 알지 못하고는 가족들에게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관성처럼 살아가게 될 것 같다. 가족을 위해 일을 하다면서 직장에 매달려 있는 경우처럼…

    아무런 약속도 없이 시작하는 이 도전은 마치 독일에 처음 왔던 그 순간처럼 맨땅에 부딪히는 기분, 하지만 내가 겪어야 했고 했어야 했던 일을 이제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어떻게든 되겠지가 아닌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그 길을 이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