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이 없어졌다. 언젠가부터.. 그런데 이상하게도 좋은 집은 가지고 싶었다. 특히 멋지고 편한 부엌과 욕실에 욕심이 생겼다. 물론 집은 주택이어야 하고.. 하지만 성인이 된 뒤로 제대로 집에서 살아본 기억은 별로 없다.
대학 간다고 서울 올라와서 기숙사로 하숙방으로 자취방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다 또 병특한다고 다음엔 회사다닌다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다 결혼했는데, 결혼 해서도 무슨 병인지 여기저기 이사다니고 결국엔 독일로..독일에 와서도 벌써 3번째 집에 아직 티비도 못샀다.
그리고 지난 1년은 난민…
나는 회사에 들어가고 지우는 학교에..지호는 유치원에.. 시우는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기..정은이는 이 모든 변화에 겹쳐서 노출되어 있어 스트래스가 더욱 심했을것 같다.
모두 힘들고 지치는 시간들..시간이 흐르면 더 좋아질것이라 믿었고 정말 좋아지는 것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것도 있다.
다만 아이들이 크는 모습과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었다는것이 조금의 위안이랄까… 우리도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었을까?
방금 티비 결제!
안녕하세요?
독일관련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되었어요. 진솔하고 생생한 글 고맙습니다.
저희는 후쿠시마, 세월호사건 이후로 한국을 떠날 마음을 굳혔답니다.
제주도라는 좋은 자연환경, 스스로 지은 흙집, 너른마당에 닭,강아지,고양이 등을 키우며
나름 여유롭게 지냈지만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답답함이 결심을 하게 했어요.
제가 올해로 50세랍니다. 한국내에서의 생활에 큰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면서
정작 국제이주조건으로는 나이많고 외국어 전혀 못하는 최악의 형편이라 고민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뜨렵니다.
어학연수후에 사업비자를 받는것을 고려하고있었는데 지우네가족의 생생한 경험담이 큰 참고가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저로서는 꿈의 환경인데 역시 아이들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네요..
저희도 나이에 맞지 않게 전원 생활을 해 보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살 생각도 했었습니다. 제주도도 그 꿈 중 하나였고, 아마도 저희가 제주에 갔다면 오영덕님 처럼 살려고 하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문제에는 답이 없더라구요. 외국이 좋다기 보다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키우고 싶었고 조금 더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어서 독일로 왔습니다. 목표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저희 부부는 어디든 떠돌아 다니며 또 배우고 느끼고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 생각만 한다면 저희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부모님이 이렇게 생각하시는게 아이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이 됩니다. 늘 행복하시고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