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애들 불평 불만 내지르는 소리 들어가면서..
왕복8시간 운전에..
아이들 보고..
씻기고..
커피 콜라 너무 마셔서 머리는 깨질것 같고..
어디든 털어놓고싶다

비워야 채우지

양지로 이사와서 생긴 변화 중 하나는 버리지 못하던 물건들을 일부 버렸다는 것이다.

5년간의 계약서, 소장하고 싶었던 많은 책들, 직장생활하며..사업하며 받았던 수 많은 명함들.

시간이 갈 수록 과거의 흔적은 현실의 나를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커져만 간다.

미래만 바라보고 오늘을 저당잡히는 삶도 불행하지만 과거에 사로잡혀 현실을 살 지 못한다면 그 또한 불행한 삶이라는것을..

오늘 성취하고 채우려면 내일의 일은 고민하지 말고, 어제 음미한 성취는 그렇게 버려야 또 오늘을 살 수 있지 않을까?

10년전에 비해 내가 고민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쌓아온 머릿속의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제 시작일 뿐 아직도 버리고 정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이 과정이 끝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것 같다.

산책

잠시 쉬러 오신 큰아버님만 집에 남겨두고..

(지우 때문에 몸시 지치신것 같다..지우는 평소의 3배 에너지로 큰할아버지를 공략했으니..)

이사온지 한 달이 넘어 처음으로 우리 가족 산책에 나섰다.

캄캄한 밤 달도 밝게 빛나고..

지우는 달 옆에 구름이 지나가는걸 보고 왜 달이 움직이냐고 물어본다.

정은이는 드림웍스에 나오는 달과 구름 같다고 한다.

클럽하우스 앞에 오니 클럽하우스 너머로 달빛에 비친 구름이 멋지다.

동네를 더 돌고 있자니 그 구름이 뭉게뭉게 몰려온다.

말로만 듣던 구름 속 번개도 간간히 보인다.

지우한테 빨리 구경하라고 했더니 한참을 구경한다.

나도 정은이도 언제 이런 모습을 볼 까 싶어서 한참동안 구름을 보고 있었다.

심지어 지호도 말을 알아들었는지 번개치는걸 보는 눈치다.

짧지만 모험같았던 우리 가족 발트하우스 첫 산책..

이제 저녁에 종종 이렇게 산책해야지..

다짐 둘

매일 추억 하나 만들기

뭐하고 놀아줄지보다 어떤 추억을 만들어줄지 고민…

고민들

* 벌어도 벌어도 부족한게 돈인가? 

좀 벌어놓고 쉰다 생각하려고 했는데..

쉰다는 건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있을 때 쉬는거지 난 아직 그 단계가 아니니 쉬게 되면 나중에는 돈을 못 벌까봐 고민..

용돈 받아 쓰는 것처럼 쓰고 싶어도 꾸준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조금씩 줄어가는 통장 잔고는 지금까지 나의 시간과 노력 열정을…그리고 미래의 안정을 버리는것 같아 쓰기가 어렵다.

이젠 나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렸다.

* 일을 못해서 조바심이 나는게 아니다.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틈틈히 일할 수 있다.

근데 지금은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이게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생각이 나나..

어디 사무실 나간다고 생각이 나나..

그냥 혼자 깊이 고민하고 계획할 시간이 필요할거 같아..하지만 그 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소설가가 골방에 틀어박혀 몇달이건 작품구상하는 것처럼,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

* 가족을 위한 결정이 결국 가족을 위하지 않는 결론으로 나는거?

세상은 이거 아니면 저게 아니다. 다른 사람이 가족을 위하지 않는다고, 그들과 무작정 반대로 살아봐야 그게 가족을 위하는게 아니다.

남들과 똑같이 살아도 가족들에게 잘 할 수 있는거라 생각하는데..

난 가족들이 더 행복했으면 하고 그런 삶을 선택한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해 주지 못하는것 같아..

* 지금도 이렇게 힘들고 여유가 없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회사도 다니고 맞벌이도 하고 그럴까..

정말 부모님이 봐주고 어린이 집에 맡기고 그러면 해결 되는건가..

그게 행복한게 아니고 잘못사는거 같아 이렇게 사는데…그럼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나도 유치원에 가고 싶다..

근황

2012년 상반기 근황 정리

– 셋째 임신

– 외주 거부

– 주부 내공 급상승

– 약간의 자립 아이디어 적립

한참 페이스북을 했었다.

페북을 하는 이유는 나의 가장 행복한 모습과 순간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자랑하는 물질적인 것을 포함해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나는 더 행복하다라고 외치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리고 그 끝없는 자랑놀이에 지쳤다.

행복은 자랑하는게 아니고 즐기는 거니까..

그리고 요즘은 조금씩 진짜 행복을 즐기고 있다.

겉보기 행복이 남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행복이었다면,

지금의 행복은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행복이다.

행복의 진국이라고 할까?

1단계 : 자랑하고 싶다.

2단계 : 주위 사람들도 같이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3단계 : 행복하기에 바쁘다.

난 2.5단계 정도..

아이를 키운다는 것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내가 포기해야 하고 잃어야 하는 것들만 생각하다 보면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이나 행복함을 단지 삶의 일부분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아이를 키우는 것을 포함해 가족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곧 나의 삶인데 자꾸만 벗어날 수 없는 그 삶에서 피하려고 하는 버릇이 생기는 것이다.

아이를 가지게 되고 아이들을 키우게 되면서 시간적, 정신적으로 이전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나이를 먹고 성장해 나가며 나 스스로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지 아이들 ‘때문에’ 내 삶이 바뀌고 언젠가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류이다.

지금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 혹은 미래의 삶에 집착하는 것은 현실의 엄청난 행복을 애써 외면하려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태어났고 나도 성장해야 한다.

나..

나도..

나도..

나도..

나는..

나는..

나는..

내가..

내가..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