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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답답답답답답답답답답…

다른 존재랑 다르게 살려고..
네모로 살으라는데..세모로..동그라미로 그렇게 발버둥치면서..
네모로 살았으면 겪지 않아도 될 미련한 시간들을 그렇게 보앴으면서..

이제..지금은 내 자리..네모난 내 자리가 없어서 답답하다.

집에 오면 나만 보고 있는 처자식이 있는데 난 아직도 거꾸로다..

답답하다 답답해..

욕나온다 발발발발..

애초에 난 네모가 아닌지라..다듬고 깍아본들 남들처럼 딱 들어맞지 않는데..
아니면 네모가 아닌 것 처럼 이것 저것 붙여봤던 걸까..?

지우가 큰다.

눈뜨기, 고개 돌리기, 눈 맞추기, 딸꾹질, 고개들기, 옹알이….

당연한 일들을 큰 깨닮음 처럼 배워나가는 지우..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동받는 우리..

30살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도, 태어난지 3달도 되지 않은 지우처럼,
매주, 매일 큰 일들을 배우고 있는 건 아닐까?

나만 모르고 있을지도..

후회

연예인이 눈앞에 있을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게 당연한 현상이 되었다.

“실체”가 있는데 “허상”을 남기려는 마음.

나의 이쁜 아기가 내 옆에 존재하는데, 찍어놓은 사진을 보며 좋아하는 마음.

사랑하는 아내가 옆에 없을때 아내를 그리워 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은 때를 잘못 만난 마음이다.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너무나 많이 한다.

대표적으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 그 “내일”은 언제 오는 걸까?

부모님 말씀으로는 부모님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있다고 한다.

항상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항상 행복을 느끼고 싶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저장하지 말고..
오늘의 행복을 깨닫고 발견한다. 새로 만들 필요조차 없다.

즐겁게 웃고 있는 딸과 아내를 바라보면, 그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
불안해 하는게 맞을까? 아니면 그 사이에서 나도 그들에게 행복을 주는게 맞을까?

여행지에서 보고싶고 만져보고 싶었던 장소에 도착 했을때, 그 시간과 공간을 제대로 음미해 본적이 있을까?

맛있는 맥주를 마시며, 단지 취하기 위해 마시는건 아닐까 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을까?

지금이라는 찰나를 느끼고 음미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어제의 “나”는 이미 죽어있고, 내일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30을 앞두고

이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31일에는 올해 정리를 못할것 같으니 30일 저녁(지금은 새벽;;)에 정리하도록 하고..
30살을 앞둔 소감과 오밤중에 드는 몇가지 생각이나 적어보려고 한다.

1980년에 태어났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28년하고 6개월 정도 산것 같다.

30살이라고 해서 딱히 20대가 아쉽거나 30대가 기대되는것은 아니다.
그래도 30이라니 뭔가 써 보고 싶다.

20살에는 다들 하는 성년식에 그냥 술먹을 핑계하나 더 생겼다..이정도였는데..
10살에는? 응?;;; 그땐 10살 더 먹으면 어른되는줄 알았다(엄마가 그렇게 이야기 했었다)

30살이라는 나이보다..나에게 20년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에 추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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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어렸을때 상상했던 30살의 내 모습으로 살고 있는것 같다.
조금 더 잘하고 있는 모습도 있고, 또 실망 스러운 모습도 있다.

근데 난 아직도 6살 그 때처럼 엄마한테 기대고 싶고, 레고를 만지고 놀면서
이런 저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밥투정하고 잠투정하고 싶은걸까?

마음속은 저 나이때에서 하나도 안자란것 같은데..그냥 나이가 먹으니
안그런척…꽁꽁 싸매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지우가 태어나서 생각인데, 나는 지우랑 참 잘 놀 수 있을것 같다.
지우랑 노는 동안만이라도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지금은 말이 잘 안통해서…3-4살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정은이나 형..엄마 아빠 장인어른도 이런 생각일까?

그냥..태어나면서부터 형이었고, 딸이었고, 자식이 생겨서 엄마, 아빠가 되었던거지..
내 의지로 아빠가 되었다던가..할아버지가 되었다던가 하는건 아니니까..

이건 의지대로 된다기 보다 되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우가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아빠가 정은이는 엄마가, 그리고 가족들은 한단계씩 승진(?)했다.

아직도 철없는 내 머리속에는 내 소세지를 빼앗아 먹고 도망가던 형과 밤새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엄마
장난치기라면 나보다 더 했던 아빠..그리고 나랑 언제나 웃고 즐거웠던 정은이 모습 밖에 없는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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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추억들도 많다.

동네 어른(생각해보면 내 나이?)이 놀이터에서 노는 꼬맹이들 상대로 협박하던 일도 있었고,
초, 중학교 선생님들중 몇몇 분은(당시 지금 나보다 어렸던) 자신의 조그만 왕국을 만들어 놓고
사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우스운 추억은 최근까지도 많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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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를 보면서..그리고 거꾸로 엄마아빠의 눈에서 나를 보면서 생각한다..
나라는 존재는 결국 엄마아빠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이라고..

표현은 다르고, 모습은 틀릴수 있지만 결국 원하는건 똑같고, 그렇게 키워져 온것 같다.
내가 엄마아빠 곁을 떠나 아무리 오랜 시간을 혼자 공부하고, 생각한다고 해도 쉽게 엄마아빠가
만들어 놓은 내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것 같다.

지우를 보고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말도 못하고..자기 손발도 못가누는 조그만 존재..
엄마가 없으면 먹지도, 싸지도 못하는 존재에게 삶의 하나에서 끝까지를 가르쳐야 한다.

아니..모두 가르칠 수 있다면 차라리 더 쉬울것 같다.
결국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아직 나도 모르는데..

그래도 나는 엄마아빠가 기초도 잘 만들어 주고 내가 스스로 뻗어나갈 수 있는 수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 준것 같다. 때론 엄마아빠도 불안해 했지만 언제나 나를 믿고 기다려주었다.
(언제나는 아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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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지만..나는 아직도 20년전에 들었던 노래들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때가 행복했던 시절이어서 돌아가고싶은 마음인지, 아니면 아쉬웠던 시절이라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웃긴건 그때 들었던 팝송의 가사들이 이제야 들린다는거…역시 20년을 들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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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정은이랑 이야기 해 보면 이런 생각들이 비슷할때가 많다. 정은이랑도 30년중에 근 10년을
같이 지냈으니..이런게 신기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같이 지낸 시간이 길어질 수록..난 정은이를 더 모르게
되는 걸까..?

그래도 정은이를 볼때마다..정은이 목소리를 들을 때 마다 마음이 뿌듯해지고..뭔가 차오르는 기분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요즘은 지우랑 세트로 아주 귀여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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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기고 이제 70여일이 지났지만, 지우의 탄생은 나와 정은이의 삶에 엄청난 전환점이 되었다.
삶의 목표, 가치관, 기준이 요동치면서 변해버렸다. 지우가 몇년뒤에 나왔더라면 이러한 변화가 큰 혼란을
가져왔을지도 모른다(내가 내 삶에 아주 충실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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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은 줄어들고..욕심이 줄어든 만큼 행복과 웃음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