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마치 연례 행사처럼 이직을 하고 있다.
부두와 지금 회사 모두 1년1개월 재직 후 이직이다. 이 회사가 내 인생의 마지막 회사가 되기를 바랬는데 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무척 힘든 상황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건 좋지만 개인프로젝트로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늘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는것.
젊은 친구들이 열정과 패기로 인생을 갈아 넣자고 하는데 나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갈수록 미국(혹은 예전의 한국)식 회사 문화를 강제하는 것.
등이 나에게 다가온 현실적 문제였다. 물론 의사결정이라던가 몇가지 다른 불편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직의 가장 큰 동기가 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회사는 내 개인 프로젝트 진행을 존중하고 무엇보다 근무시간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오퍼를 먼저 받았는데 연봉이 너무 차이가 나서 거절했다. 새로운 곳의 조건은 지금보다 살짝 좋아진 편이지만 그것 또한 아주 큰 의미는 없다.
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시간과 조건을 개선하는 것으로, 그리고 이것이 나의 동기를 더욱 강하게 해 줄것으로 믿는다.
이번 이직도 지난 회사에서의 인연으로 초대받다 시피 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이 전에 오퍼를 준 회사 또한 첫번째 메일에서 오퍼를 줄 정도로 인연의 효과는 강력했다. 지금 가는 회사에서도 한가지 기대가 있다면 이러한 인연을 더 만드는 것이다. 독일에 와서 8번째 회사인데 처음 두 번의 회사만 나 스스로 지원을 했고 다섯번은 모두 추천으로..한 번은 창업자 요청으로 합류했었다.
독일에 처음 와서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면접봤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느리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