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힘들다.
회사일도 많았고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정은이 임신 중이라 숨죽이며 지낸 시간에..출산 부터 오늘까지 정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와중에 정신적으로 스트래스 받는 일도 굉장히 많다.
감정이 자꾸만 부정적으로 변하고 짜증이 난다.
이럴때..가끔…아주 가끔 내가 가장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럽다.
지우나 지호를 보면 부끄럽지만..나도 저 아이들 같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언제나 정은이한테 의지하지만..지우 임신한 뒤로 출산, 육아, 지호임신, 출산, 육아로..
점점 내가 기댈곳은 작아진다(고 혼자 생각..).
특히 요즘은 정은이도 예민함과 피곤함이 극에 다다른듯 하다..
나도..
기대라고 해도 괜찮다고 말할 참이지만 기댈 곳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힘이 빠진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돌파구를 찾은건 아니다..편하게 살 생각만 하고 있으니..
요약하자면 이렇다..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간섭은 싫다..기대고 싶은데 약한모습은 싫다..
밥먹고 싶은데 배부르다.. 이런거?
괜히 평소 보지도 않는 친구들 만나고 싶고..가지도 않았던 동문회, 선배들 보고 싶고
이러는걸 보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나보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래..애써 숨기지 말고 인정하자.
나도 힘들다고..
회사에선 개발은 기본이요 각종 회사 업무에 미팅에 서류작업에 잡무..
집에서는 집안일은 기본이요 시간 날때마다 아이들보고 음식도..
집에 돈관리도 해야하고 양가 부모님 눈치에..
번역같은 일 벌려놓은거..
생리현상 해결..
이런거 하고 나면 남는건 여유와 휴식이아니라..
머리속에 끝도 없는 고민 고민들이다..
내 30여년 인생은 고민들로 채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중독, 도박중독도 아닌 고민 중독..
정은이는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며 내가 부럽다지만..
내 입장에서는 나의 하루는 반납하고 싶은 하루일 뿐이다..
내가 그나마 하루의 위안을 가질 수 있는건..
정은이를 위해 뭔가를 했다(집안일이나 요리..)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놀아주거나 씻기거나 돈?)
나를 위해 뭔가를 했다(자전거 출퇴근으로 운동, 번역으로 경력, 공부?)
라고 나 스스로 합리화 하는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참 가치있고 뿌듯한 하루인데…
나에게도 요즈음의 하루는 벅차고 힘들때가 있다.
그래도 이겨나가고 싶어 ‘기댈곳’ 이라는 존재만 확인하고
실제로 ‘기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힘들다. 그것도 죽도록!
그래도 다행인게 내 가족들을 위해서이니 난 할 수 있다!
오늘 다시 다짐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막둥이의 약한 마음은 벗어버리고 가장으로서 다시 달려야지..
나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약간은 불쌍한 느낌으로 말이지..
요즘 매일 하는 집안일의 1/7 정도 한 날의 정은이 블로그 포스트가 생각난다.
‘호철이가 작정하고 집안일을 해서 뭔가 불안하기까지 하다..’
집안일은 내 고민처럼 끝이 없구나.
육아도 그 끝은 블랙홀이니..정은아 우리 적당히 천천히 하자꾸나..
나도 여기 하소연 이렇게 종종하고 그럼 마음 풀리고 부끄럽고 쪽팔려서 더 열심히 할거야.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은 위대하니까..
고작 사업하나 집안일 조금 거들기, 육아 조금 거들기 등의 일을 못하겠어?
까짓거 내가 다 하지! 일단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