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언제 왔어?

오늘 효덕이형 만나고 코스트코 다녀오려고 나가는데 지우가 같이 가자고 한다.
효덕이 삼촌 만나서 아이스크림 먹었던걸 기억하나 보다..

회의해야 해서 혼자 간다고 했다.
지우가 김을 더 달라고 하니 엄마가 김이 없다고 했다(더 안주려고..).
아빠가 사올거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지우 자고 있으면 아빠 다녀올게~ 하고 나갔다.
집에오니 애들은 다 자고..지금은 새벽 4시..
방금 지우가 깨서 오더니 ‘아빠 언제왔어?’ 그런다..

쉬야가 하고 싶어 나왔나보다..
쉬야 하면서 나한테 물어본다..

‘아빠 언제 왔어?’
‘나 자고 있을때 언제 왔어?’

‘응~지우 자고 있을때 왔어~’

‘오분 있다가 왔어?’
‘그런데 김이 있더라?’

다용도실에 김이 있는걸 봤거나 정은이가 줬나보다..

귀여운 지우.. 

호야 드디어..서는 것에 관심을.

저번에 몇번 손 놓고 서고나서 무서운지 금방 주저앉아버렸는데..
어제부터 스스로 설 수 있다는걸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자기 혼자 서고, 웃고 좋아한다.
지우는 300일날 처음 서자마자 이런 분위기였다.
그리고 계속 혼자 서고 걸을려고 노력해서 10여일만에 걸었던것 같다..

이제 지호도 서는것에 관심을 보였으니 금방 걸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것저것 잡고 잘 걸어다닌다.
돐이 일주일 남았는데 돌 전에 첫걸음을 걸을 수 있을지..^^

지우 근황

똘똘이 지우..정말 날 닮아서 이렇게 똑똑한걸까?-_-

무엇이든 혼자하려고 한다.
배운건 바로 써먹는다.
주변 사람의 감정을 정확하게 읽는다.
과거의 경험을 아주 확실히 기억하고 연관짓는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궁금해 한다.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안다.

이쁜 모습은 정말 수도 없이 보여주고..
아직도 섭섭한게 많아 징징거리지만 의젓한 모습도 많이 보여준다.

나랑 정은이는 지우의 이런 모습이 좋다.
너무 모범생이지 않으면서…형식에 묶여있지도 않고..
조금은 자기 중심적이면서 제멋대로인 지우..

정말..난 지우 애교에 녹는다..
울 집에서 나한테 애교부리는건 지우밖에 없거든! 

쑥쑥 크면서 얼굴이나 생김이 크게 변하는 때가 있는데..그 때마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변하는지..
호야도 너무 예쁘고 정말 우린 복받은 부모다..

이제 지우는 다음주부터 유치원에 간다.
엄마랑 여기저기 다녀도 보고, 아빠랑 여행도 다니고 놀러다니면서 여러가지로 생각했나보다..
잘 적응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발레복이나 모든 옷들을 혼자 입고 양치도 혼자하고, 말도 안되는 영어공부에 밥, 젓가락질, 쉬야, 응가, 샤워, 머리감기, 샴푸, 비누칠, 청소, 빨래, 요리.. 못하는게 없는 우리 지우..

이제 호야가 조금 더 크면 호야도 배려하고, 지우가 하고싶은것도 더 많이 생각해서 마음껏 하고싶은거 하고 건강하게 지내면 좋겠다.

난 정말 지우랑 호야..그리고 내 마누라가 자기들 하고 싶은게 있어서 내가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결정했으니까.. 

호야 우뚝 서다!

지난 주 부터 살짝살짝 손 놓고 서더니..
어제, 오늘 확실하게 보여줬다.

오늘은 심지어 손을 흔들기 까지…

지우는 딱 300일에 벌떡 일어섰는데..
지우와 다른 점이라면..
지우는 자기가 손을 놓고 섰다는 걸 정확하게 인지했다는 것..
반면 호야는 자기도 모르게 섰는데 긴가민가 한다는 것..

그래서 지우는 한번 선 다음에 계속 시도하고 발전해서 바로 걸어버렸는데..
호야는 내일 어떨런지..

그냥 섰다라는 사실로 볼 때 30일정도 호야가 느리지만 걷고 뛰고 하는건 조금씩 더 느려질 것 같다.

그렇다고 호야가 운동신경이 떨어지거나 그런건 아니다..
힘도 엄청나고..성깔도 더 있어보이는데..

반면 뭐랄까..섬세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각종 스위치류의 조작이 훨씬 부드럽고, 한가지 방법이 아니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조작해 본다.
끊임없이 주변의 사물을 실험해 보는..바로 이 실험정신!
호야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물론 매일 수백번도 넘게 보여주는 살인미소도..

아..빨리 누나랑 같이 노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호야..

오늘 찰나의 순간이지만 두 손을 놓고 섰었다.
(사실 앉으려던 중 잠시 그렇게 된거라..)

이런 발달은 정말 지우가 빨랐구나 싶다..
300일 되는날 벌떡 일어섰으니–;

호야는 잡고는 서지만 아직도 불안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자꾸만 서려고 노력한다는 것..

지우는 체력왕답게 오늘은 미끄럼틀위에서 점프해서 엉덩이로 착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호야는 요즘 새로운 것들을 맛보는데 푹 빠져있는것 같다.
특히나 아빠인 내가 뭔가 맛난걸 잘 먹는다는걸 알아서 내가 뭔가 먹고 있으면 나에게 기어온다.
(엄마쟁이라 보통 나에게는 오지 않는다)

그리고 내 다리를 힘들게 잡고 일어서서 세상에 둘도 없는 미소를 날린다.
마치..’씨익..아빠 뭔지 모르지만 나도 줄거지?’ 라고 하는듯..
나는 순간 정신줄을 놓고 아기가 먹으면 안되는 것까지 주고만다..
정신 차렸을땐 이미 내 손은 호야의 입속으로..

꺼이꺼이 웃으면서 만족한 표정으로 휙 돌아가 버리는 호야..
 

안과/어린이집/아빠랑

지우가 얼마 전부터 하얀게 보인다고 했다.
아침에, 바깥을 보면 더 그랬는데..
오늘 안과에 다녀왔다.

지우는 성격상 관심을 끌고자 하면 더 입을 다무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사 선생님은 아이가 관심끌려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지우가 호야때문에 속상해 하는건 있지만 다른 방법도 있는데 하필 이런 방법을 택했을거 같지도 않고..
아이답지 않게 구체적인 설명에 내 마음은 오락가락한다.

눈에 이상이 있는건 아니라니 일단 안심이지만 왼쪽 눈이 눈부심에 취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왼쪽 눈만 눈부심이 있다는건 내 생각에 매번 우연히 왼쪽 눈으로 눈부신 곳을 본 경우(빛이 반사되거나 태양으로 인해..)..
혹은 왼쪽 각막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각막에 이상이 있다면 일시적인 증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것 같다.
뇌에 이상이라면 양쪽 눈 다 증상이 나타나냐 할 것 같고..
망막에 이상이라면 증상이 매일,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단순히 아이들은 성장이 빠르니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해야 할까..?

조금 더 지켜봐야 겠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어린이 집에 갔다.
쉬야 하는거..집에 오는거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결국 어린이 집에서 쉬야를 했단다..
가서 조금 울었다고 하고..지우답게 이곳 저곳 탐색하고 다녔다고 한다..

다행인지 내일도 가고싶다고 하니..잘 적응하리라 믿는다.

하나 더..오늘은 어제 지우랑 약속한것 처럼 아빠랑 같이 자기로 했다.
근 한 달동안 나와 보낸 시간도 많고, 나도 집에 자주 있어서 지우가 큰 거부감이 없었던거 같다.
(나의 삐지기 신공도 한몫..)

2주 정도 이야기 해주다 내 옆에서 잤는데(이것도 대단), 어제 부터 아빠랑만 자 보자고 했더니..
작은 방에서 내 옆에 누웠다.
새로운 환경에서 있어보고 싶어하는 욕구도 있었던거 같다.

물론 5분만에 엄마한테 데려다 달라고 했지만..
그래서 내일(오늘)은 아빠랑 코 자자고 약속하고 엄마옆에서 잤다.

오늘은 약속한대로 아빠랑 자자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내 옆에서 뒤척거리면서..
노래도 하고..나한테 말도 걸고..꿀꿀이(저금통)도 옆에 눕히고 그런다..

내가 ‘지우 코 자면 번쩍 들어서 엄마 옆에 눕혀줄게 걱정말고 코~ 자!’ 했더니
‘이렇게 번쩍?’ 하면서 좋아한다.

꿀꿀이는 어떡하지..하면서 걱정해서 꿀꿀이도 옆에 눕혀준다고 하니..뒤척이다 잠들었다.

감동 ㅠㅠ

바닥이 딱딱해 제대로 못자는거 같아 얼른 엄마 옆으로 데려다 줬다..꿀꿀이랑.. 

기어!

호야가 길듯 말듯 하더니 오늘 확실히 기었다.
조금 어설프게 기었지만 자기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움직인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거니까..

지호를 보고 있으면 어리지만 정말 우리처럼 생각하는게 보인다.

좋고 싫은게 분명하고, 그것에 따라 반응을 한다.
결국 어른이라고 해 봐야 저기서 다른게 하나도 없으니..

먹고 싶은거, 관심있는걸 가져가 버리면 짜증내고 울고..
관심가져주고 놀아주면 웃고..
무엇보다 엄마를 너무 좋아한다.

어제 내가 호야를 30-40분정도 혼자 보는데 엄마가 없는걸 알고 계속 울었다.
그냥 우는게 아니라 자지러질 정도로..
거기다 나를 밀어내는데..내가 무슨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단 30분이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는..엄마가 아니면 안되는 그런 무기력함과 아빠라는 존재를 몰라주는 섭섭함을 같이 느꼈다..

지우한테는 ‘엄마가 안되면 아빠’ 라는 서운함..
호야한테는 ‘넌 저리가고 엄마 데려와’라는 서운함을..

ㅠㅠ

이 두 녀석이 ‘아빠!’ 하면서 매달리는 날이 올까.. 

아들인데 귀요미..

내 자식 자랑이지만..

지우가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매력을 풍긴다면(엄마 닮음),
지호는 모두를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나를 닮아서? ㅎ).
지호는 태어나서 바로 눈을 맞췄다.
지우가 감칠맛 나게 애를 태웠다면, 지호는 자기를 봐달라는 눈빛을 쏘아댄다.
자호를 보고 있자면 옆에서 지우가 아쉬워 하는걸 알면서도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그리고 잘 웃는다.
지우도 활짝 웃고 유쾌한 아이지만 지호에 당할 수 없다.
눈만 마주치면 까르르 웃어주는 지호한테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여러 일들로 지치고 힘들어도 지호 얼굴 한번 보면 피로가 다 풀린다.
내 배위에서 자면서 뒤척거리는걸 보면 꼭 안아주고 싶다.
지호는 어떻게 자랄까..
이제 100일이지만 지우를 생각해 보면 지금 목소리, 성격, 행동이 24개월에도 똑같은데..
지우도, 지호도 건강하게 그리고 너무 매력있는 아이로 크고 있는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
부모로서 한없이 부족하기만 한 내가 부끄러울 뿐이다..

지우는 말을 할 줄 안다.

추석 이후로 말하기 스킬을 취득한 지우..

요즘은 아주 장난이 아니다.
응용도 어쩜 그리..

‘이거 먹어볼까? 이거 먹어보자!’
동사의 변형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다.

‘와 이건 지우가 좋아하는 피클이잖아? 맛있겠다~! 음~맛있다. 아빠도 먹어! 아빠도 맛있어?’
‘아빠 오늘은 뭐 사왔어?’
‘아빠 회사가?’
‘아빠 허리아퍼? 난 허리아퍼’
‘여기 아야야했어. 이거봐. 어? 이쪽 다리가 아니네? 이쪽이다! 찾았다! 이거봐 피나잖아! 약 바르고 밴드주세요.’
‘아빠는 웅아저씨 오나 보고 있어. 나가~!’
‘아기 응가 했어?’
‘어디 맛좀 볼까? 아빠도 맛좀봐!’
‘이건 손대면 안되는거지?’
‘내가 책읽어 줄까?(외우고 있는 책을 읽어줌)’
‘내가 가지고 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나 돌돌(아기처럼 속싸개)해주라~돌돌~~’
‘아기 우유줘 난 남은거 먹을게’
뽀로로에서 포비가 너희들 졸립구나? 하니까 ‘난 배고픈데…’
‘아빠 나 배고파..어떡해..’
‘웅 아저씨 대단히 무섭다’
‘엄마 난 행복해!’
‘아빠 너무 붙지마! 조금만 붙어!’
‘왜그래~?’
‘숨밖꼭질하자~’
‘우에우에우에 하자(강조)’
‘밤에 쿵쿵하면 아줌마 올라오지~(그러면서 쿵쿵)’
‘나도 한번 보자~(의자 가져옴)’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있어~’
‘아빠 내가 도와줄께(설거지, 빨래)’
‘아기 코~자?’
‘아빠도 코~자!’
‘호철! 뭐하니?’
‘호철 이거 니꺼야? 이건 내꺼지?’
‘엄마 어디있어?’
‘아기 여기 누워! 울지마! 많이 먹어~ 아 이쁘다.’
..

각종 노래에 춤추고 애교까지..
이쁜 우리딸..감기도 좀 괜찮아지는것 같은데..

내 감기가 문제구만..ㅠㅠ

지호 탄생!

11월 8일 지호가 태어났다.
이름을 지호라고 지었는데..아직 100%확정은 아니다..이번 주말까지만 더 고민해 봐야겠다.

10일날로 수술 일정을 잡았는데..뭐가 급한지 8일 새벽에 양수가 터지고..
결국 아침 8시반정도에 수술실로 갔다.
지우는 비몽사몽에..겨우 빼빼로로 진정시키고..
아버님, 엄마 호출하고..
가자마자 수술할 줄 알았는데..수술이 밀렸다고 조금 기다리란다..

아침과 다르게 정은이 진통이 조금씩 시작되더니..
이런..지우때랑 똑같이 진통이 오는것 같다.

수술은 계속 미뤄지고..
진통은 심해지고..

자궁의 수축정도를 나타내는 기계와 아이 심박수를 보여주는 기계가 있는데..
이걸 보면 정은이가 아픈지 안아픈지를 알 수 있다.

옆에서 보는 내가 해 줄 수 있는건 그 수치를 보면서 곧 아플거야..곧 괜찮아져..라고 말해주는 것 뿐..

장장 4시간 진통을 하고 수술대로 정은이를 보냈다(거기서 1시간 더 기다림..).
곽생로에서는 진통중 수술하기로 하고 15분 만에 지우가 나왔는데…–;

여튼 밖에서 기다리니 둘째가 나온다..
3.2키로 남자아이..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성장했을때 어떤얼굴이 될지 확연히 보여주는 외모!
나를(할아버지를)닮은 M자형 이마(미안하다..대머리 유전자여..)
내 자식이 분명하군..

기념촬영까지 마치고 한시름 놨다.
아기는 건강했지만 정은이가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엄마도 도착..
정은이가 무사히 회복실로 나온것으로 나의 긴장도 풀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일하라고 난리다..
결국 나는 지호가 태어난 날 한숨도 못자고 일을 해야 했다..다음날 새벽 5시까지..

남들은 출산휴가다 뭐다 하는데..난 무려 1주일을 집에 있으면서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 마무리 하느라
죽을 뻔 했다..하필 CBT기간이라..

지우때와는 달리 조리원에 거의 가지 않고 집에서 혹시나 지우가 받았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할머니랑..

다행인지 지우도 엄마를 많이 찾지 않고 잘 적응해 주고 있는것 같다.
동생이 잠시 집에 왔을 때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어찌나 안아주고 뽀뽀해주는지..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어깨가 무척이나 무겁다..
더 열심히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