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나이 송호철과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가씨 김정은이

결혼한지 4년째 되는 날! 경~축~!

이제 결혼 5년차..신혼티는 벗었다.

5년..우리에게는 엄청난 변화들이 있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고,
술마시는 빈도가 급격하게 줄었다.(최근 반년간 외부 술자리 없었음..대단..)
조금이지만 운동도 시작해서 살도 많이 빠졌고,
무엇보다 집안일에 아주 익숙해졌다.
설거지와 청소는 이제 쉬워서 잘 안한다–;
빨래는 너는것 뿐 아니라 정리까지 할 줄 안다!
그리고..아주 많이 피곤해졌다..
운동을 하면 신기하게 피곤이 상쇄되는 느낌인데..아마도 내가 정신적인 노동을 많이 하고
육체의 에너지는 모두 소비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정은이는..
그 많은 잠을 줄이고 철의 여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양팔에 두 아이를 안고 다니는건 기본..
하나 재우고 하나 놀아주고 하루 종일 애들 보느라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남편도 챙겨주니..
내가 보기에 정은이는 정말 엄마가 된 것 같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정은이는 더 잘 웃고 더 행복해졌다. 분명히.
물론 더 피곤해지기도 했지만..

우리는..
오피스텔에서 시작한 첫 신혼집..그 다음 빌라로..또 월세 오피스텔..그다음 전세 오피스텔..
그리고 지금 아파트로..무려 다섯 번이나 주거지가 바뀌었다.
어디 허세한번 부려보자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지만 관리비가 감당이 안된다.
아마 전세계약이 끝나는 내년엔 또 다른곳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날을 위해 우리는 무소비의 삶을 살고 있다.
정말 우리는 소비를 하지 않는다.
대신 관리비와 마트에 올인하고 있을 뿐..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지우와 지호가 태어났다.
우리의 인생관에 확신을 불어넣어준 두 녀석!
이럴까 저럴까 흔들리던 마음이 아이들을 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
거부할 수 없는 카리스마의 첫째 딸 지우는 내 애간장을 녹여 나를 언제나 딸바보로 만든다.
남자의 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깊은 눈망울의 둘째 아들 지호는 그 매력적인 눈으로 엄마를 아들바보로 만든다.
엄마를 닮아 둘 다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나에게 죽기전에 하고싶은 일이 무엇이냐..혹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난 정말이지 조금 허무하지만 모든것을 이루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사랑하고 나와 비슷한 기준을 가진, 그리고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이렇게 이쁜 딸, 아들이 있는데 더 바랄 것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이대로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았으면 좋겠다.
매일 내 가족들의 웃음띈 얼굴을 보며, 나도 웃고 모두 웃고 그렇게 말이다.

그래서 내 인생은 이제 이 순간 순간을 지키고 즐기는 것으로 족하다.
정말 욕심이 있다면 우리 가족 모두 지금처럼 건강하고 바르게 살았으면 한다는 것..

이제 지호가 크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 날이 오기전에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겨야지…

정은아..아직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편 둬서 행복하겠다! 알라븅~!

혼났다

예전 같으면 한달을 해도 못만들었을 게시판을 주말에 뚝딱 만들고,,
그것도 짬짬히..

번역도 오늘 5페이지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생각해 보고..

그래서..뿌듯해서 와인한잔 했는데..

정은이가 뭐라고 그러고 간다..

매일 술마시냐는 말투다..
맥주 사준다고 해놓고선…………….

나도 와인 싫다. 맛도 없고..
구박 받는건 더 싫다….

내가 하는 행동 말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을텐데 말야..
그 이유를 알기 전에 나를 판단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이건 정은이 단점 중 하나이다..

이런 면에서는 처남과 아버님,큰아버님 그리고 내가 같은 심정이리라..

그나저나 아버님이 건강해지시길..
아니..정말 정은이 말 잘 듣고 아버님 스스로 노력하셨으면 좋겠다.

아버님..그리고 아버님 세대들은 멋도 없는걸 멋있는걸로 알고 계신다..
우린 슬픈데..

퇴사한지 3년..

생각해 보니 2008년 2월 24일 NHN을 그만뒀다.
퇴사한지 3년, 사업 시작한지 3년..

사업자 등록 받은 날은 3월 14일이지만 실제로 창업은 퇴사하자 마자였다..

사무실 구하고..
집기,물품 들여놓고..
일일일..

수많은 계약과 견적 협상도 해 보고..
세무,노무 관련 지식과 경험도 쌓아가며..
그러면서도 개발은 계속하고..
각종 외부 미팅과 대응..
회사 살림 관리..

그렇게 3년이 지났다.

돈도 일한만큼 번것 같고..
초창기엔 일하느라 바빴지만 NHN다닐때 만큼은 아니었다.
소수로, 원해서 하는 일이라 효율도 높았던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행복했다.
최근들어 외주가 아닌 정말 우리 일을 진행하고 있는것도 좋다.
이 일도 거의 3년 내내 지지고 볶고 실패한 일이다.
묵히고 묵혀 욕심도 버리고 시작하니 근 한달만에 많이 진행되었다.

요즘은 운동도 하고 바쁜 틈틈히 여유를 가지려 노력한다.
이 나이에 자유로운 출퇴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원할 때 집중해서 일하기(지호 낳고는 잘 안되지만..)..

NHN에 있었던 3년 3개월의 시간도 나에게 많은 변화와 성장의 시간이었지만
사업을 시작하고의 3년은 내가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년 하반기의 의욕저하는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운동의 즐거움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언제나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를 알고 기준을 세우는 것.

오늘은 아이들이 일찍 잠들어 주어 정은이와 간만에 길게 이야기 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로 정은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대화하는 시간은 예전같지 않다.

오늘 이야기 하며서 느낀것은, 우리는 그나마 우리 자신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고, 각자 자신의 기준이 어느 정도 세워져있다는 것이었다.
이 단계가 완성되어야, 내가 느끼는 욕구나 원하는 목표가 현실적이 되고 실제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쉽게 엿볼 수 있고, 그러한 삶과 스스로의 삶이 쉽게 비교가 되는 요즈음 같은 시대에는 자기 기준을 세운다는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결정하고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목표로 하는바를 이루어도 성취감이나 행복함보다는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결혼, 출산, 직업, 교육..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정작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 무엇을 시작하던지 어려운 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정말 평생을 두고 머리속에 넣어두어야 할 격언이다.
여유를 가지라는 뜻으로 아무리 급해도 지켜야 할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언제나 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모든 결과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라는..

정말 삶을 살면서 깨닫게 되는 모든 진리는 이 격언 하나로 마무리할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자. 돌아가면 행복하다.

집으로..

일은 많이 남았지만 마감하고 집으로 가야겠다.
오늘도 전쟁터 같은 집에서 1분 1초가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정은이가 있으니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저 경제적이나 시각적으로 여유롭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나나 정은이가 부모로서의 자질이 충분해야 하고,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직도 초보다..

왜 지우가 밥을 안먹으려 하는지..굶기면 되는건지..
언제 섭섭하고 서운한건지..
잠을 안자려고 버티는 이유는 뭔지..

아직도 잘 모른다..

아마 알기도 전에 이 시간들이 먼저 지나가 버릴것 같다.
어쩌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 요즘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나 정은이나 힘든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시간은 어떻게 견뎌내는지 궁금할 정도로..

하나 더 확신할 수 있는건 그래도 바닥은 아니라는 거다..
바닥은 확인했다는게 유일한 희망이다..

돈 10억이 있다면

일하지 않고 재산이 계속 불어나는 것은 모두의 꿈일 것이다.
돈놓고 돈 먹기라는 말도 있지만 대체 돈을 어느정도 모아야 저런게 가능한걸까?

누구에게나 100원을 주고 200원으로 만들어 오라면 금새 만들어온다. 적어도 1년은 안걸릴 것이다.
하지만 1억씩 주고 2억으로 만들어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억이라봐야 100원이 10000개 모이면 백만원이고, 이게 다시 100개모이면 1억인데..

100원으로 200원을 만들 수 있다면 1억으로 2억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나한테 10억이 있어봐야, 돈은 여전히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종자돈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불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쓸 줄 아는 능력일 것이다.
어디까지가 써야할 돈이고, 어디까지가 쓰지 말아야할 돈인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 그것이 제일 우선이다.

이제 머리속으로 ‘내 통장에는 돈 10억이 있다’ , ‘난 10억을 20억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라고 생각한다음,
이 돈을 어떻게 쓸 지 고민해 봐라.
의외로 돈 쓰기 어렵고 쓸곳도 별로 없다는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생각이 정리되면, 10억을 어떻게 하면 20억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생각이 정리되면, 종자돈을 모을 궁리를 하면된다.

돈은 쓰기위해 있는 것이고, 종자돈은 불리기 위해 있는 것이니 목표를 잊고 과정을 거꾸로 밟아가면
나중에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자신도 모르게 된다.

힘들다..

정말이지 나도 정은이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은이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집구석에 박혀서 씻지도 못하고 매일 토에 오줌에 범벅을 하고도 지우 먹이고 놀아주고..지호 먹이고 재우고 안고..
자기 밥은 먹는둥 마는둥..

난 사업 안했으면 어찌되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시간은 집에서 보내는데 그래도 힘들다.

대체 다른 사람들은..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을까..

주변에 물어보니..
맞벌이의 경우 양가 부모님 중 한쪽이 전담..
외벌이의 경우 청소도우미 아줌마 혹은 입주도우미 아줌마..

이렇게 되는것 같다.

우린 주 2~3회 반일씩 청소 도와주시는 아주머니..
그리고 우리 둘이서 애들을 보는데.. 서로 자는 패턴도 다르고..
돈도 많이 나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다들 이럴때 돈 쓰라고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내년에 돈벌이가 어찌될 지 모르니 지출에 대한 계획을 잡기가 두렵다..

요즘 지우 병원을 주 2회씩 다녀와야 하고..
머리속을 정리할 틈이 없다.

내 일이라는게..뭔가 정리하고 결정해야 일이 진행되는데 그런걸 생각할 틈이 별로 없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 일이 지금하는 일이라면 좋을텐데..

12월

어느덧 2010년 12월.. 그것도 6일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들이지만, 나 자신을 더욱 소중히 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것을 아이들에게 다 주겠다.
단, 아이들의 자립과 독립이 목적이고, 그 한계는 20살 전 후 가 될 것이다.

올 한해, 그리고 요즈음 나와 정은이는 고민하고 변하고 있다.
생각도 마음도 계획도..

매일 반복되는 야근작업의 막바지에 다다른..그런 느낌이다.
이제 곧 프로젝트는 종료되고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기리라는..
그리고 그 사이에 약간의 여유를 부릴 수 있을것이라는 그런 기대감.

하지만 이번은 많이 다를것이다. 여유라는 단어 자체를 잊을 수 있도록,
생활과 여유가 어우러진 그런 삶을 살것이다.

하루 하루가 새로운 도전이고 성취이고 감동이고 행복일 수 있는 삶을 만들고, 또 충실히 살 것이다.

힘내자

요즘 좀 힘들다.
회사일도 많았고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정은이 임신 중이라 숨죽이며 지낸 시간에..출산 부터 오늘까지 정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와중에 정신적으로 스트래스 받는 일도 굉장히 많다.
감정이 자꾸만 부정적으로 변하고 짜증이 난다.

이럴때..가끔…아주 가끔 내가 가장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럽다.
지우나 지호를 보면 부끄럽지만..나도 저 아이들 같다고 생각할때가 있다.

언제나 정은이한테 의지하지만..지우 임신한 뒤로 출산, 육아, 지호임신, 출산, 육아로..
점점 내가 기댈곳은 작아진다(고 혼자 생각..).

특히 요즘은 정은이도 예민함과 피곤함이 극에 다다른듯 하다..
나도..

기대라고 해도 괜찮다고 말할 참이지만 기댈 곳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힘이 빠진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돌파구를 찾은건 아니다..편하게 살 생각만 하고 있으니..

요약하자면 이렇다..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간섭은 싫다..기대고 싶은데 약한모습은 싫다..
밥먹고 싶은데 배부르다.. 이런거?

괜히 평소 보지도 않는 친구들 만나고 싶고..가지도 않았던 동문회, 선배들 보고 싶고
이러는걸 보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나보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래..애써 숨기지 말고 인정하자.
나도 힘들다고..

회사에선 개발은 기본이요 각종 회사 업무에 미팅에 서류작업에 잡무..
집에서는 집안일은 기본이요 시간 날때마다 아이들보고 음식도..
집에 돈관리도 해야하고 양가 부모님 눈치에..
번역같은 일 벌려놓은거..
생리현상 해결..

이런거 하고 나면 남는건 여유와 휴식이아니라..
머리속에 끝도 없는 고민 고민들이다..

내 30여년 인생은 고민들로 채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중독, 도박중독도 아닌 고민 중독..

정은이는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며 내가 부럽다지만..
내 입장에서는 나의 하루는 반납하고 싶은 하루일 뿐이다..

내가 그나마 하루의 위안을 가질 수 있는건..
정은이를 위해 뭔가를 했다(집안일이나 요리..)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놀아주거나 씻기거나 돈?)
나를 위해 뭔가를 했다(자전거 출퇴근으로 운동, 번역으로 경력, 공부?)
라고 나 스스로 합리화 하는 일이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참 가치있고 뿌듯한 하루인데…
나에게도 요즈음의 하루는 벅차고 힘들때가 있다.
그래도 이겨나가고 싶어 ‘기댈곳’ 이라는 존재만 확인하고
실제로 ‘기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힘들다. 그것도 죽도록!

그래도 다행인게 내 가족들을 위해서이니 난 할 수 있다!
오늘 다시 다짐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막둥이의 약한 마음은 벗어버리고 가장으로서 다시 달려야지..
나도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약간은 불쌍한 느낌으로 말이지..

요즘 매일 하는 집안일의 1/7 정도 한 날의 정은이 블로그 포스트가 생각난다.
‘호철이가 작정하고 집안일을 해서 뭔가 불안하기까지 하다..’

집안일은 내 고민처럼 끝이 없구나.
육아도 그 끝은 블랙홀이니..정은아 우리 적당히 천천히 하자꾸나..

나도 여기 하소연 이렇게 종종하고 그럼 마음 풀리고 부끄럽고 쪽팔려서 더 열심히 할거야.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은 위대하니까..

고작 사업하나 집안일 조금 거들기, 육아 조금 거들기 등의 일을 못하겠어?
까짓거 내가 다 하지! 일단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