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주년

내일은 우리가 결혼한지 5년째 되는 날이다.
결혼하면 늘 함께, 둘 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난 5년간 우리만의 시간은 얼마나 있었을까?
그나마 요즘은 둘이서 나누던 잠깐의 대화시간도 드물다.

두 아이가 태어나고 지호가 벌써 돌을 지나 16개월이다.
지우는 다 큰 아이처럼 보인다.

그래..이러한 것들이 나와 정은이가 만들어 낸 흔적이겠지..
두 생명을 만들고 키우는 것..

조금은 여유있어질까..기대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도, 정은이도 몸과 마음이 아주 많이 지쳐있다.

새로운 활력도 필요하고..휴식도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그래도 우리 온 가족이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모두 함께 지낸 시간이 벌꺼 8개월 정도이다.

일도 다 마무리 되었고 지호 수유도 끊었다.

이제 우리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조금씩이나마 주어지는 시간들을 즐겨야지..

그나마 아이들이 빨리 잠들었는데 정은이도 같이 잠들어버린듯 하다.
우리의 유일한 즐거움인 모던패밀리를 2회나 받아놓았는데 말이다..

정은아.. 벌써 우리가 결혼한지 5년이 넘어서 6년째가 되었어.
그리고 12년째 함께하고있네..?

남매처럼, 친구처럼…그리고 언제나 사랑하는 연인처럼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
때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길을 가려고 하는 우리 모습이 뿌듯하고 행복해.

지난 5년도 행복했지만 앞으로의 시간들은 왠지 조금 더 완성된 행복이 있을것 같은 즐거운 기분이 들어.
더 가깝고 더 소중하게…그리고 건강하게.. 사랑해! 

요즘 호야는

15개월

살짝 뛰어다녀요.
겁은 나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려 해요.
엄마, 아빠, 이거, 물 등의 말을 해요.
대부분의 말을 알아듣고 심부름도 잘 해요.
자는건 싫어해요.
하지만 잘 잘때면 낮잠을 3시간씩도 자요.
종일 뭔가를 먹고 응가를 4번씩 해요.
장난치는걸 너무 좋아해요.
누나를 따라하고 또 괴롭히기도 해요.
과자가 있거나 특정한 장소를 잘 기억해요.
엄마랑 오래 떨어져 있어도 괜찮아요. 

아빠

아빠 오늘 또 맴매하면 안된다.
그럼 아빠 또 속상하니까.. 

명함

사업 시작하고 4년..

명함을 새로 만들었다.

명함을 보며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한 때 그냥 정리할까도 고민했던 나의 첫 사업, 첫 회사..
이런 저런 프로젝트에 치여 사업의 미래를 생각조차 해 볼 수 없었던 시간들..
일과 가족 사이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며 고생했던 일들..

이제 많은 부분 정리가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작고 강한 회사를 만들어야 겠다.
정말 즐기고 즐거울 수 있는 그런 회사말이다.

그리고 맴버는 10명을 넘기지 않도록..5-6명 정도가 좋겠다.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의견을 모아 사내벤처를 만들고, 가능성이 보이면 분사시키면 좋겠다.

나중에 IAMG 는 지주사로, 경영이나 마케팅 시너지, 사내 신규 창업 투자의 역할로..

그렇다..최종 목표는 창투사이지만 다른 창투사와 다른건 직원으로 채용된 사람들에 한정하여 투자한다는 것..
그리고 그 도전에 때로는 주도적으로..때로는 한 부분으로 참여한다는 것..

2012년 올해는 그 첫 번째 도전이다.

IAMG는 첫 번째로 ‘나’에게 투자한다.

모든 것을 초기화 하고 ‘나’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4년간의 사업은 직장생활을 벗어나 적응하고, 익숙해지고, 준비할 수있는 자금을 마련하는 시간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자평한다.

물론 맴버들과 함께 무언가 더 구체적으로 이루었다면 더 의미있었겠지만..
애초에 그 ‘무언가’를 찾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니..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순서는 그 ‘무언가’를 찾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

다행이 지난 4년간 나도, 시장도, 업계도 무르익었다고 본다.

시작은 나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그리고 다양한 분야로 도전할 것이다.

앞으로 10에서 20년 간 10개의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보는 것이 목표이다.

도전과 성취..이것이 내가 바라는 내 인생의 작은 사치이다..

오늘의 이 명함 한 장이 멀지 않은 시간에 더 큰 무게로 다가올 수 있도록… 

지우..

응아가러 갈래..

아빠는 혼내니까 엄마랑 갈래..

아빠는 매일 매일 나만 혼내니까 내가 너무 슬퍼.
엄마도 나만 혼내.

이제 두 번만 혼내? 알았지?

화요일에 혼내던가 금요일에 혼내던가 그래.

엄마 아빠 사랑해.

아빠 옛날에 허리 아프다고 했었지?(토닥토닥)

 

언젠가부터..

하루 약 5분..
더 이상 일하기 싫을때 까지 일하고난 지금..

진짜 자유로운 시간이다.
다들 자고..
일도 할만큼…

근데 너무 피곤하다..

.. 

잠 못자면 우울증 걸린다 빨리자자..
우린 이쁜이x3 얼굴들좀 보고.. 

나는 그렇다.

일하기 싫은게 아니다.

목적, 목표가 없는 상태로 소비되기 싫을 뿐이다.

돈을 벌던가(다른 가치로 교환할 수 있는),
나를 알리던가,
다른 사람을 돕던가(사회에 기여),

그래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쉬고 싶기도 하다. 

주저리주저리..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잠이라고 한다.

나랑 정은이가 잠을 정상적으로 못자게 된 것이 벌써 약 4년째이다..

정은이는 꾸준히..푹 잘 수 없는 상태로..
난 불규칙적으로..

요즘은 내 감정을 내가 제어하기가 어렵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다 끝났다 생각하면 또 있고 또 있고..
돈은 얼마만큼 벌어야 하고 이런 생활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내가 계속 회사를 다녔다면 이런 생각조차 못했겠지만…

그냥 그래서 요즘 우울한 것 같다.
애들이 다 정은이한테 붙어있는것도 싫다..
내가 좋은 아빠로서 할 수 있는거라고는 엄마가 쉴 수 있게 잡아두는 일 뿐인가..
아니면 그냥 돈만 벌어서 걱정없이 살게 해 주는게 내 역할인가….
애들은 엄마가 키우고 난 돈 벌고..

결국 잠을 잘 자야 한다.
머리가 쌩쌩 돌아야 일도 빨리 끝내고 여유도 생기겠지..
작년에 쓴 돈을 얼추 계산해 보았더니 정말 펑펑 쓰기도 했다..
그만큼 많이 벌기도 했나보다..

빨리 지호가 수유도 끊고 내 옆에서 잘 수 있으면 좋겠다..지우도..
내가 노력한 만큼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룰이 없는 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일종의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열심히 일한 만큼 얻겠지..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가져가는 거지..

하지만 세상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사는 다수와 그렇지 않은 소수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이상적인 사회는 이렇게 구성되면 안되겠지만 현실은 이렇다.

오래전부터 이러한 모순적인 사회구조에 대해 고민했고,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구조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다만 사람들은 불합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자신이 이룰 수 없다면 인정해 버리게 된다.

주식부자들의 재산에서 과연 주식평가액을 인정해 줘야 하는가?
기업을 세우고 키운 노력의 가치로 보상받기에는 터무니 없이 큰 금액이다.
이러한 것들이 자본주의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전체적인 사회구조를 생각했을 때, 이러한 보상은 조금 커 보인다.
모든 성공한 부자 기업가들이 사회적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면 모를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냥 인정한다. 억울하지만, 이걸 부정해 버리면 혹시나 자신에게 올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으니..
그리고 그 사람의 부에 편승하려고 한다. 

내가 너보다 싸움을 못하니..차라리 너의 오른팔이 되어 작은 권력이라도 누리겠다는 이런 생각말이다.

바닥부터 시작해 자신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위치까지 올라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를 예로 들어 요약하자면,

어느정도 강하지만 최고로 강하지는 않은 동물A가 있다.
A보다 약한 B 동물이 A를 이길 자신이 없으니 A를 인정하면서 스스로 A의 부하가 된다(불합리한 구조의 시작).

사실 A보다 강한 동물 C는 이러한 구조를 보고 도전의식을 상실하고 B의 부하가 된다.(불합리 심화)
혹은 A에 도전하더라도 B를 거쳐가야 하기 때문에 A보다 강했더라도 A에 이길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수직적인 조직구조가 불합리에 기여)
이런 구조적인 불합리가 심화되면(다들 불합리에 편승하여 자기 자리를 하나씩 가진다)A는 그 무리에서 상식적으로 이루기 힘든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동물 D가 A의 위치에 오르려면 자신의 100%의 승률을 가지더라도 A의 위치에 오를 수 없게된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A를 신격화 시킨다.
A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신화를 써 내려간다.(D에게는 이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구조적 모순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도록 수 많은 장치를 제공한다.

결국 구성원들은 A는 특별하다고 인정하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살아간다.
(노예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