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월경..

동글동글한 얼굴 볼록 튀어나온 이마
살짝 들린 앙증맞은 코..

우리가 2000년 10월 28일에 만났는데..

내가 기숙사를 나오면서 정은이가 내 방을 구하는데 도와줬었다.
안암동 일대를 참 힘들게 돌아다녔는데.. 결국 내가 반지하집을
덜커덕 계약하고 말았다.

그 집은 후에 두달만에 일본 유학생에게 떠넘기다 시피했지만
내가 첨으로 경험해본 자취생활…

거의 5년 전인데 정은이는 변한게 없구나.

저 헤어스타일이 처음 만났을 때의 헤어스타일 그대로 이다.
두가닥 공주 파마^^

2001년 1월 12일 금요일로 기록되어 있다.

sylt – 7월22일

나는 지금 침대 위에 있다.
점심때 참치가 나왔다(코미쉬)
아니 저녁에.
바닷가에 갔는데 옷이 젖지 않아 기뻤다.
바지를 3개 가져왔다. 1개는 긴바지 1개는
배린 반바지 1개는 지금 입고 있다.
이제 이것 배리면 입을 게 없다.
일기를 다 끝내면 엄마한테 편지를 쓰겠다.

나는 슬프다.
그 이유는 바지도 없고, 이곳 아이들을 보니
한국 친구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14km를 걸었다.
내일은 수영을 간다.
벌써 엄마한테 1/2은 써놓았다.
집에 가고 싶다..
3주라니..

방을 바꾸었다. 더 넓다. 2층침대의 위다.
한국애같이 생긴 애들을 보면 이름을 부르고 싶다.
밥은 괜찮다. 친구들도,침대,선생님도
그런데 너무 심심하다.
특히 바지가 걱정이다. 1개가지고…
3주를 하라니. 무엇보다 성질나는것은 세탁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말도 못빤다.
젠장 이런걸 생각하면 집에 가고 싶다.

끝.

22일의 일기는 이렇게 끝나고 있다.
참치가 나왔다(코미쉬)
이부분은 당시 한국에 만 있는줄 알았던 통조림 참치가–;
독일에서도 나오니 신기했다는 말이었다.

이날은 한국친구들이 너무 보고싶었던 날인데 내 친구들과
꼭 닮게 생긴 동남아쪽 아이들이 몇명 보였기 때문이다.

옷도 많이 챙겨놨었는데 떠나기 하루 전 뭘 찾는다고
여행가방을 전부 풀었다가 집에 다 두고 와버린것이다..

지금이나 저 때나 나는 달라진게 없는건가..^^;

ここにキスして

내가 일본에 가서 일본이 싫다던 정은이.
그만큼 내가 보고 싶고 힘들겠지..

그러던 정은이가 내가 저번에 한국 들어갔을 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얼굴로 해준 말..

인정

다른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학교에서 학점으로 회사에서 평가로..

언제나 내 스스로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외부의 평가를 초월하지 못할 때가 많이 있다.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나 자신에게 인정받자.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는데..
내 인생에 내가 주인공이 되는게 뭐가 두려운가?

호철아! 나의 인생을 살자.

내가 주인공이다!

눈/비

집에는 오늘 눈이 많이 왔다고 한다.

여기, 도쿄는 비가 왔다.
날씨는 많이 추워졌는데 눈이 올지는 모르겠다.

내일부터 또 바쁜 한 주가 되겠구만!

눈물

내 머리속의 지우개를 보다가..

옛날부터 관심거리였던것과..
요즘의 흥미대상인 것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리속을 휘저었다.

둘이 즐겁게 사귈땐 나와 정은이의 모습이 오버랩되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지금이 너무 섭섭해서 울었고..

여주인공이 기억을 잃어갈때는 언젠가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서 울었고..

왜 이렇게 눈물이 많아 진건지 예전엔 눈에 눈물이 고이는
정도였지만..

오늘은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버렸다..

영화가 정말 슬픈건지 뭔가 내 마음에 쌓여있는건지..

12월16일까지.

* 러브러브 스터디 개발
– 아직 시작도 안했다. 개발 하기로 한 개발자가 오지 않게 되었는데..
내가 해야할지..2주동안 가능할까..다른 일도 같이 하면서..

* 푸치콜렉션 프로토 적용
– 이건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건데..지금 미루면 영원히 못할거 같다.

* 스킨 리팩토링,개선
– 어쩔 수 없이 해야함..

* 이벤트 오픈
– 16일 오픈하는 이벤트 있음..새론방식의 이벤트라 첨부터 다시만들기..

* MSN게임 지원
– 메신저 텝에 붙일 게임 5종을 준비해 줘야 한다.

* 기타 잡무
– 문서화라던가 언어분리 게임 다시 적용이라던가..

하나씩 해볼까나~~~~

레슬링

사랑의 감정을 조절하는 물질이 1년인가 2년이면 바닥난다고 한다.
하지만 나나 정은이는 어찌된게 6년차인 지금도 그 물질이 바닥나지
않는다.

바닥날만하면 반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도 정은이도 장난치는걸 좋아하는데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형 방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둘이서 TV를 보다가 채널을 마구 돌리는데 프로레슬링 장면이
나왔다.

내가 누구인가..초,중학시절 교실 레슬링으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 아니던가..

더구나 정은이가 팔힘이 엄청나서 맨날 팔로 힘겨루기를 하곤했는데
이 기회에 확실히 이겨야겠다..생각해서 정은이를 레슬링 기술로
제압하기 시작했다.

나야 매일 그러고 놀던 놈이라 어렵지 않게 정은이를 제압할 수
있었다.

두 어깨를 땅에 붙이고 3초가 경과하면 지는 프로레슬링.
정은이를 덮치고(?)내가 손바닥으로 카운트를 한다.

“하나!”

“둘!”

‘역시 여자애라 그런가 이런 과격한 놀이는 안해봤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카운트 셋을 외치는 순간…

정은이가 배를 튕겨 어깨 한쪽을 든다.

–;;;;;;;

이게 뭐람 ㅋㅋㅋㅋ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얌전하고 그냥 장난치기만 좋아할 줄 알았던 정은이가
이런 룰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플래시 수업 두번째 오리엔테이션

오늘은 한달간 해왔던 플래시 공부 방식을 조금 바꿔보기 위해
두번째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모두 한달이 지나 프로그래밍에 입문자 티를 내고 있는데,
의욕들이 강해서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다만 고급으로 뺐던 클래스에서 참가자가 적어지는 경향 때문에
어쩔 수 없지 두 클래스를 통합 하기로 했다.

나도 일주일 3회 2시간씩 수업은 너무 힘들어서 일주일 2회 2시간씩으로
줄이기로 했다.

힘들거란 생각을 하면서도 수업을 맡은건 일본어로 해야하는 수업이라
일본어 공부가 될거라는 생각(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본어를
하루에 한마디도 안하는 날이 많다)이었었는데..
여러가지로 나도 배우는게 많다.

월,목 2시간씩 하기로 결정했다.

업무 외 시간이지만 모두들 열심히 하니
쉽게 그만두겠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난 잔 정이 많은 걸까나..
어릴 때 부터 거절도 잘 못하고 그랬던것 같은데..

뭐든지 열심히 하면 잘 될꺼라 믿는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기억

네이버블로그 – 2004/12/19 00:09

더 이전의 기억이 있었던것 같은데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기억은 아마 내가 3살때의 기억일것이다.
2살때일지도 모르는데 4살때의 기억이 생생한걸로 미루어 3살일 가능성이 크다.(1982년 ㅠㅠ)

난 1980년에 독일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건 기억에 전혀 없으니–;).

8개월을 살고 한국으로 왔는데 역시 기억에 없다.(당연한가?)
당시 독일에서 장난감으로 사가지고 온 빨간색 밴츠 자동차 장난감이 있었다.
꽤 큰 장난감이었는데 플라스틱으로 디테일도 좋았던것 같다.

이 장난감은 형의 소유–; 였는데 자동차 꽁무니에 전선이 나와있고 리모콘과 연결되어있어서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이 자동차의 가장 재밌는 기능은 헤드라이트가 켜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낮에 보면
잘 안보여서 우리는(형과 나) 밤에 자동차를 가지고 놀곤 하였다. 물론 엄마아빠한테
두꺼운 커튼을 쳐서 어둡게 만들어 달라는 요구와 함께(그 땡땡이 커튼 아직도 기억나~)

그리곤 재미가 없어지면 차를 뒤집어서 영사기 흉내를 내곤 했다.
아빠가 독일에서 가져온 영사기(당시에 고가)로 가끔 디즈니 만화를 보여주곤 했기때문에
(아쉽게도 기억은 없다. 영사기가 있었다는 사실만 알뿐)
차를 뒤집어 두고 그 흉내를 냈었던것 같다. 바퀴도 돌아가는게 제법 영사기 비스끄므리
했던 기억이 난다.

난 꼬맹이어서 형뒤를 졸졸 따라 다니다 리모컨 버튼 한번 눌러보는게 전부였지만
깜깜한 어둠속에 반짝이던 불빛의 기억이 머리속에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다.

그밖에 눈오는 밤의 기억이 나는데
이게 티비를 보고 내 머리속에서 지어낸 기억인지 신뢰할 수 없다.
그러고 보면 태교라던가 1,2살때 아기에서 주는 사랑같은건 별 소용이 없을거 같다.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될것 같지만 사실 전혀 기억이 안나고 내 생각에 내 성격이 생기기 시작한것은 적어도 5살때부터 였던것 같다.
4살 이전에는 동물의 행동양식과 별 다를게 없었던것 같은데..

오늘은 이상하게 예전 생각이 자꾸 난다.
나중에 기억 안날까봐 다 써놓고 싶지만 사실 난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