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 울리지 않기.

혼내지 말기로 결심한 이후..
혼내고 싶은 맘은 생기고 제어는 안되니..
말로 지우를 괴롭혔다. 

사실 혼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동들이겠지..

내가 무슨 이유로 혼내는지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별로 큰 일도 아니다..
주로 ‘내’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가 큰데..
지우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당연한 행동일수도 있는 것..

그리고 여기에 스트래스 받는 상황이 더해지면 결국 지우가 울음을 터뜨리고 끝나게 된다.
심지어 내 화가 풀릴때 까지 울지 마라고 다그치고 있는 내 모습..

지우가 어디서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들에서 나의 대처는 정말 딱 지우와 똑같은 수준이었던 것 같다..

말로해도 충분히 알아 듣는 아이를..
내가 한번만 더 기다려 주면 따라올 아이를..
지우도, 나도 힘들게 만들고 있지는 않았는지..
내가 지우한테 화내고 울리는 목적이 대체 뭔지..
이렇게 해서 지우한테, 나한테 얻을 수 있는건 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한건 지금의 내 모습이 결코 존경스러운 어른의 모습은 아니라는 것과..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나는 이런 모습으로 굳어져 버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지우가 행복할 수 있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중이다.

만약 문제가 되는 상황이 생긴다면(예를 들어 밥을 먹지 않고 과자를 먹겠다고 한다면..)

1. 일단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한다.
2.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아빠이 의견을 이야기 하고 선택권을 준다.
3. 나의 생각과 다른 결정을 내리면 한번만 더 설득해 본다.
4. 그래도 지우의 생각이 그렇다면 협박, 조건없이 지원해 준다. 

그 외에는 지우가 울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울음은 슬픔이니..울지 않는 다는건 슬프지 않다는 것이고..
웃음은 즐거움이니 웃고 있다는건 기쁘고 행복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울거나 분노하지 않게 하고 늘 웃고 즐거울 수 있도록 해 주는것..그게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우선순위로 따지자면 말이다..
 

정은이 생일

정은이 생일이었다.

많은 생각이 든 하루였다.

그래도 종일 같이 있어서 좋았다.
종일 같이 있게된지 두 달정도 되는것 같은데..
정은이도 매일 좋을까?

난 좋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고 그런다…

그래도 다 잘 되겠지.. 

어렵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 되는거..
이건 그 자체로 이루어져야지 노력하는거랑은 다른거 아닌가..

난 그냥 그 자체로 좋은 아빠..좋은 남편일까..

 

이쁜이들..

이쁜 마누라..
이쁜 딸..
이쁜 아들.. 

내일은 뭘 할까?

이쁜 마누라가 이쁜 아들 잠들면 조금 쉴 수 있도록 이쁜 딸과 데이트를 해야겠다.
삼촌들과의 식사에도 한번 데리고 가 봐야겠다.
잘 적응할 수 있을지..울고불고 심심하다고 난리를 치는지..
그리고 잠시 오신 부모님 모시고 집으로 오면 되겠지..?

그 와중에 중간 중간 일 하면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한탄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바쁘고 힘들겠지만 내가 하고싶은걸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다..
 
모두에게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로 인해 나도 행복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루를 보내야 겠다. 

비비비

그래 와라!
난 이렇게 쏟아붓는 비가 좋다.

하지만 눅눅한 습기와 냄새나는 빨래는 싫다.
어두운 집도 싫다.

이제 곧 제습기가 오면 눅눅한 집과 냄새나는 빨래는 없어지겠지..
어두운 집은 불을 밝히면 되는거고..

그래도 집안에만 있는 건 싫다..

다음에 이사 갈 곳은 꼭 마당이 있는 곳일거라고 생각해 본다.

 

평범한 하루..

평범한 하루를 만들기가 가장 어렵다.
아마도 가장 행복한 하루는 그냥 ‘평범한’ 하루가 아닐까?

가족들이 몸 아픈 곳 없고, 집도 적당히 정리 되어 있고,
먹을 음식이 있고 경제적인 걱정도 크지 않은..
밀린 일이나 큰 걱정거리 없는 그런 하루..

계획된 일이 없어도 그냥 시간 죽이며 사랑하는 정은이, 지우, 지호와
얼굴 마주보고 웃을 수 있는 그런 하루 말이다.

평범하다기엔 너무 거창한가?

벌써 서른 둘이다.
야망을 품고 혈기왕성하게 앞만보고 달려갈 것만 같았던 나의 30대는,
정말 제자리에 딱 멈춰서서 내가 그렇게 달려온 길을 뒤돌아 보고 있다.

다시 돌아가 걸어온다면 이렇게 숨차게 뛰어올 수 있었을까..

배가 불러서 그런지 아직도 젊은 나이에 늙은 할아버지 마냥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오늘은 정은이, 지우, 지호의 웃는 모습을 모두 봤다.
둘 다 편도염으로 크게 아팠던 이번 주..
정은이는 피로에 피로에 피로에 피로에 피로에 피로가 쌓여,
더 이상 피로가 쌓이지 않게 되었다.

언제 픽 쓰러져 아파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상태말이다..

우리 엄마도 정은이 처럼 나랑 형을 키웠을까..
힘들어서 내치면, 그걸로 지금까지 마음아파하는..
그래서 그렇게 못하고 스스로 희생하는 엄마 말이다..

자식, 손자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는 우리 아빠, 아버님도 똑같다..

애들이 열도 내리고 잠도 자고 있는 지금..
빨래만 잘 마르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프로젝트 마무리, 새로운 시작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의 문제보다 양의 문제가 있었다.
한정된 인원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양을 더 빨리, 잘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

정말 오래간만에 ‘시간 안에 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어렵지 않게 생각했던 기술적인 부분들도 계속 발목을 잡았고
나중에 언어를 나누고 나서는 정말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컴파일이나 업로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게 NHN 있을 때 처럼 업무가 분리된 환경이었다면 큰 스트래스로 다가오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전부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장점이라면,
많은것을 배울 수 있다.
비용을 아낄수 있다->돈을 더 벌 수 있다.
여러명이 하는 것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효율은 높다(이제 시간 자체도 더 짧을 것 같다).

단점은,
의지하기 어렵다.
몸이 축난다.

이 정도?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새롭게 배우고 느끼는게 있다는 것은 좋은것이다.
배움은 자신감의 원천이 되고, 자신감은 인생에 있어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여유와 행복을 만들 수 있는 촉매로서의 자신감..

결국 많은 부분을 마무리 했고..오늘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이들과 함께 한 일상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 였지만..
내 가족들과 공감하고 체온을 느끼는 것만큼 행복한 것은 없다.

나도 정은이도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이 부분이 조금 걱정이다.

짧게나마 정은이와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목표를 그려보았다.

이제 시작이다… 

악몽

그제 꿈에서는 일본에 갔는데 오래간만에 만난 중학교때 알던 친구들로 부터 왕따를 당하는 꿈을 꿨다.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들이었는데, 사실 내가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 부류들이었는데,
아주 기분이 별로였다.

왕따라기 보다는 뭔가 나에대한 사소한 오해로, 그리고 내 말은 듣지도 않은 소문 같은 걸로 내가 피해를
당하는 상황이라 그게 많이 답답했다.

어제 꿈에서는 집에 도둑이 드는 꿈이었는데..
내 꿈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저택(내가 꿈에서 사는 곳? ^^)에 도둑이 들어온걸 직감하고
(매번 꿈에서 걱정했다. 도둑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집이어서..)
발코니 같은 곳으로 갔는데..거기서 도둑놈과 마주치게 되었다.

꿈속의 집에 애들은 없었지만 정은이가 있었는데, 나도 무서웠지만 정말 죽음을 각오하고
결전을 치룰 각오로 다가갔는데(지금 생각하니 다행이면서 뿌듯..)..
도둑놈도 이왕 이렇게 된거 자기가 그냥 가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발코니 샤시를 열고 나가다가 그만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내 꿈의 대저택은 4층높이..깜짝 놀라서 바깥을 보니 바닥에 쓰러져있다.

얼른 바깥에 나가 경찰을 찾았는데(왠지 모르겠지만 경찰차가 아주 낡았음..) 같이 집으로 가던 중
자꾸만 숨을 못쉬는 상황이 발생했다.

목에 뭔가 걸린것 같은데..

결국 꿈에서 깨어보니 감기때문에 가래로-_- 실제로 숨을 못쉬고 있었다…
날은 밝았는데 시계를 보니 6시 30분..

악몽으로 깨어난건 태어나서 두 번째인것 같다.

 
혼자 있어서 푹 자고..여유있게 친구들도 만나고 아는 사람들도 만나서 술한잔도 하고
밀린 일도 다 끝내고 번역도 하고 집도 정리하고 그럴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 감기에 골골거리고..집은 엉망이고 번역도 안되고 일만 찔끔찔끔하고.. 

결혼 기념일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나이 송호철과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가씨 김정은이

결혼한지 4년째 되는 날! 경~축~!

이제 결혼 5년차..신혼티는 벗었다.

5년..우리에게는 엄청난 변화들이 있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고,
술마시는 빈도가 급격하게 줄었다.(최근 반년간 외부 술자리 없었음..대단..)
조금이지만 운동도 시작해서 살도 많이 빠졌고,
무엇보다 집안일에 아주 익숙해졌다.
설거지와 청소는 이제 쉬워서 잘 안한다–;
빨래는 너는것 뿐 아니라 정리까지 할 줄 안다!
그리고..아주 많이 피곤해졌다..
운동을 하면 신기하게 피곤이 상쇄되는 느낌인데..아마도 내가 정신적인 노동을 많이 하고
육체의 에너지는 모두 소비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정은이는..
그 많은 잠을 줄이고 철의 여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양팔에 두 아이를 안고 다니는건 기본..
하나 재우고 하나 놀아주고 하루 종일 애들 보느라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남편도 챙겨주니..
내가 보기에 정은이는 정말 엄마가 된 것 같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정은이는 더 잘 웃고 더 행복해졌다. 분명히.
물론 더 피곤해지기도 했지만..

우리는..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첫 신혼집..그 다음 빌라로..또 월세 오피스텔..그다음 전세 오피스텔..
그리고 지금 아파트로..무려 다섯 번이나 주거지가 바뀌었다.
어디 허세한번 부려보자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지만 관리비가 감당이 안된다.
아마 전세계약이 끝나는 내년엔 또 다른곳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날을 위해 우리는 무소비의 삶을 살고 있다.
정말 우리는 소비를 하지 않는다.
대신 관리비와 마트에 올인하고 있을 뿐..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지우와 지호가 태어났다.
우리의 인생관에 확신을 불어넣어준 두 녀석!
이럴까 저럴까 흔들리던 마음이 아이들을 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의 첫째 딸 지우는 내 애간장을 녹여 나를 언제나 딸바보로 만든다.
남자의 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깊은 눈망울의 둘째 아들 지호는 그 매력적인 눈으로 엄마를 아들바보로 만든다.
엄마를 닮아 둘 다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나에게 죽기전에 하고싶은 일이 무엇이냐..혹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난 정말이지 조금 허무하지만 모든것을 이루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사랑하고 나와 비슷한 기준을 가진, 그리고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이렇게 이쁜 딸, 아들이 있는데 더 바랄 것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이대로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
매일 내 가족들의 웃음띈 얼굴을 보며, 나도 웃고 모두 웃고 그렇게 말이다.

그래서 내 인생은 이제 이 순간 순간을 지키고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정말 욕심이 있다면 우리 가족 모두 지금처럼 건강하고 바르게 살았으면 한다는 것..

이제 지호가 크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 날이 오기전에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겨야지…

정은아..아직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편 둬서 행복하겠다! 알라븅~!

혼났다

예전 같으면 한달을 해도 못만들었을 게시판을 주말에 뚝딱 만들고,,
그것도 짬짬히..

번역도 오늘 5페이지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생각해 보고..

그래서..뿌듯해서 와인한잔 했는데..

정은이가 뭐라고 그러고 간다..

매일 술마시냐는 말투다..
맥주 사준다고 해놓고선…………….

나도 와인 싫다. 맛도 없고..
구박 받는건 더 싫다….

내가 하는 행동 말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을텐데 말야..
그 이유를 알기 전에 나를 판단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건 정은이 단점 중 하나이다..

이런 면에서는 처남과 아버님,큰아버님 그리고 내가 같은 심정이리라..

그나저나 아버님이 건강해지시길..
아니..정말 정은이 말 잘 듣고 아버님 스스로 노력하셨으면 좋겠다.

아버님..그리고 아버님 세대들은 멋도 없는걸 멋있는걸로 알고 계신다..
우린 슬픈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