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정말이지 나도 정은이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은이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집구석에 박혀서 씻지도 못하고 매일 토에 오줌에 범벅을 하고도 지우 먹이고 놀아주고..지호 먹이고 재우고 안고..
자기 밥은 먹는둥 마는둥..

난 사업 안했으면 어찌되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시간은 집에서 보내는데 그래도 힘들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을까..

주변에 물어보니..
맞벌이의 경우 양가 부모님 중 한쪽이 전담..
외벌이의 경우 청소도우미 아줌마 혹은 입주도우미 아줌마..

이렇게 되는것 같다.

우린 주 2~3회 반일씩 청소 도와주시는 아주머니..
그리고 우리 둘이서 애들을 보는데.. 서로 자는 패턴도 다르고..
돈도 많이 나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다들 이럴때 돈 쓰라고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내년에 돈벌이가 어찌될 지 모르니 지출에 대한 계획을 잡기가 두렵다..

요즘 지우 병원을 주 2회씩 다녀와야 하고..
머리속을 정리할 틈이 없다.

내 일이라는게..뭔가 정리하고 결정해야 일이 진행되는데 그런걸 생각할 틈이 별로 없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 일이 지금하는 일이라면 좋을텐데..

12월

어느덧 2010년 12월.. 그것도 6일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들이지만, 나 자신을 더욱 소중히 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것을 아이들에게 다 주겠다.
단, 아이들의 자립과 독립이 목적이고, 그 한계는 20살 전 후 가 될 것이다.

올 한해, 그리고 요즈음 나와 정은이는 고민하고 변하고 있다.
생각도 마음도 계획도..

매일 반복되는 야근작업의 막바지에 다다른..그런 느낌이다.
이제 곧 프로젝트는 종료되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리라는..
그리고 그 사이에 약간의 여유를 부릴 수 있을것이라는 그런 기대감.

하지만 이번은 많이 다를것이다. 여유라는 단어 자체를 잊을 수 있도록,
생활과 여유가 어우러진 그런 삶을 살것이다.

하루 하루가 새로운 도전이고 성취이고 감동이고 행복일 수 있는 삶을 만들고, 또 충실히 살 것이다.

힘내자

요즘 좀 힘들다.
회사일도 많았고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정은이 임신 중이라 숨죽이며 지낸 시간에..출산 부터 오늘까지 정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와중에 정신적으로 스트래스 받는 일도 굉장히 많다.
감정이 자꾸만 부정적으로 변하고 짜증이 난다.

이럴때..가끔…아주 가끔 내가 가장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럽다.
지우나 지호를 보면 부끄럽지만..나도 저 아이들 같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언제나 정은이한테 의지하지만..지우 임신한 뒤로 출산, 육아, 지호임신, 출산, 육아로..
점점 내가 기댈곳은 작아진다(고 혼자 생각..).

특히 요즘은 정은이도 예민함과 피곤함이 극에 다다른듯 하다..
나도..

기대라고 해도 괜찮다고 말할 참이지만 기댈 곳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힘이 빠진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돌파구를 찾은건 아니다..편하게 살 생각만 하고 있으니..

요약하자면 이렇다..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간섭은 싫다..기대고 싶은데 약한모습은 싫다..
밥먹고 싶은데 배부르다.. 이런거?

괜히 평소 보지도 않는 친구들 만나고 싶고..가지도 않았던 동문회, 선배들 보고 싶고
이러는걸 보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나보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래..애써 숨기지 말고 인정하자.
나도 힘들다고..

회사에선 개발은 기본이요 각종 회사 업무에 미팅에 서류작업에 잡무..
집에서는 집안일은 기본이요 시간 날때마다 아이들보고 음식도..
집에 돈관리도 해야하고 양가 부모님 눈치에..
번역같은 일 벌려놓은거..
생리현상 해결..

이런거 하고 나면 남는건 여유와 휴식이아니라..
머리속에 끝도 없는 고민 고민들이다..

내 30여년 인생은 고민들로 채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중독, 도박중독도 아닌 고민 중독..

정은이는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며 내가 부럽다지만..
내 입장에서는 나의 하루는 반납하고 싶은 하루일 뿐이다..

내가 그나마 하루의 위안을 가질 수 있는건..
정은이를 위해 뭔가를 했다(집안일이나 요리..)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놀아주거나 씻기거나 돈?)
나를 위해 뭔가를 했다(자전거 출퇴근으로 운동, 번역으로 경력, 공부?)
라고 나 스스로 합리화 하는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참 가치있고 뿌듯한 하루인데…
나에게도 요즈음의 하루는 벅차고 힘들때가 있다.
그래도 이겨나가고 싶어 ‘기댈곳’ 이라는 존재만 확인하고
실제로 ‘기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힘들다. 그것도 죽도록!

그래도 다행인게 내 가족들을 위해서이니 난 할 수 있다!
오늘 다시 다짐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막둥이의 약한 마음은 벗어버리고 가장으로서 다시 달려야지..
나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약간은 불쌍한 느낌으로 말이지..

요즘 매일 하는 집안일의 1/7 정도 한 날의 정은이 블로그 포스트가 생각난다.
‘호철이가 작정하고 집안일을 해서 뭔가 불안하기까지 하다..’

집안일은 내 고민처럼 끝이 없구나.
육아도 그 끝은 블랙홀이니..정은아 우리 적당히 천천히 하자꾸나..

나도 여기 하소연 이렇게 종종하고 그럼 마음 풀리고 부끄럽고 쪽팔려서 더 열심히 할거야.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은 위대하니까..

고작 사업하나 집안일 조금 거들기, 육아 조금 거들기 등의 일을 못하겠어?
까짓거 내가 다 하지! 일단 잠 좀 자자

번역

진행하던 번역이 개정판 출시 소식으로 보류되어있다가..

이달 초 개정판 출시와 함께 다시 시작되었다.
미국애들이 영어가 그런건지 인간들이 그런건지..조금 상세하게 설명해 줬으면 하는 부분은 시적인 표현으로 넘어가고..(혹은 슬랭..이나 은어) 다 아는건 몇 페이지에 예를 들어 설명한다.
나는 반복되는 설명에 지치고 매번 번역이 다르게 되어 400페이지나 되는 영어 속에서 내가 번역했던 것과 동일한 패턴을 찾아야 한다.
이번엔 세 번째 번역이라 나름 요령도 생기고 조금 더 독자의 편에서 생각하게 된다.
처음 번역했던 쿡북은 저자가 3명이라 한명 익숙해질만 하면 다른 사람 파트로 가서 번역이 힘들었고..
두 번째 번역한 에센셜은 저자는 한명인데 페이지수를 늘릴려고 작정했는지 무려 800페이지..
거기에 역자가 두 명이이 이건 뭐..
요번에 번역하는 러닝 시리즈는 조금 가볍게 적고 싶었는지 양놈들 만의 정신세계가 가득하다.
이걸 한국식으로 번역하고 싶지도 않고..직역은 더 안되니..내 나름대로 생략하고 가공해서 적고 있다.
근데 정말 쓸때없는 말이 많다..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말이 아니라 해서 헷갈리게 하는 말들 말이다.
이런 놈들도 책을 써서 세계로 팔아먹는데 나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는 왜 세계로 파는 책이 안나오냐고..
영어로 써야 하나..이놈들 써놓은거 보면 못쓸것도 없는데 말이다.
여튼..번역이란 그렇다. 이러한 잡다한 어려움 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신적인 방해공작이 상당하다.
나를 이기지 못하면 번역은 불가능 하다. 하루에 5페이지 번역하기가 이렇게 힘드니..
하루에 5페이지라 해도 매일매일 쉬지 않고 3달을 노력해야 초벌 번역이 끝나는 것이다.
ㅠㅠ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래도 끝내고 나면 보람이 있겠지..
아직은 2일째..(5일 파일을 받고 아기 출산으로 이렇게 미뤄졌다.. 내년 1월말까지 끝내는걸 목표로..)

우리 만난지 10년!

10년전 오늘 홍대에서 나와 정은이가 만났다.
이제 11년차 커플..
나이가 31인데 11년차라니..
그래도 아직도 너무 좋고 설레고 꼭 안아주고 싶고 그런다..

정말이지 우리만 빼놓고 너무 많은게 변한것 같다.
직장, 이사 이런거 말고도 지우가 옆에있고 2주 뒤면 둘째가 태어난다.(11월10일로 수술일 예약..)

아….정말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10년전…

나랑 정은이는 얼마나 자란걸까..

둘째 나오기 한달 전..

한달도 남지 않았다.

요즘 몸은 좀 힘들지만 어느때 보다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직장에서 시간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집안일도 힘 닿는 만큼 도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여유로운 돈은 아니지만 먹고살 만큼의 돈도 벌고 있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귀여운 딸이 언제나 옆에 있다.

또 얼마나 이쁠지 모를 아들을 곧 만나게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한 가정을 이루고 가장이 된다는 것에 대해 요즘처럼 두려운 적도 없지만,
또한 이것이 나에게 설레임을 준다.

아내와의 관계, 자식들과의 관계에서 때론 실패하고 싸우고 좌절도 하겠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지금처럼 행복한 나날들로 기억 될 수 있도록 하고싶다.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새로운 일, 새로운 환경에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는 나와 가족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 필히 가슴벅찬 감동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아직 인생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내로 인해, 딸로 인해 알게 된 행복은 그들로 부터 나오는 것이고
내가 내 주변의 가족과 사람들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나 또한 그것으로 인해 무한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한다.

정말 인생은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이 의미있을 수 있는 이유는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즐거움이나 행복, 보람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

결국 이 생각들도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실제로 감동과 환희,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되면
너도 나도 없는 그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의 인생을 산다면 나는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받기만 하는 행복이라 한없이 감사하기만 하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이사 결정


2일날 계약했다.

어찌나 융자들이 많은지..신기한건 대형평수일수록 융자가 없다는 것이다.
즉, 소형평수(그래봐야 33평..)는 투자물건으로, 40평 후반은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한 사람이 많다는..
결국 우리도 대형평형을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 융자 없는 전세로..
분수(?)에 맞지 않는 결정이지만 최소 2년, 최대 4년정도는 이곳에서 걱정없이 살게 될것이라 생각하니 맘은 편하다.
결혼하고 벌써 5번째 이사지만..이번은 조금 편하게 하고 싶다.
그간 옮겨다닌 오피스텔/빌라..
정자동 백궁동양파라곤 B동 804호
은행동 형제빌라 201호
수내동 한솔 인피니티 1204호
수내동 퍼스티플러스 408호(지금)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 4xx동 90X호
완전 부자인듯한 집주인 할머님께서 빌트인 냉장고를 가져가시겠다고 하셔서 대략 난감..
(냉장고가 우리 자동차 가격보다 더 비싼듯-_-)
생각난김에..지금까지 살면서 지내온 곳들 정리..
독일 보쿰/도르트문트
광주 양지아파트
광주 교수아파트
광주 주공아파트
광주 금호타운
서울 안암학사 1동 1층
고대병원 옆 반지하 자취방
고대 이공대 앞 1층 자취방
서울 안암학사 2동 5층
개운사 옆 양명대 하숙
개운사 옆 양명대 원룸
광주 화정 주공
담양 창평
성신여대 옆 원룸 자취방
역삼동 삼환아르누보 408호
일본 에비스 위클리맨션
일본 토고시긴자 위클리맨션
정자동 백궁동양파라곤 B동 804호
은행동 형제빌라 201호
수내동 한솔 인피니티 1204호
수내동 퍼스티플러스 408호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 팰리스 4xx동 90X호
22곳이니..평균으로 따지면 2년도 안되어서 이사를 다닌 꼴인데..어렸을땐 그래도 오래 살았으니 실제로는 
1년에 한번꼴로 이사를 다닌것 같다.
집을 소유하는 것이 맞을지(지금과 같은 시기에..), 소유 하더라도 저렇게 산다면 소유의 의미가 없는데..

내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화를 내고
내 속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화를 낸다.

알고있어도 상관없을 일들과..알아줘도 상관없을 일인데
왜 자꾸만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이렇게 정리를 해 봐도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정말 나는 ‘나’ 인걸까?

왜 내 생각대로 내가 될 수 없는걸까?

우리 딸..

저녁에 늦게 자서 늦잠자는데 입에 뭔가가 들어온다..

응..? 이건 어제 처가에서 가져온 약과인데..

아침부터 지우가 엄마를 졸라 먹다가 자고 있는 아빠 주겠다고 입에다 들이미는 중이었다..
몇번을 그렇게 먹이더니 흐흐흐..웃는다.

할머니가 와서 더 신났나? 일어나라고 뽀뽀하고 안아주고 난리다.

기분좋게 일어나서 씻고 회사에 가려고 하니 또 뽀뽀를 해주겠단다.
마지막으로 배꼽인사를 받고 아쉬운 눈빛을 뒤로하고 문을 닫는데 맘이 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