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 of Software Development

지난 1년 이곳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여러 케이스와 상황으로 부터, 인사이트 있는 창업자들로 부터, 열정있는 동료들로 부터..

팀을 세팅하고 초기 회사 구조를 만드는 일은 내 회사를 가졌을때에도 가장 즐거웠던 경험중에 하나였는데 조금씩 시작한 그 일들이 인정을 받아 이제는 어디 한번 본격적으로 해보라는 멍석이 깔리기에 이르렀다.

이젠 헤드가 아니라 헤드를 관리하는..직간접적으로 관리해야 할 사람이 60여명에 달하는 약간은 부담되지만 즐거운 도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힘들고 거대해 보이지만 내 사업을 할 때 부족했던 모든 부분을 채워줄 동료들이 있으니 사실 그 때보다 훨씬 쉬울것이다. 그 땐 내가 잘하든 못하든 모든걸 혼자 했어야 했으니..

내 눈에 얼기설기 지어진것 처럼 보이는 이곳 저곳을 모두 덜어내고 뒤집어 엎고 하나하나 줄을 맞춰 늘어놓듯 정리할 생각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보람있고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직장으로 만들고 싶다. 나 또한 그런곳에서 일하고 싶으니까..

3달 뒤, 반년 뒤 이곳이 어떻게 되어있을지..

6월 웃음과 한숨

한숨이 나오는건 힘이 든다는 뜻이지만 웃고있다는것은 지금 행복하기 때문이기도, 혹은 행복하고 싶다는 바램이기도 할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떠나 나 스스로에게 나는 언제나 웃는 사람이었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살고싶은.. 하지만 그건 나의 바람이지 그렇다고 해서 내가 늘 행복하고 늘 긍정하며 늘 이상적으로 행동하는건 아니다.

힘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나의 힘듦으로 주목받아본 적이 없고 그런 상황을 불편해하는게 마음 편한채로 지내다보니 다른 사람의 마음에 더 신경쓰는 일이 다반사다.

가끔 마음이 정말 힘들어질때면 나 스스로를 속이는것 같고 내 마음속에 가면이 있는것 같은 괴리감에 작은 화가 나기도, 조그마한 힘듦을 더 보태기도 했지만 결국 나를 다독여 달래고 얼러, 무엇이 되었든 이제 괜찮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배움으로, 때로는 거짓이지만 나만의 만족으로 포장해서 그렇게라도 나는 나를 아꼈어야 했다.

오늘은 지금 회사에서 일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독일에 직장을 잡고 일한지 딱 5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길게는..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7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1년 그리고 5년간 많이 배우고 성장했지만 많이 힘들기도 했다. 지난 17년간의 시간들도 마찬가지다. 단 하루도 나의 휴식이나 즐거움을 위해 쉬어본적도 취미나 별다른 여유를 가져보지도 않았다. 수 많은 시간을 그 시간의 가치에 부족할 돈으로 바꿔왔지만 그 가치마저 희석되어 이젠 나의 가치를 돈으로 바꾸는 것에 누구도 즐거워하거나 혹은 안타까워하지도 않는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며 이사람 저사람한테 그들의 잣대로 평가받아가며 바꿔온 나의 가치들, 나의 노력들 그리고 나의 시간들.. 그렇게 내 가정을 꾸릴 연료를 만들고 열거할 생각만으로도 아찔한 잡다한 집안일로 기름칠해가며 나는 또 다시 오늘을 맞이했다.

나님, 그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자랑스럽고 존경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5월, WP를 Docker로…

보안 때문인지..오래된 PHP때문인지..한시간이 멀다하고 서버의 CPU점유율이 100%로에..DB가 계속 죽어서 가벼운 블로그 솔루션을 찾다가 일단 OS를 초기화 하고 도커로 워드프레스를 띄웠다. 백업하고 리스토어 한 김에 고장난 URL들도 고치고 하다보니 새벽이 되어버렸다.

사진 확인차 슬쩍 읽어본 15년전 일상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지금도 바쁘게… 무언가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다. 이제 자야지..고쳐놨더니 속이 다 시원하네

추가..그럼에도 불구하고 DB가 계속 죽어서 더 확인해 보니 결국 메모리 이슈.. 서버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문제 해결.. 🙁

3월

같이 일할 사람을 모셨다. 계약은 끝난것 같고 지리한 비자 프로세스가 남아있다. 데브옵스 한분..그리고 PO 한 분.. 이 분은 IAMG 때 부터 인연이 있었다. 빨리 즐겁게 같이 일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회사에서는 큰 조직개편이 있었다. 작은 팀이나 업무로 가지고 있던 프로덕트를 팀으로 만들어 4개의 팀을 관리하게 되었다. 이 회사의 모든것을 다 알겠다는 마음으로 일했는데..이 회사의 모든것을 다 하는 포지션으로 가는것 같아 걱정이다. 급한 불들만 끄고 모두에게 새로운 목표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4명정도를 더 채용해야 하는데 롤도 제각각이라 좋은 사람을 모셔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사온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 드디어 식탁과 쇼파를 새로 장만했다. 평일 휴가내고 놀러간 Stilwerk에서 맘에 꼭 들었던 쇼파! 색상과 천 정하러 간 두 번째 방문에 꼭 맘에 들었던 식탁과 의자! 그리고 큰 고민없이 결제! 이제 독일이 그러하듯 6주만 기다리면 집으로 배달되어 올것이다. 이제 몇몇 조명과 몇몇? 부분 개선만 하면 적어도 조금 꾸며놓은 집 같아 보이겠지..

올해 첫 자전거를 탄 다음날 바로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나와 정은이것 두 대.. 보험에 보상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이제 다음주면 4월이다. 날씨가 얼마나 변덕스러울지 모르겠지만 바깥에 더 많이 나갈 수 있을것 같다. 바베큐도 개시하고..마당에서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어야겠다.

내 딸 지우

이것 저것 심부름 하고 모은 돈을 아껴다가 아빠한테 용돈으로 주는 지우..
아빠가 출장가기 앞서 1분이라도 더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한다는 지우..
아빠가 휴가를 내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아빠와 같이 있을거라는 지우..
나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안아주고 뽀뽀해 주는 지우..

자기는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하는데 그에 비하면 성적이 잘 나온다면서 이제는 노력을 할거라고 말하며, 남자아이들이 자기를 놀리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인기 있다는게 아닐까? 하며 깔깔 웃기도 하고, 지나간 선생님들에게 정을 주고 편지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자주 바뀌는 선생님 때문에 아이들을 선동해 교장 선생님한테 편지를 쓰기도 하는 지우..

운동이 좋아 늘 호들갑 떨며 뛰어다니고 음악이 좋다며 하루 종일 콧노래에 춤추기 먹는 것은 나보다 더 먹고 이 일 저 일 관심은 얼마나 많은지..

핸드폰도 해야 하고 자기 공부도 해야 하고 엄마아빠 참견에 동생들 놀아주기 공부 도와주기 시키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수 많은 일과 걱정들.. 그렇게 우리 딸은 늘 바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네 덕북에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너와 같은 딸이 있다는 것이 기적보다도 더 어려운, 나에겐 주체할 수 없는 행복이다.

우리의 복덩이, 우리 딸, 내 딸 지우!
모자란 아빠 밑에서 이렇게 잘 자라주어 너무 고마워.. 사랑해..!!

집으로

한 달만에 집에 왔다. 한 달이라는 긴 시간도 그렇지만 앞 뒤로 가족과 1주일씩 도합 2주를 헤어져 있었던것이 너무 힘들었다. 나의 이쁜이들…

아이들도 아빠와 헤어지는건 처음이라 공항에서 여러번 울음바다를 만들었다. 가족의 소중함이야 말할것도 없지만 오래간만에 한국에, 그리고 출장으로 중국에 가서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 된 가족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그 전에 이러한 가족을 꾸린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과 글로는 절대로 표현할 수 없다.

올 한해는 어떻게 즐거울지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정말 알차게 행복해야지!!

12월

정기 릴리즈와 회사의 중요 발표가 겹쳐 눈코뜰새 없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라고 과거형으로 쓸 수 있어 다행이다. 새로 맡은 팀에 2명의 팀원이 합류했고 파키스탄 지사의 우리팀 맴버 3명이 트레이닝 차 방문해 와서 더욱 바빴다(역시 과거!). 그리고 2019년에 마무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고 나니 이곳은 지금 한국..2014년 출국 후 2번째 방문이다.

계획하지 않았던 한국행은 아버님의 건강이 주된 이유였다. 공교롭게 엄마도 발목이 부러져 입원해 있는 상황.. 1주일 전 가족들을 먼저 보내고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2주간 학교도 빠지고 나도 3주간의 휴가! 맘 편하게 놀러온 휴가는 아니지만 회사를 옮기고 처음으로 쉴 수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 출장과 워크샵까지 겹쳐 사무실 출근은 무려 28일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 간의 계획을 짜서 공유하느라 힘들었다.

1주일(6일)만에 본 아이들은 훌쩍 커 있었고 정은이는 더 피곤해 보였다. 가장 스트래스를 많이 받고 있는 정은이..

2년 조금 넘어 방문한 한국은 익숙하면서도 많이 낯설다. 오늘부터 아이들 데리고 조금 돌아다녀보면 어떨런지.. 2019년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

내가 누군가를 변화시키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넘치는 에너지를 나누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에너지가 있다면). 액션아이템에 대해 생각해 볼 차례다.

11월

지난 한 달 간 무슨 일들이 있었나.. 크다 면 큰 일들 작다면 작은 일들..하지만 10월은 평온하게..그리고 조금 피곤하게 지나간것 같다.

지난 달, 지우는 10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훌쩍 커버린 우리의 첫 아이를 보고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지난 10년의 시간을 느낀다. 밀도있고 조금은 버거웠던 그 10년의 시간들..하지만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던 그 시간들.. 지우의 스무살 생일에 우리의 행복은 어디 쯤 와 있을까를 즐겁게 상상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겨울이 오기전 우리 가족의 첫번째 테스트 캠핑도 경험해 보았다. 여름부터 미뤄온 캠핑..준비도 여러가지로 엉망이었지만 독일의 캠핑 문화를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좋은 날씨에 여유있게 가면 비록 불편하겠지만 재밌게 보내고 올 수 있을것 같았다. 내년 봄에 다시 도전하기로..

송송아가 베를린에 다시 방문하였다. 지난번엔 출장이었지만 이번에는 여행으로..아이들은 좀처럼 만나기 힘든 친척의 방문에 즐거웠고 우리는 술술술술..의 세계로.. 늘 고민하고 생각하고 성장하는 모습과 가치를 생각하는 기준이 비슷해 더 즐거운 시간이었던것 같다. 한국에서 오픈하는 약국도 분명 잘되리라 믿는다!

몇가지 물품을 정리했다.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과 돌비에트모스 사운드 시스템까지.. 돌비에트모스는 아직은 시기상조인듯하다. 그리고 온 집안에 꼬여있던 선들과 내 소심함에 올리지 못하는 볼륨은 시기상조가 아니어도 우리 집에서는 실현 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카우치와 디너테이블에 더 투자하기로..아니면 프로젝터나.. 독일에서 중고 판매의 경험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승진.. 아직 수습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팀 두개를(하나도 아니고..)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하나의 팀으로 만든다면 사실상 3개의 팀인데.. 역으로 이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회사에 제안을 해 놓은 상황이다. 오늘 내일 다시 이야기 해 볼 수 있을것 같은데 조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독일에 와서 3번째 맡는 리드 포지션이라 이번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처음부터 만들어 가고 싶다.

써놓고 보니 10월도 소소하지 않았구나.. 11월은 겨울을 준비하며 또 어떤 행복한 일들이 일어날지..!!

페북 안녕!

일보고 일처리 못한 찝찝함처럼 남아있던 페북을 정리했다. 최종 단계인 탈퇴는 내 타임라인의 기록을 백업하는대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무의미한 친구리스트도 광고로 도배된 타임라인도 내 인생의 시간낭비도 모두 안녕!

10월

글 자주 써야지 했는데 돌아보면 한 달이 지나있다.

아버님이 아프셔서 입원을 하셨다. 여러가지 생각과 걱정 그리고 고민이 있었는데 정은이만 할까.. 내가 할 수 있는건 내 건강이라도 잘 챙기는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비가 오니 다시 독일 분위기가 난다. 이번 주 처음으로 캠핑에 도전해 보려고 하는데 기대 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주변사람을 다시 정리 중이다. 옆에 있어 두근거리지 않고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사람과는 1초의 시간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내 주변에 배울 수 있는 사람, 존경하고 싶은 사람, 두근거리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에겐 가족과 함께할 시간도 부족하다. 물론 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너무 소중하니깐.

회사일은 잘 하고 있다. 내가 할 일을 넘어서 팀의 일은 대부분 파악했고 이제는 다른 팀의 일들도 파악 중이다. 이 회사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업무의 반 이상은 알고 있는것 같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최소한 80%이상 알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단계를 넘어 아이들에게 배움을 얻는 단계가 되었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로 다짐한 지 1년이 지나 생각해보니 단꿈을 꾼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면서 10여년 뒤면 달라질 생활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쉽다.

4년 그리고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우리가 이루어낸 하나하나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이게 정말 우리가 한 것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단하고 엄청난 일들을 해왔다. 다시 돌아가면 이것의 반의 반도 이루지 못할게 분명하게 생각될 정도이다. 나와 정은이 그리고 아이들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우리 가족은 최고야! 라고..

부자는 아니지만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빚도 없이 돈 걱정 없는 편안한 삶이다. 사고싶은 것 언제든지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것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하고 싶은 것 무엇이든 할 여유는 조금 부족하지만 가족들과 부대끼는 것 말고 딱히 하고 싶은것도 별로 없다. 여유가 있어 행복하고 행복해서 감사하고 우리가 온전히 스스로 이루어 낸 시간들이라 자랑하고 싶다.

우리 둘 다 머리가 하얗게 셀 정도로 열심히 살아온 결과이다. 어디 가서도 당당할 수 있게 발버둥 친 결과다. 남보다 수 배 이상 노력한 결실이다. 어렵지도 않고 누구나 똑같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나는 똑같이 다시는 못하겠다. 다만 앞으로는 또 다른 방식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뿐..

남은 3달, 아이들 생일이 몰려있어 1년 중 가장 바쁘고 즐거운 우리집. 그 어느때 보다 즐거운 가을, 겨울을 보내고 아이들과 함께 또 훌쩍 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