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도 핸델 김나지움으로..

지우에 이어 호야도 핸델 김나지움에 합격했다.

핸델 김나지움의 특징은 학교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음악에 특성화 된 학교이다. 모든 학생들이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혹은 실용음악과 같은 음악활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때때로 이 음악활동이 학업보다 우선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학업 성적이 뒤쳐지는건 아니다. 늘 베를린 아비투어 성적에서 최상위권에 들어있는 학교 중 하나이다.

그럼 학교에서 ‘특별히’ 뭔가를 더 가르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학교 분위기 자체가 그냥 그런 분위기 일 수 밖에 없는게 어려서부터 이런 저런 악기를 시키는/좋아하는 집에서 자란 학생들이 모였으니 그 분위기가 다른것 같다. 아이들 교육에 극성인 가정도 많지만 여유있게 삶을 즐기고자 하는 가정도 많다. 여느 10대 아이들 처럼 일탈도 하고 방황도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지 않는것 같다.

나와 정은이한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음악도,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세상의 전부 혹은 대부분으로 느끼는 가정과 학교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따라 자신의 기준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도 같이 시작했지만 1-2년이 지나 굉장히 다른 방향으로 가는 친구들이 보인다. 처음의 그 작은 차이는 아마도 가족과의 관계나 관심의 차이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지우는 이 학교에서 더 얻을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잘 하고 있다. 호야 또한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엄마아빠한테 먹이만 받아먹던 아기새에서 이제 자신이 날 수 있을지 시험해 보는 작은새로 성장한 호야. 무엇이든 다 경험해 보고 즐기고 도전하고 또 실패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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