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생각해 보려 했으나 결국 인공호흡기로 수명연장을 하는 것 같아 그냥 그만두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안녕 내 월급… 그래도 한창 사업할 때 만큼 받았는데, 그 한창 사업할 때가 10년전이니 조금 웃기기도 하다. 돈의 액수로만 생각하면 절대 회사를 그만 둘 수 없으니 눈 딱 감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했다.
마음을 정하고 나니 어지럽던 머릿속이 한결 정리되어 가벼워지는게 느껴진다. 내가 앞으로 할 일들은 크게 3가지이다. 하나는 로이와 함께 게임회사를 만드는 것. 두 번째는 라팔과 함께 게임 에셋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세 번째는 모바일 앱 개발을 하는 것.
게임회사는 설립과 계획 그리고 투자준비로 바쁘겠지만 꼭 9월에 되어야 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진행하는것이 좋다는 생각인데 외부 투자에 대한 기대보다는 나와 로이가 팀으로 어느 정도 계획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게임에셋프로젝트는 라팔이 아트를, 내가 개발을 맡아 몇가지 에셋을 만들어 보기로 한 프로젝트다. 크게 세 가지 정도 계획이 있고 그 중 2가지를 먼저 같이 해 볼 생각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개발은 이미 시작되었고 다음 주 정식으로 킥오프, 9월 말/10월 중순에 첫 번째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이다.
모바일 앱 프로젝트는 나 혼자 진행하는 프로젝트인데 기획에서 약간 정체되어 있고 MVP정의를 하지 못해 조금 빙빙도는 기분이다.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가 조금 생기면 계획을 조금 더 명확히 해보고 싶다.
늘 가장 어려운 방향으로만 선택했던 내 인생… 이번 결정도 남들이 보면 미쳤다는 말 말고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각종 서류들을 정리하면서 보니, 내가 독일에 와서 받은 급여명세서가 100여장에 달했다. 온갖 어려움과 힘들었던 일들이 생각나 울컥했으나 그 만큼 성장하고 배우고 느낀걸 생각하면 감사하기도 했다. 오늘의 이 출사표가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결정으로 남을 수 있도록,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