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벌써 5년도 더 된 사람들과 10년을 알고지낸 선배, 그리고 8년을 사귄 마누라와 오늘 술을 실컷 마셨다.
신기하게도…이런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같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보고싶고 돌아가고 싶던 과거에서..또다시 미래에 추억하고 싶은 과거의 하루를 만든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나는 불과 10년전의 대학시절을 어떻게 보냈는가..
지금..20대의 마지막에 서서 생각하는 나의 20대는 어떤 의미인가..

난 열심히 살았고, 즐거웠고 무대포였다.

누구보다 열심히 술을 마셨다는건  후회가 없다.

길바닥에서 잠들었던 날들도, 자동차 사이드 미러를 한손으로 부수던 그 날들도…

나의 모든 단점과 힘들었던 그 날들을 미소와 즐거움으로 같이 해 주었던 우리 정은이한테 너무나 고맙다.
내가 나같은 남자 만났다면 괴로웠을텐데…

내가 이제 할 수 있는일은 모자라지만 머리 굴려서 일하는 것 뿐이다.

내 능력이 어느정도인지..여기서 밥 벌어먹을 뭔가가 나오는지는 해봐야 알것 같다.

그래도 단돈 100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목표달성이 아닐까?

복덩이 근황

이제 복덩이가 세상에 나올날이 55일 남았다.

어쩌면 엄마아빠가 만났던 날, 그 날 나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만난지 꼭 8년째 되는 올해에..

정말 콩알만 했던 복덩이가 어느덧 2000g의 거구로 성장했다.
이제 정은이 배를 만지만 머리를 들이 밀기도 하고 발인지 손인지로 정말 힘차게 때린다.

시간이 갈수록 정은이는 무거운 배를 이기지 못해 이리픽 저리픽 쓰러지고..

머리가 1주 크다는 선생님 말에 울상을 짓다가..
다리도 1주 크다는 말에 활짝웃는 철없는 엄마아빠다..

사람 배 속에..사람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절대로 이성적으로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우리 복덩이 잘 키울 수 있을까? ㅠㅠ

추석맞이 고향집 방문

결혼 후 크게 바뀐 게 있다면 각종 집안 행사에 왠지 꼭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기도하고..안좋기도 한데..

어른들 뵙고 인사드리고 하는건 좋은데 결국 두 집 행사를 다니다 보면 한달에 2회 정도는
양가를 방문해야 한다는 것..

지금은 조금 익숙해 져서 빼먹기도 하고 몰아가기도 하면서 조절할 수 있지만,
결혼 초창기엔 특별행사와 제사등이 겹치고 친척들 인사까지 다니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매 주말마다 인사다니고 주중에 제사도 있고..담양으로 서울로 평택으로..
그리고 그 당시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아주 바쁜 일정이었는데..

결국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몸이 좀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초인적으로 바쁘다가 결국 회사를 나와 창업까지 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별개지만..)

작년은 뭔가..바쁘고 속은 빈..그런 한 해 였던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형식적인 관행을 탈피하고자 부모님께 이런 저런 부탁을 드린 결과..
제사 1회로 통합, 설,추석은 새해,추석 1주전 모임으로 변경하는 우리 부모님 세대로서는 아주 파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설 추석때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 대신 처가에 더 잘하라는..그리고 제사는 한번 주말에 할테니
같이 모여 즐겁게 보내자는 부모님의 배려였다.

처가는 집안행사로 애초에 뭔가 강요하는게 없었으니..

양가에서 이렇게 우리를 위해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편하다.
그만큼 더 잘해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추석엔 처가에 가기로 하고 지난주 주말엔 담양에 다녀왔다.
정말 지난 설에 보고 처음보는 우리 친형–; 과 함께 간만에 저녁도 먹고 같이 차를 타고 내려왔다.

정은이 만나고 몇 년 동안은 형이랑 셋이서 정말 많이 놀았었는데..

집에서 크게 한 일도 없이 그냥 뒹굴거리고..일 조금 하고..각종 맛있는거 먹고..이야기도 하고
낮잠도 자다가 일요일날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엄마가 국도 구경하고 가라고 해서 전주까지 2시간에 걸쳐..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왔다.

항상 올라오면서, 처가에 다녀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조금 더 잘하고 올걸..하는 후회가 든다..
이젠 정은이 배가 불러서 아기 나올때 까지는 담양에 가지도 못할것 같다..

그전에 부모님이 올라오시면 보는거고 아님 아기 낳고서나 보겠지..
형은 또 언제나 만날지 모르겠다.

처가는 가깝다고 안가고 울집은 멀다고 안가고..

이제 결혼 2년차… 하나에서 열까지 다 부족한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다 잘하는것 처럼 보이는지 모르겠다.

아기가 생기면..정은이한테..우리 부모님 형한테.. 처가에도 잘 못하는데 아기한테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생각없이 사는건지..자꾸만 이런게 자신이 없어진다.

큰소리만 뻥뻥치고 처가에 아버님 큰아버님한테도 우리 엄마아빠한테도 정은이한테도 아기한테도
섭섭함만 안겨주는건 아닌지..

Eine kleine nachtmusik

7살 8살때쯤인가..
주로 일요일 아침이었던 것 같다.

평소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엄마랑 아빠랑 부엌에서 토스트를 먹으면서
즐겁게 이야기 하고 계신다.

고소한 커피향을 맡으며 햇볕이 잘 들어오는 거실 바닥에 휙 눕는다.
먼지는 나지만 푹신한 카페트의 까칠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너무 좋다.

누워서 이리저리 둘러보면 오디오 아래 LP판들이 눈에 들어오고..
제목은 몰랐지만 내가 듣고 싶었던 노래..그리고 내가 틀면 엄마아빠가 좋아했던 노래를 찾는다.

수많은 LP판 속에 이거던가…저거던가..뒤적거리다..
확신은 안서지만 하나를 골라들고 작은 손으로 세팅을 한다.

정말 신기하게도 항상 틀리는 법 없이 흘러나오는 그 노래는
Eine kleine nachtmusik ..

그땐 제목도 몰랐던 저 노래를 듣고 또 듣고..
나름대로 분위기 잡는다고 틀어놓고..그리고 웃으면서 엄마아빠를 바라본다.

웃음이 가득했던 20년전 우리집이야기.

활발한 복덩이

복덩이가 엄마 배를 자주 찬다.
자주 차는것도 그렇지만 힘있게 찬다.

가끔 정은이가 깜짝깜짝 놀랄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나도 깜짝깜짝..

딸이라고 하던데 왜이리 활발한건지..엄마아빠 닮아서 다리는 튼실하겠구나.

정은이는 어제 몸무개를 보고 입이 삐쭉 나와 있다가 결국 울고 말았다.
한두달 사이에 배도 불쑥 나오고 했으니 스트래스가 많은것 같다.

어젠 나도 너무 피곤했지만 어디에서도 위로 받을 수 없는 현실 ㅠㅠ
그래도 데이브메튜밴드 노래를 들으면서 모두 기분이 좋아져서 다행이다.

복덩아..엄마 너무 아프지 않게 해~!

선택

그래도 제대로 된 선택을 하고 조금씩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게 잘못된 선택에서 돌아오면서 가져오게 된 나쁜 버릇들..
빨리 버리고 이전의 나로 돌아가야 할 텐데..근 1년동안 가지게 된 나쁜 버릇들이 많다.
그리고 잊게 된 좋았던 버릇들도..

 그래도 본능적으로 옳은 길을 찾으려 노력했던것 같다.

모든 문제가 깊이 고민하고 오래 고민할 수록 나중에는 무엇때문에 고민했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복잡해 지는데..이렇게 되면 이미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항상 단순화 시키고..바로 행동할 수 있도록 오늘의 다짐을 여기에 적는다.

원츄!

간만에 올리는 복덩이 포스팅이다.

그간 임신 초기이고 해서 초음파 올리는 것도 자제하고(실은 정은이가..)
여튼 이제부턴 하루하루 느낌이나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그 시작이 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 주 정밀 초음파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가는길에 정은이한테 “나 최고지?” 라고 물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정밀 초음파..

복덩이는 한달전보다 정말 많이 자라 있었다.
그리고 처음과 같이 정말 활발하게 움직였다.

정말 한달 전에는 나는 태동도 느낄 수 없었는데..

그러던 중 아빠를 따라하고 싶었던지 이런 사진을 남겼다.

원츄!

사무실 전경

우리 사무실이다.

벌써 이곳에서 지낸지 3개월이 지났다.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아직 훨씬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기남형,경한, 나도 화이팅!

보글보글

지난 금요일 정은이와 컴터앞에 앉았다.

요즘 정은이가 동물의 숲에 흥미를 잃고 시작하게 된 게임이 보글보글 클래식인데..
역시 보글보글은 2인용으로 해야..

해서 급하게 mame를 다운받아 컴퓨터로 2인용 보글보글을 시작했다.
혼자서도 50레벨씩은 가던 우리였으나..컴터용과 NDSL용이 난이도가 다른듯…
자꾸 이어서 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게임의 재미보단 끝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100판까지 가서 엔딩으로 보고 잠을 잘 수 있었다.

마지막판에 정은이가 한 일이라곤 죽으면 이어하기와 마지막 왕이 방울에 갇혔을때
터뜨리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 보글보글은 하기 싫다.

간만에 둘이 오락실에 온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태동

복덩이의 태동을 느꼈다.
살살 움직일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5개월밖에 안되었는데 힘차게 움직여서
너무 놀랐다.

내 손바닥을 쿡쿡 찌르듯이 느껴질 정도였다.

아들일까? –;

딸이면 송다람 으로 이름을 지을까 했는데..정은이가 별로인가보다.

엄마는 맨날 옥수수 먹고 고구마 먹는게 아주 딱 다람쥐인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