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것 같던 2025년은 너무나 빠르게 왔다. 대체 2024년은 어떻게 지나버린걸까? 그 어느 때 보다도 빨리 지나가 버린 2024년..2025년도 이렇게 빠르게 가버리는걸까? 2024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1. 한국에서 손님들이 연속으로 왔었다. 먼저 처남이 3월달에 와서 4주반동안 있다가 갔다. 다행히 내가 집에서 일하고 또 회사를 그만 두던 때라 같이 많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5월엔 부모님이 6주간 방문, 원래 일정은 2주는 우리집에 4주는 여행갈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모두 취소하려다 정은이가 그냥 오시라고 해서 오셨는데 6주 내내 조금 아프시고 시차적응만 하시다 가셨다. 그 다음 조카들 둘이 7월에 4주를 보내고 갔으니 총 14주, 그러니까 3달 반 이상 우리집에 손님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 말은 아이들 방을 손님 방으로 썼다는 말이고, 나는 거실에서 잤다는 말이고, 정은이는 5인분이아닌 6-8인분의 식사와 빨래 등 집안일을 처리했었어야 했다는 말이고, 우리끼리의 주말이나 쉬는 날 없이 지냈어야 했다는 말이다.
물론 모두들 우리가 너무 좋아하고 보고 싶었던 손님들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맞이했지만 물리적으로 우리의 체력이 버텨주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몸과 마음 모두 힘들었고 훌쩍 가버린 시간이 아쉽기도 했다.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을 하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2. 이직을 했다(또). 어느 회사를 다녀도 만족을 못하겠지.. 일이 많으면 많아서 없으면 없어서.. 몇번째인지 기억하기도 힘들지만 2014년 독일에 온 뒤로 10년간 7번째 회사인것 같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게임하나 만들던것 까지 하면 8번째지만 일단 프로베차이트만 7번, 3년 반을 프로베차이트로 있었네.. 지금 다니는 회사는 그냥 저냥 만족스럽다. 회사에 크게 바라는게 없어서 그런것 같다. 회사는 지난달 15밀리언 유로 투자를 받고 잘나가는 중이다. 올해는 나 스스로 하는 일들에서 가능성을 보는게 목표이다. 더이상의 이직은 하고 싶지 않다. 이직하고 3개월 동안 게임 하나를 혼자 만들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가지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3. 시간이 빨리 가는것 처럼 느꼈던 또 다른 큰 이유로 병원에 다닌것을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올해 초에 이빨 하나를 뽑아야 했고 손님들을 모두 치룬 뒤에는 귓바퀴에 피가 고여 이걸 빼는 수술을 해야 했다. 호야는 코가 부러져서 수술을 해야 했고 시우도 발목을 접질러 한달 넘게 목발을 사용해야 했다. 이런 일들로 두세달이 또 훌쩍 지나버린것 같다.
4. 형과 함께 앱 출시. 이건 2022년부터 형이랑 조금씩 했던 일인데 작은 서비스들로 만들던 것을 모바일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웹으로 만들고 유니티로 만들고 다시 플러터로 또 만들어 앱으로 출시했다. 아직도 테스트 성격이 강해서 무언가를 본격적으로 하는건 아니지만 모바일 앱 하나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수 있을것 같다.
5. 뭔가 만든걸로 치자면 게임 에셋을 만들어 팔아본 경험도 빼 놓을 수 없다. 9월부터 작은 에셋을 만들어 에셋스토어에 팔아보았다. 엄청난 성공은 아니지만 작은 노력으로 한달 100-200 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6. 지우의 영주권 획득. 계획대로라면 나와 정은이가 시민권을 딸 때 온 가족이 시민권을 따는건데 지우 비자가 만료되어 지우만 영주권 신청을 하고 받게 되었다.
7. 그리고 여행… 올해는 우리 가족끼리 많은 여행을 하지 못했다. 크게 한방으로 이집트에 다녀왔는데 오래간만에 완전히 다른 기후를 경험해서 그런지 모두들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모두 만족스럽게 다녀왔던 여행이다. 나는 좀 불편하게 자고 푹 쉬지 못했던 기분이 들었지만 다른 곳으로 여행했다면 더 힘들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녀본 여행중에 가장 비쌌던 여행이기도 하다. 짧지만 1박2일로 호야랑 시우만 데리고 폴란드 여행도 다녀왔다. 같이 먹고 걷고 이야기 했던 조금은 심심했던 여행이었지만 내 기억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래..1년의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지만 하루하루 계획하지 못하고 끌려가듯 지내온 시간 뒤에는 힘들었던 기억이 더 크게 남는것 같다. 올해는 조금은 능동적으로 지내도록 노력해보고 싶다.
그리하여..올해의 개인적인 목표를 적어보자면,
1.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베를린에 작은 상가를 하나 마련해보고 싶다. 베를린에서 부동산, 특히 상가는 거래가 정말 뜸하고 구하기가 어렵다. 여차하면 우리가 비지니스를 시작해 볼 수 있는 상가를 하나 마련하면 좋을것 같다.
2.시민권 도전. 사실 시민권 따는것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시민권 발급에 딱 두가지 조건이 부족한데, 하나는 독일어 능력이고 다른건 독일 상식테스트인데 독일어 B1자격증 발급이 가장 시급하다. 조금 노력하면 딸 수 있을것 같기도 한데, 이 노력이라는것이 잘 안되는 관계로 계속 미루어져오고 있다.
3.게임이나 앱 정기적으로 만들어 출시하기. 일단 목표는 3개월에 하나 이상의 앱이나 게임을 출시하는것으로 하고 있다. 첫분기 목표는 ‘데이팅앱’으로 목표를 잡았다.
4.운동. 이제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정말 삶의 질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미룰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 근력운동하기, 애들이랑 같이 조깅하기를 꼭 실천하려고 한다.
5.에셋 판매. 작년부터 시작한 유니티 에셋판매를 계속하려고 한다. 큰 욕심없이 한달에 하나 출시를 목표로하고 추가로 마케팅도 해 볼 생각이다.
그 외에 가족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여러가지 경험해 보는것은 기본으로 생각하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보내는 시간 말고 조금이라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시간들.. 아이들이 커서도 가끔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